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북한관련
노기남대주교님에 대한 단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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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노기남대주교님에 대해 거의 모르고 살았습니다... 모태신앙인 까닭에 천주교 신자로 살아왔지만 그냥 주일학교 때 배운 사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남들보다 늦게 대학에 들어가서 학교 도서관에 들락거리며 지난 날들에 대한 여러가지 많이 부끄러웠습니다... 친구들과의 설익은 정치 대화에서 항상 박정희대통령을 옹호했던 기억때문에 말입니다... 친일파였고 민주주의를 파괴했던 괴수가 박정희라는 걸 알고서 무척이나 큰배신감을 그 배신감에 대한 반발로 줄곧 빨갱이로만 알아왔던 김대중씨에 대해 새로운 존경심이 전두환 시절 민주화를 열망하는 분들의 입에서 노기남대주교에 대한 얘기가 간간히 저는 우리 가톨릭 어른에 대한 비판이 무척이나 불편했기에 애써 외면하곤 했습니다... 손이 안으로 굽는 것도 있었겠지만 제가 그러한 부분을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이후 조금씩 노기남대주교님에 대해 알아보고 하면서 어느 정도 상황을 인식하고는 성당 친구나 선후배들과는 노주교님에 대해 얘기할 일이 거의 없었고 사회생활 안에서 일제의 뜻을 따라 많은 친일 행동을 한 것과 박정희 정권을 비호했던 부분들... 친일인명사전에 오를 수 밖에 없었던 역사적 사실들... 대충 알지만 변명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아마도 가톨릭 신자라는 이유겠지요... 다만 어제 오늘 우리 가톨릭 게시판에서 노주교님이 거론 되는 상황에서 저도 한마디 이곳에서 마저 변명 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사실 제가 함부로 거론하기엔 너무 어려운 분의 문제이기에 거북하기도 합니다만
'충실한 황국신민으로 의무를 다하기 위해 무언복종하고 일치협력하라' 등... 일제 시기 언론매체를 통해 일제의 역군이 되라고 강변하셨던 분이고 제헌국회 선거 때는 장면씨에게 출마를 강요하여 입후보시킨 후 '경향잡지'와 '경향신문'을 통해 군사정권 때도 '순교정신으로 반공 전선에 나서라' 등... 독재정권을 위한 정치적 발언을 심심치 않게 하셨습니다... 그만큼 일제 천황과 군사독재 정권을 위해 적극적인 정치적 행보를 보인 분입니다... 그런 당신께서 그간의 정치적 행보에 대한 비판이 일자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종교도 현실과 유리되어서는 안 되고 현실을 바탕으로 하여 그 위에 서야하는 이상, 그러셨던 분이... 박정희 군사독재에 항거하는 국민들의 민주화 투쟁에 대해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성당이나 교회에서 정치 집회를 열어서는 안됩니다. 다시 말해서 성토대회를 갖고 말씀들만 따로 떼어서는 참 좋은 말씀이겠지만 스스로 하셨던 정치 행보는 외면한 채 제가 이해할 수 없는 일관성 부재가 그것입니다...
지금 정의구현사제단이 하는 일은 우리 가톨릭이 해야 하는 중요한 역할 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정구사에 속하지 않은 신부님들께서도 각자 자신의 역할을 소중하게 하고 계십니다... 어떤 역할은 되고 어떤 역할은 안된다고 단정 짓는 것이 저는 무척이나 안타깝습니다... 사제분들은 신앙을 떠나서는 살 수 없는 분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더라도 주님의 길이라고 생각되면 물질과 권력을 추구하는 극우개신교의 변질된 모습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개독교'라는 단어를 우리 가톨릭이 행여나 그런 모습으로 변질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노대주교님은 그저 가톨릭의 책임자로서 가톨릭에 대한 책임의식이 시대를 잘못만나서 그렇지 좋은 시대에 태어나셨더라면 종교의 순기능을 위해 신사참배에 대해서도 프랑스 주교님들께 반대의견을 내기도 하셨답니다...' 솔직히 말해서 식은 땀 나는 '자기집 어른에 대한 보호 본능'의 변명이었을 수 사실 노주교님의 친일행보는 말로 다 할 수 없는 많은 부분이 있더라구요... 혼자서 이런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아무리 총칼에 휘둘리는 일제시대와 군사독재에 계셨지만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빽인 지금 글을 쓰면서도 이런 저런 착잡한 마음이 듭니다...
그 잉크가 벌써 마른 것은 아니겠죠...? 잉크가 마른다고 우리 가톨릭의 반성도 말라없어지는 건 아니겠죠...? 그렇게 되지 않으리라 믿습니다... 추기경님과 주교님들께서도 우리 신자들의 이런 마음을 잘 헤아리셔서
'왠지 죄송합니다...'하고 그분의 어깨를 주물러드리고 싶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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