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일반 게시판

참 고마운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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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온균 [gsbs] 쪽지 캡슐

2004-06-01 ㅣ No.133

참 고마운사람

엄마에게 도시락을 받은 찬우는 입이 귀에 가 걸립니다 .
"그렇게 좋니?"
"예 ,엄마"
찬우는 말을 하다 얼른 손으로 입을 가립니다 .
동생 찬식이가 들으면 섭섭해 할 것 같아서입니다.
2학년인 찬식이는 학교에서 돌아와 누룽지를 먹을 게 뻔하기 때문입니다 .
찬우는 빙긋이 웃으며 도시락을 가방에 넣습니다.
점심시간이 되자 4학년 2반 교실은 사장안처럼 시끄럽습니다 .
"맛있게 먹어라 .아마 우리 학교에서도 내년이면 급식을 해 도시락을 안 싸 가지고 와도 될거야"
"선생님 도시락 가지고 오는게 더좋아요"
앞에 앉은 민영이가 밥 한 술을 뜨며말했습니다 .
찬우는 도시락 뚜껑을 열고 고추장을 밥에 넣어 썩썩 비빕니다 .빨간 밥 한술을 입에 넣으며 도시락을 싸주신 엄마에게 감사함 마음을 갖습니다.
찬우는 아빠가 안계십니다.엄마가 시장 한모퉁이에서 떡장사를 해 생계를 이어 살림이 넉넉 하지 못합니다.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찬우의 반찬은 고추장 한가지 였습니다.
찬우는 고추장 하나라도 밥맛이 꿀맛같았습니다.
다른 아이들이 무슨 반찬을 싸오는지 관심도 없습니다.
찬우가 며칠동안 고추장을 싸오자 아이들이 수군거리기 시작 했습니다.
오늘 찬우는 도시락을 책상위에 내놓으려다 잠시 망설입니다 . 아이들이 수군거리며 찬우 쪽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때입니다. 짝꿍인 승호가 말을 걸었습니다.
"찬우야 , 나랑 도시락 바꿔 먹을래?"
찬우가 승호를 말없이 쳐다보자 승호가 얼른 도시락을 바꿨습니다.
"우리집에는 고추장이 없어 . 네가 맛있게 먹으니까 나도 먹고 싶어"
승호는 찬우가 했듯이 고추장을 밥에 넣어 쓱쓱비며 입에 넣습니다.
승호는 매워서 휘바람을 들이 마시며 밥을 먹었습니다 .
찬우는 말로만 듣던 소시지를 먹다 찬식이 생각이 나 승호에게 물었습니다.
"이거 남으면 내가 가져 가도 돼?"
승호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
아이들이 승호가 고추장에 밥을 비며 먹자 눈이 동그래져 물었습니다.
"너도 고추장 싸왔어?"
"고추장 먹으면 힘이 세진대 . 그리고 참 맛있다. 먹어 봐"
아이들이 "어디, 어디"하며 하나둘 고추장을 떠 갔습니다.
"넌 날마다 고추장을 싸와, 알았지 ?"
승호의 말에 찬우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

시장에서 돌아 온 엄마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습니다.
"찬우야 , 매일 고추장만 싸줘 미안하다 .내일은 도시락 반찬 어묵 싸 줄게 .어묵파는 아줌마가 너 해주라고 그냥주셨다"
"엄마 나 괜찮아요 .날마다 고추장 싸 가지고 가야 해요"
엄마는 눈이 둥그래져 찬우를 봅니다.
"엄마, 승호엄마가 승호네는 고추장이 없다며 내가 싸온 고추장을 가지고 오랬대요 .대신에 내 도시락 반찬을 싸서 보낸대요"
찬우 엄마는 얼른 부엌으로 들어가 손등으로 눈가를 딱습니다.
그리고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습니다.
"참 고마운 사람이구나 "

동화 "금희언니" 중에서 출판사 아이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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