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일반 게시판

우리는 한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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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경 [forgod] 쪽지 캡슐

2000-07-15 ㅣ No.671

모든 분들 그동안 안녕하셨어요?

 

꼭 한달만에 우리집에 들어오는군요. 정말 반갑습니다.!

무더위 때문인지 그간 집에 들어오시는 분들이 적어지셨었네요.

 

그래도 오랜만에 들어와 보니 여전히 재미있는 글들도 많고 정겨운 글도 있고 특히나 청년성서모임- 그렇잖아도 본당 곳곳에 (화장실 안까지도) 좋은 말씀을 붙여놓아 주셔서 참으로 감사했었지요- 에서 아주 좋은 베드로 14처 묵상글을 올려놔 주셔서 장기 외출하고 돌아온 제게는 기쁜 선물이었습니다.

이글을 통해 감사함을 전합니다. 감사! 감사 !! (혹, 아줌마인 저도 모임에 간혹 낄 수 있을까요? 호호호)

 

요즘 매스컴에서는 벌써부터 해외여행이니 사치낭비 풍조니 하며 걱정의 소리가 높더군요. 그래서 사실 제가 그간 로마에 다녀온 것을 감추려고 했는데 하도 여러 분들에게 소문도 나고 인사받기(?)가 바빠서 이렇게 게시판을 통해 보고드릴까 합니다. 아니, 나누고 싶습니다.

 

우선은 한창 본당 분할로 애쓰고 계시는 주임신부님께 왠지 죄송함이 앞섭니다. 시기가 시기인 만큼 로마에 가는 경비의 일부분이라도 새 성전 건립기금으로 좀더 봉헌할 수도 있을텐데 이렇게 혼자만 좋아라(?) 하고 푼수없이 떠나는 것 같아 무척 죄송한 마음이 들어었지요-"주임 신부님, 죄송하옵니다!!!"

또한 주변의 알게 모르게 여러가지 어려운 상황에 계시는 분들께도 죄송함 전합니다. 본의 아니게 눈꼴 시리게 했을지도 모르니요. 여하튼, 조심스런 마음으로 로마로 떠나 그곳에서 머물다 돌아왔습니다.

 

제게는 십년만에 남편을 통해 주신 커다란 하느님 선물이었지요.

모든 것을 계획하시고 주관하시는 하느님께 무엇보다 감사함이 가장 앞섰습니다.

그간 그렇게 징징대고 쫄라대도 들어주시지 않더니 때가 되니 보내주시는구나 싶었어요.

로마행의 일차적인 목적은 세계 성체대회 참가였구요. 이차 목적은 로마의 성지와 각 성당 순례였습니다.

 

<예수 그리스도, 우리의 유일한 구세주이며 새 생명의 양식> - 이것이 올해 대희년 행사의 정점인 성체 대회의 주제였습니다. 주제 문귀가 비록 짧지만 모든것을 함축하고 있어서 여러가지를 묵상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저는 "새생명" 에 마음이 깊히 닿았었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떻신가요?-<생명의 샘이 진정 당신께 있고 저희는 당신 빛으로 빛을 보옵나이다.>

 

바티칸 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된 장엄미사때 저는 온 나라 사람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 함께 미사를 봉헌하는 모습에서 우리가 사도 신경을 통해 고백하는 보편된 교회의 모습과 ’우리는 모두 한가족’ 이라는 것을 진하게 느꼈습니다. 비록, 언어는 달라도 말이예요.

 

베드로 대성당 꼭대기에 서있는 예수님상은 모든 민족을 품으시며 강복해 주시는 모습이었고, 우리는 모두 그 품안에 머물러 있었던 것 같습니다. - <여러분은 내안에 머무시오. 나도 여러분 안에 머물겠습니다>

언제고 여러분들도 그곳에 가시면 꼬옥 베드로 대성당과 광장의 전체적인 모양새를 보시길...

 

로마의 4대 성당과  기타 성인·성녀께 봉헌된 성당들 곳곳 그리고 초기 그리스도교 공동체의 모습이 담겨져 있는 까따꼼바, 아씨시 등을 두루 다니며 저는 성당들의 웅장함과 화려함에 입이 벌여졌지요. 사실 처음엔 성당이 그렇게 화려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부정적인 생각이 들어었지만 차츰 차츰 긍정적인 측면으로 생각이 돌려졌습니다. 성당 건축시 그들은 그야말로 남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순수한 봉헌의 마음으로 했음을 알았을때 무조건 비난할 것은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그러나 성당 외형에 비해 전례에 참여하는 그들의 모습은 제 눈에는 그렇게 열심인것 같진 않아 보였지요. 그들 관습인지는 모르겠으나... 거기에 비하면 우리나라가 성당도 소박하고 교우들도 열심인것 같아서 더 좋은 것 같습니다.(아! ’우리는 한가족’ 이라고 떠들더니 왠 지역주의 (?) 발언 !!!  ^o^ )

 

여하튼, 발바박에  물집 생겨가며 일년치 걸을 것을 다 걸으면서 많은 성당들을 돌아보며 사도들과 성인 성녀들의 신앙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었고 또한 많은걸 깨닫게 해주었던것 같습니다. (단지 느끼고 깨달은 걸로 끝나서는 않되겠지요...)

 

이제 또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우리 신앙인의 모토인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우리 모두가 이 시대의 사도로서 어떻게 살아야 될지 기도해 봐야 겠습니다.

그분께서 서울로 돌아오는 날 주신 말씀, <우리는 하느님께 바치는 그리스도의 향기입니다>를 마음에 새기며...

 

근데 역시나 우리나라, 우리 성당, 우리 집이 최고인거 있죠! 다시 한번 절감했답니다.호호호.

그나저나 시차 적응을 아직도 못해 이렇게 밤 도깨비가 돼 버려서 큰일났습니다.

 

모든 분들 무더위에 건강 유의하세요~

 

선우 경 세실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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