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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와 창녀들이 너희보다 먼저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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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규환 [qhwan111] 쪽지 캡슐

2014-09-24 ㅣ No.513

<맏아들은 생각을 바꾸어 일하러 갔다.
             세리와 창녀들이 너희보다 먼저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간다.>

 

+ 마태오 21,28-32
그때에 예수님께서 수석 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에게 말씀하셨다.
28 “너희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어떤 사람에게 아들이 둘 있었는데, 맏아들에게 가서 ‘얘야, 너 오늘 포도밭에 가서 일하여라.’ 하고 일렀다. 29 그는 ‘싫습니다.’ 하고 대답하였지만, 나중에 생각을 바꾸어 일하러 갔다.


30 아버지는 또 다른 아들에게 가서 같은 말을 하였다. 그는 ‘가겠습니다, 아버지!’ 하고 대답하였지만 가지는 않았다. 31 이 둘 가운데 누가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였느냐?”
그들이 “맏아들입니다.” 하고 대답하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세리와 창녀들이 너희보다 먼저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간다.
32 사실 요한이 너희에게 와서 의로운 길을 가르칠 때, 너희는 그를 믿지 않았지만 세리와 창녀들은 그를 믿었다. 너희는 그것을 보고도 생각을 바꾸지 않고 끝내 그를 믿지 않았다.”

 

<묵상)
가을이 깊어 가면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슬슬 ‘가을 야구’를 입에 담습니다. 응원하는 팀의 성적에 따라 각자의 심기도 달라집니다. 운동 경기 관람에 지나치게 빠지면 정작 중요한 일에 소홀하는 부작용을 낳지만, 건전하게 즐기는 것은 기분 전환에 좋고, 가족과 동료 간의 대화에도 활력소가 됩니다. 주변 신부님들이나 본당 청년들과 함께 야구장에 가는 것은 제게도 늘 즐거운 일입니다.

 

요즘은 미국에서도 한국 선수들의 활약이 대단하여 그 중계방송도 가끔 보는데, 올해가 미국의 유명한 야구 선수 루 게릭의 감동적인 은퇴 연설 75주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는 공포의 강타자로 실력이 출중하였습니다. 그를 더욱 유명하게 한 것은 37세라는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하게 한, 이른바 ‘루 게릭 병’이었습니다. 루 게릭은 신경 조직이 붕괴되는 이 희소 질환으로 말미암아 화려했던 선수 생활을 그만두어야 했고, 은퇴한 지 2년 만에 세상을 뜹니다.


“여러분, 지난 2주간 여러분은 저의 어려움에 대해 들으셨겠지만, 오늘 저는 제가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17년간 이 야구장에서 늘 호의와 격려만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시작한 그의 고별사는 자신의 가족과 동료들에 대한 감사와 찬사로 이어집니다. 또한 이러한 이들에게 둘러싸인 자신이 얼마나 크고 특별한 축복을 받은 행운아인지를 고백한 뒤 이렇게 마칩니다. “비록 저는 아주 나쁜 병을 안고 있지만, 아직 살아야 할 많은 이유가 있다는 것을 말하면서 이만 인사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큰 불행은 분명히 고통스럽지만, 지금껏 주어진 것들에 감사하면서 ‘현재’에 머무를 수 있는 사람에게는, 가장 가혹한 운명일지라도 결코 그의 삶의 의미를 허무로 돌릴 수 없다는 사실을 다시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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