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첫 사랑 / 하석(2009. 2. 27)
찬바람 흐르는 2월 숲속 잔설에
골짜기 엉킨 얼음은 채 녹지 않았는데
너, 어찌 철모르고 맑은 맨살 드러내놓고
잎도 돋기 전에 꽃망울마저 먼저 터트렸느냐?
아직 벌 나비 찾아 올 때 아니거늘
뉘 시선 끌려고 그리 곱게 피였느냐?
가녀린 네 몸속의 뜨거운 정열은
눈얼음의 차가운 냉기도 상관 않는구나.
이른 봄빛이,
언 땅속에서 잠자는 네가 보고 싶어,
너를 유혹하며 이리 일찍 깨워 불러내었구나.
하늘 햇님도 가녀린 네 얼굴도 서로 보며 방긋.
봄빛은 너의 첫 사랑인 모양이로구나.
이른 봄의 도착 소식을, 너를 보며 알게 되었으니.
남보다 작고 가녀리지만, 네 정열은 누구보다
강하고 뜨겁구나, 귀여운 변산바람꽃 아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