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관동성당 자유게시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여,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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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현숙 [nomary] 쪽지 캡슐

2001-03-20 ㅣ No.894

  오늘은 며칠전 아이를 낳은 친구를 보러 병원에 다녀왔습니다.

  병실을 여는 순간 울컥 눈물이 쏟아질뻔 하더군요... 온몸이 너무 부어 손마디 마져 분간하기 힘들어 보이던 친구의 모습... 한 생명에게 빛을 보여주는 일이 얼마나 힘겨운 일인지 다시 한번 알게 되었습니다.

 결혼했으니까...여자니까...하며 당연하게 여겨왔던 모든 일이 얼마나 죄송스러운 생각이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친구는 아이가 한달이나 먼저 나와 수술을 하게 되었는데 마취가 풀린 후 너무 아프다고 하더군요...더구나 젖을 먹이려는데 너무 아퍼서 참기 어려울 정도라구도요...휴~~~

 

 언젠가 저의 어머니도 그러시더군요. 하늘이 노래져야 너희가 나오더라구요...

그땐 다 그런가 보다 했습니다...근데...막상 가까이서 그 아픔들을 지켜보니 같은 여자로서 세상의 모든 어머니를 존경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옆에 아이를 바라보며 누구 닮은 것 같아? 이쁘니? 하며 물어보는 친구에게서 세상을 다 얻은 듯한 행복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 어머니에게는 아직도 투덜거리기나 하는 제가 제일 이쁜 딸인가 봅니다. 저는 이제 제발 우리 걱정일랑 접고 엄마 인생 좀 즐기라고 하지만 평생 우리만을 바라보고 사신 우리 엄마에게는 우리 없는 인생은 생각 조차 하실 수 없나봅니다.

 

 요즘은 가끔 이런 배은망덕한 생각도 듭니다... 우리 부모님이 덜 희생적이고 덜 착하신 분이었으면... 당신의 몫도 챙기실 줄 아시고 조금만 더 당신을 아끼실 줄 아시는 분이셨으면...

 

 이제 나이가 들어 부모님께로부터 독립을 하겠다고 생각을 하니 왜이리 가슴이 무거워지는지 모르겠습니다. 받을 때는 당연하다고 여겼으면서 막상 이제 우리를 나누어 드리려니 자식으로서는 희생이라 여겨지는 이 고약한 심보는 뭘까요...이런 마음 다 아시는 우리 엄마는 아직도 우리에게 미안하다고 하십니다... 남들만큼 잘해주지 못했다구요...

 

누구나 다 엄마를 생각하면 눈물이 나나봅니다...

집에 돌아오면 엄마를 한번 꼭 안아드려야지 하면서도 하지 못했습니다...

눈물이 날까봐서요...아님... 한번도 따뜻하게 안아드리지 못해서...

 

엄마에게 아직 이 말 못해봤어요...

사랑해요...이 세상의 빛을 보게 해주셔서 너무 고마워요...라고요...

 

이번 부활이 오기 전엔 저의 엄마를 꼭 안아드리려 합니다...

친구야... 수고했어...지금 너의 옆에서 잠을 자고 있는 아이도 너무 고맙다고

할꺼야...

하느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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