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성당 게시판

감자전의 秘話(늘 땡깡부리는 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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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경 [lsk55] 쪽지 캡슐

2003-07-01 ㅣ No.5050

 


천주교 서울대교구 용산성당

감자전의 秘話 (늘 땡깡을 부리는 넘)


감자 서말의 놀라운 효과는 마치 물고기 다섯마리로...


제 고향은 강원도 강릉입니다. 저는 어린시절에는 감자만 먹고 자랐습니다.

그래서 저는 가끔 행사때마다 이런 못된 짓을 억지로 땡깡을 부려서 저지르곤 하지요.

특히 이럴때마다 “무진장의 김희겸 안드레아 형제님의 부부에게 늘상 송구한 마음입니다.”

감자전을 붙일 때마다 약 90%는 그들 두 부부의 몫이라서...

 


 


(사진해설)

감자전을 지져서 나누어 주는 모습이지요. 물론 꽁짜였지요.

노란 티셔츠 입고 순 폼만 잡으면서 손가락질을 하는 넘이 용산오빠입니다. 서서 감자전을 붙이는 주방장은 김희겸 안드레아 형제님이구요.

저는 가끔 이렇게 할 때마다 "왕년에 진빚을 쬐끔이라도 갚는 것 같아서 마음이 가볍기만 합니다."

(例 : 고향의 농민들을 돕고자 몇차례나 감자를 우리 성당에서 팔았던 일이 있지요.)


새벽녘까지 장대같은 비가 내리더니만, 아침나절에 비가 멎었습니다.

토요일 저녁 몇몇의 구역장님들과 감자를 잘 깍아 놓곤 늦은 야시에 귀가를 했지요.

그리고 아침나절에 일찍 방앗간에서 감자를 갈고자 했습니다. 허나, 서너곳의 방앗간을 돌아 다녀보았으나 정작 감자를 갈아 주겠다는 방앗간은 없었습니다. 참으로 난감하였습니다.

급히 수퍼로 내달려가서 감자를 미는 깡판을 5개나 사서 우리들은 수시간만에 감자를 모두 갈았지요.

우리 고향에서 처럼 감자전을 순전히 오리지날로 맹글어야 제 맛이었는데...

주방장님의 명령에 따라서 약 60%의 밀가루와 한박스의 부츠 그리고 또 한박스의 청양고추를 넣었습니다. 그래야만 전을 뒤집기가 편하다고 빡빡 우깁디다.

철판에 붙지도 않고 또 양(量)도 아주 아주 많이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어떻든 큰 드럼통 하나 가득히 반죽을 만들었지요.


그리곤, 대형의 철판에 감자적을 7~8개씩 지졌지만, 까마득한 뒷줄까지 줄을 선 분들에게 나누어 드리다 보니, 온몸이 다 땀으로 졎었습니다. 그러나 왜 그리도 기분이 상쾌하던지.

물론 아주 설익기도 했지만, 많은 분들이 감자전이 이렇게도 맛있는 줄은 몰랐다며 이구동성으로 칭찬이 자자했습니다. 참으로 감개무량했습니다.

감자 서말 값으로 약 1천명 이상의 신자분들을 즐겁게 해 드린 것은, 그 어떤 기도빨 보다도 훌륭했다고 자평합니다.

그동안 동창회의 모임이다 산악회 등산대회다 하면서 순 밖으로만 돌아 댕기기만 했기에 간만에 좋은 일에 동참하여 짐을 조금이라도 벗은것 같아서 아주 마음이 편했습니다.

비록 몸은 파김치었지만, 옛날 옛날 고향의 감자를 팔아준 분들에게 이렇게나마 감사의 인사를 드릴 수 있었던 것이 더 없이 기뻤습니다.

김희겸 안드레아 형제님과 모든 구역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본 감자전 행사를 강행케 적극 지원하고 도와주신 김동우 사도요한 남성총구역장님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행사가 끝나곤, 칠칠지 못하게 집에서 꼬불쳐 갔던 칼과 도마 그리고 주걱도 모두 잃어버리고 왔지만, 우리 마나님은 모두 용서해 주었습니다.

아마도 새볔에 절두산 성당의 행사에 갔었던 탓으로 엄청 졸려서 그랬었나봅니다.

흑~흑~흑~ 하여간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2003년 7월 1일

용문동 구역장 李 相卿 가브리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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