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일반 게시판

친정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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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섭 [klaray] 쪽지 캡슐

2002-09-22 ㅣ No.500

명절이란 분명 즐거운 날입니다.

하지만 저는 명절이 되면 늘 가슴 한구석이 시려옵니다.

그것은 친정 엄마 때문이지요.

우리 엄마는 양평에서 혼자 사십니다.

저의 친정은 원래 1남 5녀였는데

남동생이 교통사고로 이 세상을 먼저 떠났습니다.

몇 년 후 아버지와 독신이던 언니마저  암으로  저 세상으로 떠났지요.

남은 딸 넷은 각자 가정이 있으니

자연히 엄마는 혼자 생활하시는 수 밖에요.

평소엔 딸 4 명이 주말마다 돌아가며 반찬을 해서 나릅니다.

근데 명절이 되면 문제가 달라집니다.

모두 시댁으로 가야 하니까요.

우리 시댁은 서산입니다.

언제나 명절 때면

시댁에 가는 길에 천안 공원 묘지에 계시는 아버지께 노란 국화 화분과

평소에 좋아하시던 청주를 올리고

죄지은 사람처럼 시댁에 들어 섭니다.

못할 짓을 한 것도 아닌데....

아직까지 시부모님께 말씀드리지 않았습니다.

 

저는 딸만 하나입니다.

금년에 초등학교 햇병아리 교사가 되었습니다.

머지 않아 결혼을 하게 되겠지요.

그 딸도 저와 같이 명절이 되면

친정 엄마 생각에 가슴 한구석이 시릴 것 같습니다.

딸을 낳으면 친정 엄마들이 더 서운해 하는 이유가 이런 걸까요?

나는 언제 쯤

즐거운 명절을 맞을 수 있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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