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기도해요

밤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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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benepark] 쪽지 캡슐

2001-05-18 ㅣ No.98

밤 기도

 

하느님,

저는 오늘 밤

유독 피곤을 느낍니다.

할 일이 많았는데

다 하지도 못했습니다.

서로 치렛말을 하여

자신의 이기심과

이웃의 이기심을 부풀려가며

시간을 낭비했을 뿐입니다.

터무니없는 짓만 했으니

피곤해지는 건 당연하지요.

 

 

기도를 더 많이 했어야 했는데

마음만 있었다면 할 수는 있었습니다.

귀를 기울여 더 잘 들어야 했는데

말을 더 많이 해버렸습니다.

제 생각은

당신을 향해 있어야 했는데....

하루를 마무리짓는

마지막 시간까지 미루지말고

한낮부터

당신을 향해 있어야 했습니다.

 

 

그렇지만 하느님

-밤도 제법 깊었습니다만-

당신께로 향하고픈 제 바람은

지금

일상생활의 잔해를 넘어

깊은 심연에서 솟아오르고 있습니다.

이 사랑과 신뢰를

받아주십시오, 주님.

이제 저는

’잠’이라고 하는

짤막한 죽음을

기다려야 하니까요.

 

                             W.브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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