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일반 게시판

[회자정리] 이선우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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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연 [enos1956] 쪽지 캡슐

2002-09-25 ㅣ No.504

 

 

        會者定離

 

 

    존경하는 이선우 안드레아 성모영보 쁘레시디움 단장님!

 

    만나는 사람은 반드시 헤어지게 되는 것, 만남과 헤어짐이 덧없는 일인 것을 헤어짐을

  아쉬워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사나이로 태어나 한 세상을 살아 가노라면 이별의

  아픔이나 슬픔을 술 한잔에 묻어 가슴속 깊이 새기는 것은 다반사 아닙니까?

 

    인생사 스치는 인연이 한 둘이 아닌데 어찌다 붙잡아 두겠습니까? 물이 흐르듯 인연도

  흘러가는 것, 하찮은 돌멩이도 제 살을 깎이면서 인연을 도려내는데, 하물며, 우리 인간

  이 그 정도의 아픔도 참지 못 한데서야 어찌 사나이라고 하겠습니까?

 

    님의 애절한 마음의 글을 접하니 여리기 그지없는 제 가슴은 터질것만 같아 숨을 쉬기

  도 벅차오릅니다. 하지만 님의 속마음을 정녕 모르지 만은 아니하는 제 머리가 어지럽게

  흔들리는 것 또한 주체할 수 없으니, 이 또한 무슨 운명의 장난입니까?

 

    단지 가시는 주임신부님을 위하여, 님이 진정 주임신부님과의 별리를 아쉬워 하신다면

  말씀만 하지 마시고 현실적으로 석별의 정을 표현하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가시는 길에 진달래꽃을 뿌려 드리는 것이 좋겠지만, 지금은 진달래 철이 아니라 이는

  어려우시니, 배추꽃(?)을 뿌려 드리는 것은 어떨런지요?

 

    스산한 가을밤에 홀몸(?)으로 지하철역에서 지새우시는 것을, 짝이 있는 우리 둘이 어

  찌 이해가 되겠습니까? 이래저래 몸 상하며 마셔서 없애 버릴 배추꽃(?)이라면, 이번 한

  번만 이라도 뜻있게 써 보시지요.

 

    열 다발 정도만 풀면 가까운 호텔까지는 닿을 것입니다. 저는 주임신부님께서 밟고 가

  신 뒤에, 열심히 주워서 묶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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