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유골 자유 게시판

[복음묵상]이제부터는 영원히 어느 누구도 네게서 열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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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규태 [gwingsun] 쪽지 캡슐

2000-03-04 ㅣ No.381

무화과 나무는 잎만 무성하고 열매맺지 못했기 때문에 저주를 받았고, 성전의 상인들은 하느님의 집을 돗대기 시장으로 만들었기에 혼이 났습니다.

 

예수를 따르는 길은, 제 가족을 버리고,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하는 길입니다. 누구나 말로는, "난 천주교 신자입니다.", "난 수유동 성당 다닙니다"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이 바라시는 건, 말이 아닌 실천입니다. 실천이야말로 내 안의 그리스도를 드러내고, 주님과 형제들을 기쁘게 해드릴 수 있는 열매입니다.

 

그리스도인답게 언제나 남의 모범이 되고, 그리스도의 목숨까지 내어주는 사랑을 실천해야 할텐데, 실제로는 그렇지 못합니다. 마음에 거리끼는 일을 할 때, 지하철 계단에 있는 장애자 걸인 앞을 지나갈 때, 종로 신호등 앞에서 모금함 돌리는 노인들을 모른척 할때, 헌혈 아줌마들을 뿌리칠 때, 술집에서 껌팔이 할머니에게 "돈 없어요" 라고 할 때, 손가락에 끼워져 있는 묵주반지를 슬며시 감춥니다. 그리고, 괜히 얼굴이 붉어지고, 성당 다니는 게 부끄러워집니다. ’다음엔 꼭!!"이란 결심을 하지만, 결국 "이번에도..."가 되어버립니다. 까짓것 내가 조금 손해보고, 얼마 안되는 돈이라도 기쁜 마음으로 드리고, 한 10분 누워있다가 빵이랑 음료수랑 먹고 나오면 되는게, 왜 그렇게 힘들고, 쑥스러운지...

 

우리 아버지가, "물이랑 음식은 나눠먹지 않으면 썩게 돼 있지" 하셨습니다.

하느님이 내게 주신 모든 것을, 아끼다 썩히느니 기쁜 마음으로 남들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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