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암동성당 게시판

대림 제3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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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michaelhun] 쪽지 캡슐

1999-12-12 ㅣ No.381

                            대림 제3주일(나해, 1999. 12. 12)

                                               제1독서 : 이사 61, 1-2a. 10-11

                                               제2독서 : 1데살 5, 16-24

                                               복   음 : 요한 1, 6-8. 19-28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한 주간동안 안녕하셨습니까?  대림시기를 보내면서 무엇인가를 해야 할 것 같으면서도 잘 안되고 힘만 드는 시간이었습니다.  무엇을 기다리면서 준비하며 살아간다는 것은 정말 피곤한 것 같습니다.

   오늘은 대림 제3주일이며, 자선주일입니다.  대림시기가 항상 회개하고 희생과 극기를 하는 시간이면서도 교회는 대림 제3주일을 기쁨을 묵상하며 성탄을 준비하게 합니다.

   뉴욕의 신체 장애자 회관에 작가 미상의 '난 부탁했다'라는 시가 적혀 있다고 합니다.

   "나는 신에게 나를 강하게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내가 원하는 모든 걸 이룰 수 있도록.  하지만 신은 나를 약하게 만들었다. 겸손해지는 법을 배우도록.

   나는 신에게 건강을 부탁했다. 더 큰 일을 할 수 있도록.  하지만 신은 내게 허약함을 주었다. 더 의미 있는 일을 하도록.

   나는 부자가 되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행복할 수 있도록.  하지만 난 가난을 선물 받았다. 지혜로운 사람이 되도록.

   나는 재능을 달라고 부탁했다. 그래서 사람들의 찬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하지만 난 열등감을 선물 받았다. 신의 필요성을 느끼도록.

   나는 신에게 모든 것을 부탁했다.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지만 신은 내게 삶을 선물했다.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도록.

   나는 내가 부탁한 것을 하나도 받지 못했지만  내게 필요한 모든 걸 선물 받았다.

   나는 작은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신은 내 무언의 기도를 다 들어 주셨다.

   모든 사람들 중에서 나는 가장 축복 받은 자이다."

 

   우리는 많은 것을 기대하고 살아갑니다.  그러나 얼마만큼 하느님께서 주신 은총에 대해 감사하고 기뻐하고 있습니까?  오늘 제2독서에서 사도 바오로는 "항상 기뻐하십시오.  늘 기도하십시오.  어떤 처지에서든지 감사하십시오."라고 하시면서 우리를 기쁨에 초대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기뻐하고 기도하고 감사하는 이유는 "주 야훼의 영을 내려 주시며 억눌린 자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찢긴 마음을 싸매 주고, 포로들에게 해방을 알리고, 옥에 갇힌 자들에게 자유를 선포"하기 때문이라고 오늘 이사야 예언자는 제1독서에서 이야기합니다.  그러기에 이 기쁨을 가지고 있는 이들은 "야훼를 생각하면 나의 마음은 기쁘다.  나의 하느님 생각만 하면 가슴이 뛴다.  그는 구원의 빛나는 옷을 나에게 입혀 주셨고 정의가 펄럭이는 겉옷을 둘러 주셨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고달픈 처지에서도 주님을 생각하면 온 몸에 힘이 생기고 기쁨이 솟구칩니다.  특히 믿음을 가진 우리들은 누구보다 기쁘게 살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아무리 힘들고 어렵더라도 용기를 잃어서는 안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세례자 요한은 "당신들이 알지 못하는 사람 한 분이 당신들 가운데 서 계십니다."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우리는 알지 못하지만 주님은 늘 우리 가운데 분명히 함께 계십니다.  따뜻한 아버지로서 사랑과 자비를 가지고 서 계시며, 강한 주님으로서 지혜와 힘을 가지고 서 계십니다.  그런데 우리 가운데 계시는 그분을 우리는 어떻게 알아보겠습니까?  다른 이들은 주님을 믿고 따른다고 하는 우리를 통해서 알게 될 것입니다.  세례자 요한이 "빛이 아니라 다만 그 빛을 증언하러 왔던"것처럼 우리도 우리의 삶 안에서 그 분을 증언해야 합니다.

 

   오늘은 자선주일입니다.  사랑은 받는 것보다 베푸는 데 있습니다.  세상에 남에게 줄 수 없을 만큼 가난한 사람은 없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더 받지 않아도 될 완전한 부자도 없습니다.  베푸는 사람은 늘 채워지게 되고 자기 것이라고 늘 움켜만 쥐는 사람은 항상 부족합니다.  참 기쁨은 베푸는 데 있습니다.

   다시 시작하는 한 주간의 시간 안에서 말로만 하는 사랑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 주는 사랑을 해보지 않으시렵니까?  남이 도와주기만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것을 나누는 행동이 담긴 사랑을 남은 이 대림시기동안 함께 해나가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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