2000년 일반 게시판

울고 울고 또 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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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 [zenobiak] 쪽지 캡슐

2000-08-18 ㅣ No.755

 어제도 울고, 그제도 울고, 오늘도 웁니다.

TV보고 울고, 신문보고 울고, 돌아가신 아버님 생각에 울고, 북에 계신다는 오라버니 생각에 울고.....

저들의 모습위로 자꾸만 오버랩 되는 아버님의 주름진 노년의 모습-살아계셨다면 당연히 저들 대열에 함께 하셨을 모습-이 생각나 울고.

그리고 육 남매나 되는 자식을 두시고도 쓸쓸한 노년을 병고에 시달리며 한없이 외로우셨을 돌아가신 어머님 생각에 웁니다.

같은 남한 땅에 살면서도 자주 만나지 못하는 피붙이에 대한 옹졸함에 울고, 사랑 없음에 울고, 먼저 다가가 손 내밀지 못하는 비겁함에 울고.......

그렇게 사흘이 갔습니다. 짧고도 긴 사흘. 50년 세월을 돌이키기엔 너무 짧고, 기약 없는 재회를 생각하기엔 너무도 길고 모질었던 사흘입니다.

유난히도 정 많고 눈물 많은 민족이라 그렇게 울고 울어도 눈물샘은 마르지 않는 걸까요?

아직도 TV 화면이며, 신문의 면면을 도배하고 있는 사연들이  속절없이 눈물짓게 합니다.

얼굴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면서도 마치 긴 꿈을 꾸는 듯,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아득함을 느끼게 되는 건 왜일까요?

.............       .

 

 특별한 은총으로 우리 민족을 사랑하시는 주님!

오늘, 우리의 만남과 이별이 그리고 그 많은 사연과 눈물이 당신께 오롯하게 봉헌되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정말로 진정으로 당신께서 원하시는 화해와 일치를 이루기 위해서는 남과 북만이 아니라 동과 서로 갈린 마음들도, 서로 다른 이해로 불목하는 집단끼리도,크고 작은 상처를 주고 받은 이웃들과도 다시 화해하고 일치해야 함을  마음 깊이 깨달을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주십시오.

그리하여 획일이 아닌 다양함 속에 나와 다른 남을 이해하고 관용하는 마음을 키워갈 때 오늘 우리의 만남이 또 다른 기쁨의 만남이 되고, 사귐이 되고, 섬김이 되고, 나눔이 되게 하옵소서.

인간의 계획을 통해서도 섭리하시는 주님, 남과 북의 지도자들이 정치적 이기심에서 벗어나 이 시대의 징표를 바르게 알아보고 이 민족의 앞날을 위해 땅에 떨어져 썩는 한 알 밀알이 되기를 두려워하지 말게 하옵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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