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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글]초코파이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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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 [peptic4] 쪽지 캡슐

2000-10-26 ㅣ No.7358

초코파이의 추억  

  

 

시골집에 3형제를 키우는 어머니가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당시 임시직 공무원이었지요.

아버지는 서울에서 근무했기에 어머니는 항상 혼자 3형제를 키웠답니다.

어머니는 가난한 살림을 꾸리기 위해서

봄이면 보리밭으로...

여름이면 논밭으로...

가을이면 과수원으로...

품을 팔러 다녔답니다.

 

가을날이면 어머니는 행복했습니다.

과일을 몰래 바구니에 숨겨 올 수도 있어서 좋았지만

과수원에서 간식으로 초코파이 같은 것을 2개 주었는데

초코파이를 먹지 않고 아껴 두었다가 아들들을 같다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품일이 끝나고 저녁에 까만밤에 부지런히 오셔서

아들들에게 초코파이를 주시며

천천히 먹으라고 물 한사발을 가지고 오신답니다.

그러시면서 ... 천천히 먹으라고 체한다고 가지고 오신 물을

어머니는 반 이상을 들이켜 마셨답니다.

저녁도 안 드시고 오신 어머니가...

아들들에게 침삼키는 모습을 감추기 위해 마시기 때문에...

그리곤 아들들이 다 먹은걸 보시고는 부엌으로 나가

식은 저녁을 꾸역꾸역 드셨지요.

 

삼형제가 있었습니다.

3살 터울의 삼형제.

의좋고 서로 아낄줄 아는 형제였답니다.

 

한낮에 논이며 밭이며 신나게 뛰어놀다가

어둑해지는 저녁에 들어와서 어머니를 기다립니다.

큰형은 저녁을 하고(대부분 수제비 같은 것이었을 겁니다)

작은형은 집을 치우고...

막내는 혼자서 형들 쫒아다니며 놀자고 칭얼거리고...

형들은 막내를 다독거리며 저녁을 차려 저녁을 먹고 어머니를 기다리는 동안에

공부를 했지요.

역시 막내는 형들에게 칭얼거립니다.

 

어머니가 오시는 시간이 막내는 좋습니다.

맛있는 초코파이가 있으니까요.

형들은 바보인가 봐요.

초코파이를 안기다리고 잠자리에 들어갑니다.

막내가 혼자 무서워 울면

작은형이나 큰형 둘 중에 하나가 일어나 다독거려 줍니다.

그리곤 어머니가 오시면 초코파이를 하나씩 나누어 먹었지요.

언제나 초코파이는 맛있었습니다.

근데 자고있는 형은 바보였답니다.

 

형제들이 자라고 이제 성인이 되어서 초코파이를 먹습니다.

그리곤 막내는 초코파이를 먹을 때마다 목이 메입니다.

어머니가 물을 들이키신 이유와

형들이 잠잔 이유를 알았기 때문입니다.

 

이젠 내게 첫 아이가 방긋방긋 웃습니다.

늦게 나은 딸이라 더욱 이쁨니다.

 

지금

초코파이를 먹습니다.

그 초코파이를 먹으면서 생각합니다.

나도 어머니처럼 그렇게 희생하며 우리 딸 혜원이를

키울 수 있을까하는 것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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