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동성당 게시판

유언의 글

인쇄

안재홍 [martia04] 쪽지 캡슐

2002-11-15 ㅣ No.9511

유언의 글

사랑하는 가족에게,

내가 어느 순간 사고로 또는 병으로 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할 때

내 몸 안에 기계를 이용해서 인공적인  생명을 불어넣으려 절대

하지 말라. 또한 그것을 나의 임종이라 부르지 말고 그것은

"새로운 탄생" 이라고 불러 주길 희망한다.

그리고 내 육신의 조각들은 간절히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나누어

줄 수 있도록 기증 처에 신속하게 연락을 하여 내 소망을 이루어

주길 진심으로 당부 또 당부한다.

 

빛을 갈구하는 이에게 내 눈을,

심장병으로 고통에 있는 이에게 심장을,

내 몸 속의 뼈와 근육과 신경을 장애인에게,

내 뇌의 세포들을 떼 내어 실험해 주길,  

 

그것을 희망하는 나를 위해 사랑하는 가족에게

진심으로 그리 해주길 간곡히 또 다시 당부한다.

그리고 내 남은 재는 지상에 흔적을 남기지 말고

들꽃들의 거름이 되길 바라며. 무언가? 묻어야 한다면,

그간의 내 잘못과 나의 편견들을 묻어주길 바란다.

 

내 죄악은 악마에게 주고, 내 영혼은 하느님께 갈 수

있도록 기도해 주길 청한다,

 

끝으로, 내 삶의 여정 중에 주님의 사랑을 실천하지

못했음을 깊이 반성하며, 수의나 고가의 관을 사용 하지

말것이며 절약된 내 장례비용을 후하게 한것으로 하고

잉여금을 가장 고통받는 곳에 보내 주길 간곡히 희망한다.

육신의 부활을 믿으며,

영원한 삶을 믿으며,

 

항상 감사함이 어디에 있는지 살피는 삶을.

그리고 서로 사랑해야함을 잊지말라.

~~~~~~~~~~~~~~~~~~~~~~~~~

 

언 듯 위령 성월이 중반에 와 있습니다.

항상 명 강론을 하시는 주임 신부님이 지난주일 열 처녀의 강론

중에 죽음을 묵상하는 성월에 유언장의 말씀이 뇌리에 머물기에

유언의 글을 올렸습니다.

어느 누구와도 함께 갈 수 없는 외로운 초행길을 묵상하면서, ...

 

주여,세상을 떠난 모든 이가 하느님의 자비로 평화의 안식을

얻게 하소서. 아멘



36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