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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0 아름다운 쉼터(웃으며 출근하세요(‘좋은생각’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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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훈 [4rang2] 쪽지 캡슐

2011-01-20 ㅣ No.598

웃으며 출근하세요(‘좋은생각’ 중에서)

발 디딜 틈 없이 복잡한 아침 출근길의 파리 지하철, 어두운 터널을 달리던 지하철이 갑자기 멈췄다. 당황한 시민들 머리 위로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오늘은 까뜨린느의 날이에요. 프랑스에서는 오늘 전통적으로 무엇을 하는지 다 아시죠? 스물다섯 살 이상의 미혼 여성은 얼른 손을 드세요. 창피해하지 마시고요. 자, 이제 멋진 미혼 남성분들은 손을 들고 계신 여자 분 옆으로 가서 연락처를 물어본 뒤 약속을 받아내세요. 모두 하셨습니까? 그럼 이제 사랑의 열차는 다시 출발합니다.”

갑작스런 정차로 짜증나고 답답했던 지하철 안이 예상치 못한 안내 방송에 웃음바다가 됐다. 매일 아침, 무료한 지하철 안을 즐거운 안내 방송으로 유쾌하게 만드는 주인공은 바로 파리 지하철 기관사 방센. 21년째 기관사로 일하는 그가 아침마다 마이크를 잡게 된 것은 지하철을 탈 때마다 좁은 엘리베이터 안에 갇힌 듯 답답해하는 아내 때문이었다.

그는 날마다 그날그날의 기념일을 확인한다. 기념일에 맞추어 방송을 진행하기 위해서다. 그의 재치 있는 입담은 곧 파리 시민들 사이에 화제가 됐다. 이미 프랑스에서 유명 인사가 된 그는 동료 기관사들과 ‘지하철 2호선의 웃음’이라는 단체를 만들어, 난치병 어린이를 돕기도 한다.

그는 오늘도 활기차게 말한다. “성 니꼴라의 날이 밝았군요. 제 이름은 방센이지만 오늘 하루는 니꼴라가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내리실 때 저한테 오시면 사탕을 나눠 드립니다. 받으러 오실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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