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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2 아름다운 쉼터(누구나 장원이 될 수 있다(‘좋은생각’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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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훈 [4rang2] 쪽지 캡슐

2011-01-12 ㅣ No.593

누구나 장원이 될 수 있다(‘좋은생각’ 중에서)

옛날, 화려한 장원 급제 행렬이 지나가면 사람들은 모두 길에 나와 구경했다. 그때 한 나무꾼이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장원이 뭐 그리 대단하다고 이 야단인지...” 말 위에 있던 장원은 나무꾼의 말에 호기심이 생겼다. “당신은 어떤 재주가 있소?” “저는 어떤 나무든 정확히 쪼갤 수 있습니다.” 장원은 굵은 나무토막 가운데에 줄을 긋고 그 줄대로 쪼개어 보라고 했다. 나무꾼이 도끼를 내리치자 나무토막이 줄을 따라 정확히 갈라졌다. “와! 대단하오.” 구경하던 사람들 모두 감탄하며 박수를 쳤다.

“뭐 별로 대단하지도 않은 재주로구먼.” 기름 장수가 시답잖다는 듯 끼어들었다. “그래요? 당신 재주도 보여 주시오.” 장원이 말했다. “저는 저울을 쓰지 않고도 기름을 정확히 따라 줄 수 있습니다.” 기름 장수는 엽전을 병 주둥이 위에 올려놓고 커다란 기름통을 기울여 엽전 구멍으로 흘려 부었다. 따라 놓은 기름을 재보니 정확히 한 말이었다. “와, 정말 대단해.” 구경꾼들이 기름 장수의 재주를 칭찬했다.

그러자 구경하던 아낙네가 말했다. “그게 뭐 그리 대단해요? 평생 기름만 팔았으니 당연하죠.” 장원은 놀라서 물었다. “아낙도 무슨 재주가 있습니까?” 아낙은 한 바가지 쌀과 좁쌀을 섞어 체에 치기 시작했다. 몇 번 치니, 쌀과 좁쌀이 둘로 나뉘었다.

장원이 말했다. “어디에나 장원이 있군요. 모두 자신만의 재주를 가지고 묵묵히 일하는데 저만 북을 두들기며 수선을 떨었으니 부끄럽습니다.” 그 후로 장원은 겸손한 마음으로 백성을 대하며 선정을 베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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