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일반 게시판
가가멜 신부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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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8월9일) 오후 5시에 혼배미사가 있었습니다. 주례사제는 최익철 신부님이셨어요. 해설자는 물론 저였구요. 오랜만에 신부님을 뵈니 모습이 예전 같지 않았습니다. 세월에 이길 장사 없다더니...... 우리 본당에 계실 때 별명이 가가멜 신부님이었던 것, 다 아시죠? 그런데 전혀 아니었습니다.
제 기억 속에서의 신부님은 주일 미사 때 야단만 치셨는데 세월은 신부님을 인자하신 할아버지 신부님으로 바꾸어 놓았어요. 신부님을 뵙는 순간 제 기억 속의 그 칼칼했던 신부님은 어디론가 자취를 감추시고, 대신 인자함과 따뜻함이 묻어나는.......
하지만 미사 집전하실 때 조금 헤매시고 더듬거리셨어요. 저는 마음 속으로 세월을 탓했지요. 그럼에도 신부님은 미소 띈 모습으로 천천히 미사를 끝내셨어요. 그리고 신랑신부와 재미있는 표정으로 사진촬영을 하시고 미사해설 하느라고 수고했다며 저에게 악수도 청하셨어요. (그 동안 혼배미사 사회, 무지하게 많이 했지만 주례사제와 악수해 본 건 처음이었어요.) 저는 조금 전에 세월을 탓한 걸 후회했지요. 신부님에게서 전에 느끼지 못했던 따뜻함과 여유로움을 느낀 건 순전히 세월 탓이었으니까요. 돌아서서 가시는 신부님께 그냥 작은 소리로 "신부님, 건강하셔야 돼요....."
7시 저녁 미사를 하면서 내내 최익철 신부님을 생각했지요.
최익철 신부님은 이제 절대로 가가멜 신부님이 아니랍니다!!1 신부님, 사랑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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