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자료실
2013.1.13 신부님의 푸념(버리면 살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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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면 살리라.
수학 교과서에 나오는 ‘오일러의 정리’를 남긴 위대한 학자인 오일러라는 수학자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는 서른도 되지 않은 나이에 심한 열병으로 오른쪽 눈 시력을 잃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나이가 들면서 왼쪽 눈 역시 백내장으로 점점 시력이 떨어져 결국 앞을 전혀 보지 못하는 사람이 되었지요. 그런데 완전히 실명한 후에도 앞을 정상적으로 볼 수 있는 사람보다도 더 왕성한 활동으로 많은 업적을 이룰 수가 있었다고 합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요? 오일러는 나머지 눈의 시력마저 잃을 것이라는 통보를 받은 후부터 두 눈을 감고 생활하기 시작했다고 하더군요. 실명한 이후의 삶을 미리 살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시력을 완전히 잃었어도 일상생활에 전혀 지장을 받지 않고 훌륭한 연구결과를 계속해서 발표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여기서 그의 놀라움이 나옵니다. 사실 저 같으면 아직 시력이 남아 있을 동안에 뭐 하나라도 더 하겠다고 애를 쓸 것 같습니다. 이것이 미래를 대비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지요. 그러나 그는 달랐습니다. 그는 남아 있는 시력을 스스로 포기하면서 미래를 준비하지요. ‘버리면 살리라.’는 말도 있지요. 버려야 살 수 있는데 버리지 못하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내 안에 있는 욕심, 집착. 그 모든 것들을 깨끗하게 버릴 수 있는 용기를 주님께 청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