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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이, 블루오션의 인생 여정-서울 395차-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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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야로 나갔던 정화의 기간 서울 395차 (92.4.3) 분도회관 권용희 신부님 성사: 송기준 송용아 부부. 자신: 양호석 남순우. 30부부 이 주말은 사순시기에 이루어졌다. 우리는 늘 주말 발표를 할 때마다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었던 것 같다. 그것이 하느님이 주신 사랑이라면 사랑이었을까? 큰 문제를 참아내고 이길 힘과 지혜를 주시려는 계획이었을까? 이 주말은 작은 아이가 대학에 낙방하고 디스크 수술을 하고 수술 결과가 좋지 않아, 과연 일어나 걸을 수 있을까? 이러다가 계속 누워만 지내게 되는 것은 아닐까? 병원에서도 이상하다고만 하여 확실한 대답을 해 주지 않기 때문에 아이가 언제 일어날지도 모르는 암담하고 절망적인 걱정을 잔뜩 지닌, 광야로 내던져진 어려운 시기였다. 또 안셀모는 억울한 일을 당하여, 일에서 계속 쉬고 있을 시기였고, 나는 한식구의 호구지책을 위하여 학원으로 집으로, 학생들의 가정으로 찾아다니며 백방으로 뛰어야만 할 시기였다. ‘광야의 사십일‘. 사순시기에 이루어진 이 기막힌 주말은 아마도 우리 부부에게도 “정화(淨化)와 준비의 기간”이 아니었나 한다. 모세가 광야의 시나이 산에서 주님의 말씀을 받을 준비를 하고, 엘리아 예언자는 이제벨 왕비의 박해를 피해 광야의 사십일을 걸어 호렙산에서 하느님을 새롭게 체험하고 어려운 사명의 수행을 위한 영적 힘을 새롭게 찾는다. 우리 또한 이 시기에는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을 특별히 묵상하면서, 주님의 한없는 사랑을 깨닫고, 죄로 얼룩진 우리의 삶을 정화시켜 깨끗한 마음으로 주님의 부활을 체험할 수 있도록 정성껏 준비하는 기간이었다. 힘들게 사느라고 아이가 디스크에 걸려 한 쪽 다리가 가늘게 되도록 몰랐던, 부모의 책임을 다하지 못한 죄가 그렇게 가슴 아프게 다가올 줄은 몰랐다. 주말 내내 회개하고 회개하며 통탄의 눈물을 얼마나 쏟았던지... 지금도 그 때의 노트를 보면 눈물이 앞을 가린다. 축 쳐져 있던 안셀모의 힘없는 어깨며, 아픈 아이, 무거운 삶의 무게를 살아 있는 것만도 축복이라는 감사의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노력을 거듭했다. 스스로 정화된 마음 안에 배우자를 향하던 끝없는 원망의 요소가 끝없이 선량한 모습으로 변화되기 시작했었다. 내가 베푸는 활력만이 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는 것이라는 큰 깨달음으로 이 주말을 지냈던 참 아픈 주말. 이 주말이 내게는 진정 ‘정화와 준비의 주말’이 아니었나 싶다. 그 주말을 잘 마친 보람이었던지,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아이는 사순 첫날에 수술을 끝내고 집에서 누워 지냈던 눈물의 사십일을 지낸 후, 기적같이 털고 일어나 부활 주일에 성당으로 향했었다. 부산 교구에서 오신 신부님과, 부드러운 성격의 두 부부와 함께 치른 주말은 순조롭게 이루어졌고, 우리 부부의 무거운 마음에도 불구하고, 능숙한 성사부부와 차분한 자신부부와 조화로운 팀웍이 이루어 졌었고, 이런 기회에 더욱 성숙한 부부로 성장할 수 있겠다는 희망을 얻게 되었던 좋은 주말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