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방
어머니께서 오시다니? |
---|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39-56
<묵상>
그럼에도 그 좋은 것들이 그저 스쳐 지나가거나 흘러가 버린 듯한 씁쓸함을 이 화창한 날씨에 떨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저 스스로도 궁금합니다. 사람 마음이란 본디 아름다운 시기나 좋았던 때가 지나갈 때 감사하기보다는 잡아 두지 못한 안타까움이 앞서는 법인가요? 아니면 이 좋은 때에 저만 행복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숨어 있기라도 한 것일까요? 왜 사람들은 행복한 시간에 굳이 상실의 그림자를 보는 것일까요? 행복한 순간이 흘러가야 또 다른 행복한 순간이 오는 것이 이치일 텐데, 그걸 믿지 못하기 때문일까요?
이러한 생각에 잠시 머물다가 구약 성경 「코헬렛」의 한 구절이 떠올랐습니다. "행복한 날에는 행복하게 지내라"(7,14). 현자가 이렇게 권고하는 것을 보니 좋은 것을 그늘진 마음 없이 즐기기가 말처럼 쉽지는 않은 모양입니다. 좋은 것을 누리면서도 기뻐할 줄 몰라서, 행복한 순간에도 그것을 잃을지 두려워하는 마음이 앞서는 사람들에게 오늘 복음은 더없는 치유제가 될 것입니다. 저도 성모님께서 엘리사벳을 찾아가는 이 장면을 떠올리며 봄날의 난데없는 서글픈 감상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오늘 복음에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만남'을 보고 있습니다. 아니, 그 만남에 초대되는 특권을 얻었습니다. 유다 시골의 소박한 두 여인이 얼마나 기쁨과 감사에 넘쳐 있는지, 그들이 얼마나 행복한지 헤아려 보십시오. 이제, 두 사람의 만남의 순간에 깊이 들어가 봅니다. 화창한 봄날에 느끼는 기분 같은 기쁨이 어떻게 두 사람의 마음에 영원히 간직되는지를 잠시나마 묵상해 보십시오. 좋았던 순간에 매달린 채 사라지는 것을 미리 두려워하는 것과는 다른 길이 여기에 있습니다. 그 길이 어떤 것인지는 한번 찾아보십시오. 그리고 기쁨과 슬픔을 느끼는 자신의 마음을 그 길에 비추어 보십시오.
이 오월의 마지막 날, 아름다운 꽃을 가만히 바라보며 산책하는 우리의 발걸음이 엘리사벳에게 다가가시는 성모님의 발걸음과 닮기를 바랄 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