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실
퇴임 서울대교구 총대리 김옥균 주교 인터뷰(2001년) |
---|
퇴임 서울대교구 총대리 김옥균 주교 인터뷰
믿고 사랑해준 모든 분께 감사
“부족한 저를 사랑해 주시고 믿어주고, 협력해 주고, 관심 가져주었던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저로 인해 상처 받았던 분들께 용서를 청합니다. 앞으로 남은 생애를 하느님의 뜻대로 살며 많은 분들께 상처 준 것을 기워 갚는 일에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12일 서울대교구 총대리직을 퇴임한 김옥균 주교는 “노기남 대주교 시절 4년, 김수환 추기경 교구장 재임 때 17년, 현 정진석 대주교와 함께 2년 등 총 23년을 서울대교구청에서 살았는데 떠나는 것이 왜 서운하지 않겠느냐”며 “아쉬움도 있지만 떠날 수 있게 됐다는 홀가분함도 있다”고 퇴임 소감을 피력했다.
서울대교구 총대리직 17년, 보좌 주교 16년, 사제생활 47년을 회상한 김 주교는 “모든 것이 하느님의 은총이었다”며 “하느님께 감사 드리고 특별히 김 추기경님과 정 대주교님, 최창무 대주교, 강우일 주교, 교구청 모든 식구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총대리직이 그리 간단치 만은 않았습니다. 사제들과 신자들에게 ‘짜다’는 소리까지 들었습니다. 공납금만으로 서울대교구의 큰 살림을 꾸려가려면 모든 분들께 만족을 드리지 못합니다. 사제들과 신자들이 실체를 모르고 보이는 것만으로 판단하고 말할 때 참으로 마음이 아팠습니다. 하지만 교구장님들과 동료 주교들이 믿어주고 협력해주었기에 지금까지 큰 교구 살림을 맡아 올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교구 재정도 어느 정도 안정됐다고 봅니다. 모든 것이 하느님의 은총이고 그 은총이 무량함을 지금 깊이 느끼고 있습니다.”
김 주교는 총대리직을 수행하면서 “항상 기쁘게 살며, 기도하고 감사하게 살자”는 바오로 사도의 말씀을 표어로 삼고 살아왔다고 했다. 서울대교구 총대리로 재임하는 동안 김 주교는 1984년 103위 한국 순교 성인 탄생과 1989년 서울 세계성체대회, 1996년 성 김대건 신부 탄생 150주년 행사를 치룬 것을 잊을 수 없다고 회고했다.
특별히 평화방송 평화신문 이사장으로 교회 매스콤 창달에 일조한 김주교는 평화방송, 평화신문이 초창기 숱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금 어느 정도 자리잡게 된 것을 보람으로 생각한다고 회상했다.
“초창기 음반 하나 제대로 갖추지 못해 유학시절 제가 구입했던 음반으로 방송할 때도 있었습니다. 또 초창기 노조 파업 때는 너무 마음이 아파 ‘심장병’으로 고생도 했습니다. 평화방송이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 초기부터 이사장으로 함께 해온 저로써는 큰 보람을 느낍니다.”
복음화와 교회 쇄신을 위해선 새로운 젊은 사제들이 교회의 중추적인 일을 맡아 나가고 노 사제들을 이들이 잘 할 수 있도록 기도하고 사랑으로 협력해 주는 것이 이치라고 말한 김 주교는 복음화와 쇄신을 목표로 “항상 깨어 있으라”고 후배 사제들에게 당부했다.
당분간 ‘마음의 여유’를 찾기 위해 조용히 쉬고 싶다고 밝힌 김 주교는 앞으로 사회복지 분야에서 사제직을 수행하고 싶다며 “힘 닿는데까지 열심히 할 터이니 많이 부려 먹어달라”고 말했다.
김옥균 주교는 12월 28일 오전 11시 명동 대성당에서 교구 사제단과 함께 봉헌하는 감사미사후 서울 혜화동 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 ‘지혜관’에 숙소를 정할 예정이다.
[평화신문, 제657호(2001년 12월 23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