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관동성당 자유게시판

첫날 나의 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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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호 [seodongho] 쪽지 캡슐

2001-02-12 ㅣ No.797

저도 오늘은 밖에 나가지 않고 집에서 공부하면서 차분하게 묵상하며 지냈어요...

일상에서 하느님을 초대한다는것이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요...

순명이란 주제로 묵상하다보니 저의 경우에는 순명이란 것에 대해서 굉장히 반감을 가지고 살았던 시기가 있었어요.......

성당에 나오게 된것도 이 순명이란 것과 일치히는 점이 넘 많구요...

1998년 4월부터 저의 신앙생활이 시작되었는데 그땐 참 제가 감당하고 받아들여야 할 것들이 넘 벅찼고 이해가 되지를 않았어요....

대학들어가고 4년이란 시간동안 참 열심히...앞으로도 그렇게 미친듯이 노력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몰입했던 공부가 있었는데...과정과 상관없이 결과가 이루어지지가 않았어요...

그래서 묻고싶었어요....

왜 그래야만 하느냐고...

제가 물어 볼 수 있는 존재는 하느님밖에 없었고 제발로 성당에 찾아오게 되었어요...

정말 간절히 그분께 물어봤어요...근데 분명히 대답해 주실것이란 믿음이 저한테 있었던게 신기하구요....

그렇게 몇달이 지나고 영세받기 얼마전에 분명히 말씀해 주시더군요...

내가 할일은 그것이 아니라구요...

신기하게 모든 사람들은 저를 말렸지만 정말 담담하게 깨끗이 포기할 수 있었어요...

분명히 아쉬어서 가끔 서점에서 제가 보던 책들을 보자면 가슴이 울렁거리기도 하지만 하느님께서 제게 맡기실 일이 있다고 생각하고 살아가고 있답니다...

이것이 하느님께서 저한테 처음으로 주신 순명이에요...

그리고 그후에 하느님께서 저를 계속 사랑해주시고 있었다는 것도 순명이란걸 알았구요...

제가 포기한 것보다 하느님께서는 정말 무슨 방법으로도 측정할 수 없는 선물을 주셨어요...

그것은 바로 자유로움이에요...

하느님께서는 제가 자유롭게 사는 모습을 참 보구싶으셨나봐요....

다시한번 간절했던 저의 모습을 떠올리며...

간절하지 못한 지금의 저를 바라보며 첫날 피정을 마침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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