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동성당 게시판

사랑하는 형제 자매님 7월달.생활말씀!옮겨,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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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순 [appol] 쪽지 캡슐

2004-07-01 ㅣ No.4460

“주님, … 저희에게도 기도를 가르쳐주십시오.”(루가 11, 1)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기도하시는 모습을 지켜보곤 했습니다. 그들은 무엇보다 예수님께서 특별한 자세로 하느님께 기도드리시는 것을 보면서 감탄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을 ‘아버지’(마태오 11, 25-26 참조)라고 부르셨습니다. 예수님 이전의 사람들은 ‘하느님’이라고 불렀는데,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르셨습니다. 이는 예수님과 하느님 아버지께서 새롭고 유일한 방법으로 서로를 깊이 알고 계셨음을 말해줍니다. 그리고 두 분 사이의 사랑과 다시없는 일치를 낳아주는 두 분 사이의 삶을 말해줍니다.

  제자들은 스승께서 하느님과 그처럼 생생하고 깊은 관계를 맺고 계심을 보면서, 자기들도 그와 똑같은 관계를 맺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들은 스승께서 기도하시는 것처럼 기도하고 싶었기에 이렇게 청했던 것입니다.

 

“주님, … 저희에게도 기도를 가르쳐주십시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여러 차례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들의 청을 들어주시면서, 하느님께서는 또한 우리의 ‘아버지’이기도 하시다는 사실을 알려주십니다. 우리도 그분처럼 성령을 통해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를 수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부르도록 가르치심으로써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임을 알게 하시고, 또한 우리가 서로 한 형제 자매임을 알게 해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 곁에 계시는 ‘형님’으로서, 우리도 그분처럼 하느님과 직접적인 관계를 맺게 하십니다. 우리의 삶이 하느님을 향하게 하시며, 우리를 성삼위의 품 안으로 인도하십니다. 그리고 우리 사이에 더욱 더 하나가 되게 하십니다.

 

“주님, … 저희에게도 기도를 가르쳐주십시오.”

 

  예수님께서는 단지 아버지께 구하라고 가르치실 뿐 아니라 무엇을 청할 것인지도 가르쳐 주십니다.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고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해주시도록 청하라고 일러주십니다. 또 우리 모두가 하느님을 알고 사랑할 수 있도록 우리의 삶 속으로 완전히 들어오시어, 이미 그분께 속해 있는 것들을 차지하시도록 청하기를 바라십니다. 그분께서 인류 위에 세우신 사랑의 계획이 충만히 실현되도록 청하라고 하십니다. 이렇게 해서 우리도 우리의 뜻을 하느님의 뜻에 합치시킴으로써, 예수님께서 하느님에 대해 느끼시는 것과 똑같은 느낌을 받게 될 것이라고 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또한 ‘아버지’를 신뢰하라고 가르치십니다. 공중을 나는 새를 먹이시는 아버지께 우리는 매일 일용할 양식을 보내주시도록 기도할 수 있습니다. 잃었던 아들을 팔을 벌려 환영하시는 그분께 죄를 용서해주시도록 청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머리카락까지 헤아리시는 그분께 모든 유혹에서 우리를 보호해 주시도록 청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물론 이 같은 기도를 들어주십니다. 히포의 아우구스티노는, 우리는 그분께 여러 가지 표현을 써서 청할 수는 있지만, 이 외의 다른 내용의 것들을 청할 수는 없다고 기록했습니다.

 

“주님, … 저희에게도 기도를 가르쳐주십시오.”

 

  주님께서는 저에게도 아주 새로운 방법으로 ‘아버지’께서 계시다는 사실을 알려주셨습니다. 제가 23살이었을 때의 일이었습니다. 저는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었습니다. 우리 도시에 잠시 들리셨던 한 신부님이 저에게 부탁이 있다고 하시면서, 자신의 일을 위해 저의 하루 생활 중 한 시간을 기도처럼 바칠 수 있는지 물으셨습니다. 저는 “하루 종일이라도 좋습니다”라고 응답했습니다. 젊은이의 너그러움에 감명을 받으신 신부님은 저에게 “하느님께서 당신을 무한히 사랑하신다는 것을 믿으세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것은 전광석화와도 같은 것이었습니다. “하느님께서 나를 무한히 사랑하신다.” 저는 이 구절을 친구들에게 말하고, 거듭 말했습니다. “하느님께서 너를 무한히 사랑하셔. 하느님께서 우리를 무한히 사랑하셔.”

  그 순간부터 저는 하느님께서 사랑을 지니고 곳곳에 계시며 늘 존재하신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모든 것이 사랑이라고, 즉 제가 존재한다는 사실과 저에게 일어나는 모든 것이 다 사랑이라고, 우리가 존재한다는 사실과 우리와 관련된 모든 것이 다 사랑이라고 설명하십니다. 저는 그분의 딸이며, 그분께서는 제 ‘아버지’시라고 설명하십니다.

  그 순간부터 제 기도가 달라졌습니다. 저는 더 이상 예수님을 향해 서있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 옆에 나란히 서있음을, 즉 우리의 형제이신 그분 옆에서 아버지를 향하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가르쳐주신 대로 하느님 아버지께 기도드릴 때, 저는 그분의 나라를 위해 혼자 일하는 것이 아니라 전능하신 예수님과 함께 일하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저는 또한 하느님께서 ‘아버지’이심을 모르는 사람들을 대신하여 그분의 성덕이 온 땅을 덮고 그 안으로 스며들도록 청하며, 모든 이를 위해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우리를 용서해 주시도록 청합니다. 그리고 시련 중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유혹에서 보호해주시도록 청합니다.

  근심스럽고 혼란스러운 일들이 생길 때, 저는 ‘아버지’께서 생각해주시리라 확신하면서 모든 근심을 내어 맡깁니다. 근심을 그분께 맡겨드렸을 때마다 그분께서 늘 해결해주셨다고 저는 증언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아버지’의 사랑을 믿을 때 그분께서는 크고 작은 일에 늘 개입하십니다.

  이 달 동안 예수님께서 가르쳐주신 ‘주님의 기도’를 새로운 마음으로 바치도록 합시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아버지’이시고, 우리를 보살펴주신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바치는 것입니다. 또한 온 인류가 모두 한 형제임을 더욱 새롭게 인식하면서 온 인류의 이름으로 바치도록 합시다. 이 기도야말로 가장 좋은 기도임을 기억하고, 이 기도를 드릴 때 우리는 하느님께서 가장 원하시는 바를 청하게 된다는 사실을 기억하면서 바치는 것입니다. 그분께서 우리의 모든 청을 들어주실 것이며, 그분의 선물로 우리를 채워주실 것입니다. 이렇게 모든 근심에서 자유로워질 때 우리는 사랑의 길을 달려나갈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끼아라 루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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