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광동성당 게시판
전데레사 수녀님을 보내는시-허부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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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꼬집던 두번째 여인-
초등학교 몇학년 때 난 참 어떤 여자 아이가 좋아 놀렸다. 그 아이는 그럴때 마다 꼭 꼬집더라. 그것이 꼬집힌 첫 경험이다.
늘 마음이 투명하셔서 내가 농담하면 얼굴이 빨개진 수녀님이 있다. 그 수녀님은 그럴때 꼭 꼬집더라. 두번째 경험이다. 이것이 두번째 꼬집힌...... 그런데 두번째 고집은 여인은 내 팔만 꼬집은 것이 아니다. 그녀의 말은 가끔 화두가 되어 내가 긴요히 주의해야 할 인생의 징검다리였다. 난 그녀에게 영혼의 팔을 꼬집혔다. 그녀는 인생의 선배였고, 나의 선배들의 모습을 깊게 관찰하고 사제들을 사랑한 나의 누나였다. 난 누나가 없다. 나의 후배(김학사)를 챙겨준 누나가 또한 고맙다. 형인 내가 못해준 사랑의 여백을 메꾸어 주셨다. 언젠가 그 누나의 꼬집음이 그리울 때가 있으리라.
99년 전 데레사 수녀님을 보내며 허윤석 세자요한 봉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