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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이, 블루오션의 인생 여정-인천 211차(03.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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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무 [cheonhabubu] 쪽지 캡슐

2006-04-28 ㅣ No.162

 

기적의 얼음 녹이기 인천 211차(03.1.3) 아론의 집


이용권 신부님. 사회: 최수영 김정화 부부 자신: 조원상 유후남 부부 17부부

2003년을 시작하는 첫 단추는 211차 인천 주말로부터 시작되었다.

백령도에서 사목 활동을 하신 신부님께선 백령도를 무척 사랑하셔서 팀미팅 때, 대화의 한 장면은 백령도 이야기였었다. 휴가 때 한번 날잡아 함께 가자고 했지만 아직도 그 약속을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

주말을 시작하는 3일은 펑펑 내린 눈으로 아론의 집에 도착하는 시간을 길게 잡았어야 했다. 거북이 걸음으로 이천에서 안양 나자로 마을로 가는 길은 지옥 같았다.

일년 중 가장 추운 시기이고, 일을 하는 사람들의 시무식 날이라 아무리 발표부부라도 이 날에 봉사하기는 어려운 기간이었다.

우리 부부는 기꺼이 남이 하기 어려운 이 기간, 춥고 눈 오는 날에 봉사를 하기로 약속하였다.


주말 중에 있었던 신부님의 진솔한 발표는 모든 신자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렇게 솔직하게 마음을 다 열어 발표를 하시는 신부님을 뵈온 적은 없었다.

인간적인 모습을 적나라하게 내어 보이면서도 절대로 품위를 잃지 않으시는 게 신부님의 장기셨다.

수강부부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신부님의 특별한 발표를 경청하고 있었다.

신부님의 엘돈자 강의로 우리는 눈시울을 적셔야 했었다.


복도까지 난방이 잘 되지 않아 신관의 식당까지 걸어가려면 너무나 추웠다.

양쪽 유리창에는 하얗게 성에가 끼어, 어느 명화도 흉내 내지 못할 그림을 그려 주었고

추위 때문에 수강부부들은 더욱 가까이 서로 붙어 다니는 게 자연스러워졌다.


신체가 부자연스러워도 늘 밝음을 잃지 않는 사회부부와, 매일 열심히 독서하는 성실한 모습의 자신 부부는 조금 더 오래 봉사했다는 이유만으로 우리가 어깨에 힘을 주지 못하게 많은 배울 점을 깨우쳐 준 부부들이었다.

이 주말 후 신부님께서는 주말 후 감상문을 엠이 회보에 실으실 정도로 주말에 열정적이셨다.

매일 대화를 하루도 빼지 않고 100일을 쓰면 신부님께서 가정 미사를 드려 주신다고 약속하고 재모임까지 매일 쓴 부부에게 상을 준다고 하여 예상 보다 많은 부부가 대화 노트를 가져 왔었다. 상으로 가져갔던 우리 부부가 낸 시사집 “빛 속으로”가 모자라 서로 가지려고 했던 부부들의 모습이 사랑스러웠다.


주말이 진행되는 3일 동안 아론의 집 황량한 차고에 가스차를 방치한 탓에 주말을 끝내고도 우리는 차를 움직일 수가 없었다.

주일이라 서비스를 받을 수도 없는 상황이라 할 수 없이 사회부부의 차를 타고 팀 평가회를 마친 후, 자신부부의 집에서 주일 밤을 지내고, 다음날 카 센타의 서비스를 받아 차를 녹인 후 오후쯤에야 이천에 닿았는데 심야 보일러를 켜 둔 집에 꽁꽁 얼어붙어 보일러가 작동하지 않는 것이었다.

모터기에 꽁꽁 언 얼음을 녹이느라고 모터기가 든 공간에 전구를 하나 켜놓고, 방에는 난로를 켜고 잠이 들었는데 물이 녹아 터지는 소리가 나기에 밖으로 나가 보았다.

집으로 들어오는 통로가득 물이 넘쳐흐르다가 얼어버려 얼음이  번들번들 했다.

깜짝 놀라 모터기 속을 보니 물은 녹았는데 물속에 전구가 담긴 채 불이 켜져 있어서 무심결에 물에다 손을 집어넣어 전구를 끄집어 내었다한다.

잠깐 찌르르 하더니 전구가 퍽 하고 나가버리더란다.

감전 사고가 반드시 일어날 환경이었는데 그러고 만 일이 기적이 아니었겠는가?

아무도 살지 않는 산 속 집에서, 자주 집을 비우니 사람이 없는 줄 알고 우리는 시체로 남아 있다가 해동이나 된 춘삼월에야 겨우 발견 될 위기를 극복한 셈이었다.

감전이 되지 않고 살아남은, 이런 기적 같은 사실이 우리에게도 일어났었다.

얼마 전에 안식년을 맞은 신부님을 뵙고 신년 인사를 드리며 그때의 사건을 회상하며 참으로 따뜻한 느낌을 받았다.

하느님은 아마도 우리 부부를 너무나 많이 사랑해 주시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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