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일반 게시판

이상훈 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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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연 [enos1956] 쪽지 캡슐

2002-09-26 ㅣ No.508

 

      이상훈 형제!

 

      억새풀 같이 갸날픈 몸매를 휘청거리며 지휘하는 형제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어쩌다

    마주치는 형제를 볼 때마다 위축되는 내 모습인지라, 가까이 오지 말아 달라고 했는데

    하필, 피하지 못할 상황의 장소에서 마주치다니요?

 

      한 동안, 신천동성당에서는 제가 기장이 가장 길다고 자부하며 지내왔는데, 어느 날

    문득 대성당 이층에서 휘청거리던 형제를 마당에서 마주 보니, "이럴수가?" 나를 내려

    다 보고 있으니, 그 때의 위축감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로 부터 얼마후, 새로 오신 보좌신부님은 멀리서 대충 재어 보니, 풍채가 수려(?)

    해서 그렇지 기장은 저보다 약간 짧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언제인가 성체 분배하실

    때, 성체를 받고 나서 얼른 고개를 들어 가까이 대어 보니, 아깝게 제가 또 짧은 것을

    알았습니다.

 

      오래 살지는 않았지만,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학교에서나 병영에서, 버스나 지하

    철에서, 최소한 제 주변의 사람들 중에서는 가장 길었는데 이제는 메달권 밖으로 밀려

    날 처지가 되었습니다.

 

      아무튼, 형제와 그 날의 만난 곳이 LOSS TIME 이지만, 정녕 허비된 시간은 아니었습

    니다. (여기서, LOSS TIME 사장님께 여쭤 봐야 하겠지만, LOSS TIME 을 어떻게 해석해

    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형제도 우리의 만남이 LOSS 라고 생각하지는 않겠지요?

 

      앞으로, 형제도 틈틈히 게시판을 방문하여 흔적을 남겨 주기를 바라며, 언젠가는 불

    후의 지휘자 오스트리아의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을 능가하는 최고의 지휘자가 되길 빕

    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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