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동성당 게시판

오늘 같이 비가 오는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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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익 [ik3298] 쪽지 캡슐

1999-09-20 ㅣ No.1562

길을 걸으며 그녀를 생각하며 하염없이 내리는 비를 맞고싶다

철퍼덕철퍼덕 으잇 진흙길 그래도 상관없다

목적지없이 정처없이 걷기만한다

연인들이 지나간다 그래도 상관없다

내게는 그녀가 있으니

할아버지한분이 비를 맞으며 걸어가신다

우산을 씌워드리고싶은 강한욕망도

내게 우산이 없다는 해방감으로

미안함을 느끼지 못한다

길 가장자리에있는 포장마차

정겨운 소리들이 들린다

그러나 내게는 술마실 돈이업다

저기 보이는 내안방인 겜방

참새가 방앗간을 어찌 그냥 지나가리

바지에있는 돈 1500냥을 가지고

언제 청숭을 떨었냐는듯이

나는 금방 사라진다

                       원주민의 서울에서의 하루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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