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양동성당 게시판

사랑도 나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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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림 [ping3] 쪽지 캡슐

2001-11-16 ㅣ No.2460

사랑도 나무처럼

 

 

사랑도 나무처럼

사계절을 타는 것일까

물오른 설레임이

연두빛 새싹으로

가슴에 돋아나는

희망의 봄이 있고

 

태양을 머리에 인 잎새들이

마음껏 쏟아내는 언어들로

누구나 초록의 시인이 되는

눈부신 여름이 있고

 

열매 하나 얻기 위해

모두를 버리는 아픔으로

눈물겹게 아름다운

충만의 가을이 있고

 

눈 속에 발을 묻고

홀로서서 침묵하며 기다리는

인고의 겨울이 있네

 

사랑도 나무처럼

그런 것일까

 

다른 이에겐 들키고 싶지 않은

그리움의 무게를

바람에 실어 보내며

오늘도 태연한 척 눈을 감는

나무여 사랑이여

 

]

 

너와 나는

 

 

돌아도 끝없는 둥근 세상

 

너와 나는 밤 낮을 같이 하는

두개의 시계 바늘

 

네가 길면 나는 짧고

네가 짤으면 나는 길고

 

사랑으로 못박히면

돌이킬 수 없네

 

서로를 받쳐주는 원안엔

빞을 향해 눈뜨는 숙명의 반려

 

한 순간도 쉴틈이 없는

너와 나는

영원히 똑딱이는 두개의 시계바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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