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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이, 블루오션의 인생 여정-인천 228차(04.6.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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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무 [cheonhabubu] 쪽지 캡슐

2006-04-29 ㅣ No.163

 

아쉬운 마지막  인천 228차(04.6.18) 아론의 집


정인화 신부님 사회:최수영 김정화 부부 자신: 이형은 김원옥 부부 32부부


이 주말은 사실은 우리 부부의 차례가 아닌 주말이었다.

우리는 나름대로 은퇴를 근사하게 해 보려고 계획을 하고 있었다.

그동안 활동했던 자료와 딴에는 잘 썼다고 칭찬 받고 감동을 주었던 대요를 묶어 봉사기간 동안의 에피소드 집을 비매품으로 근사하게 내어 볼까 생각 중이었다.

마지막 주말을 끝낸 달쯤 팀 모임에서 그렇게 해 볼까 생각하며 새로운 대요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김건일 부부가 갑자기 어머니 병환 때문에 주말을 할 수가 없으니 대신 좀 해 주기를 바란다고, 전화를 하는 바로 그날이 첫 미팅을 잡은 날이라고 했다.

강원도 방태산에서 연락을 받은 우리는 산행을 하다 말고, 일행들을 두고 서둘러 내려와 팀 미팅에 합류했었다. 

김건일 부부는 우리가 전국 홍보를 담당할 때 전국 대표 부부로, 잘 도와 드리지도 못하면서 함께 활동을 했던 정든 시절이 있어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도와 드리고 싶은 마음이었다.


이 주말에는 서울 부부가 인천발표를 하기로 하고 우리와 합류했다.

겸손하고 성실한 자신 부부였다.

오랜 기간 동안 “선택“을 진행해 오신 신부님의 젊고 활기 넘치는 모습에 우리도 신이 났다.

여러 가지 게임을 많이 가르쳐 주셨고, 손재주도 뛰어난 분이셨다.

젊으신 신부님이라 새 대요를 다 쓰셨다는 말씀에 우리도 그때부터 팀 미팅을 하면서 새로 바뀐  대요를 쓰기 시작했다. 자판기를 두드리며 단 한번만 쓸 계획인 새 대요를 정성껏 써서 멋지게 주말을 끝내겠다는 결심으로 최선을 다했다.

우리는 이 주말을 마지막으로 은퇴를 하리라고 신부님께 고백했다.

이천까지 팀 미팅을 오신 신부님께선 우리의 마음을 이해하셨다.

그래서 사회 부부에게 팀장을 넘겼다.

앞으로 성사를 하게 될 터이니 직접 진두지휘를 해 보라고... 사회 부부는 자신의 능력을 인정 해 주는 우리가 고맙다고 했다.

한 번 함께 한 적이 있는 부부와 주말을 진행하면 여러 모로 편안한 마음이 들어서 좋다.

사회부부는 비록 몸은 불편했지만 여러모로 건강한 정신을 가진 매우 현명한 분들이었다.

20년을 봉사 하는 동안 자주 대요가 바뀌었다.

그만 두기로 작정했으니 새 대요를 굳이 쓰지 않아도 신부님의 구 대요로 주말을 진행하자고 신부님께 부탁드릴 수도 있었다.

아직 새 대요로 주말을 시작한 성사가 거의 없을 때였다.

그러나 주말에 들어가기 전날 목요일 밤까지 우리는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열심히 새 대요로 고쳐 써서 새 홀더를 준비했다.

한번만 쓰고 버리기에는 아까울 정도로........

갑자기 예상 밖의 봉사를 맡았으므로, 엠이 은퇴기념으로 내기로 한 책은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천천히 생각하기로 했다.

뭐든 잘 하려면 마귀가 꼬인다고 했던가?

별로 안 고쳐도 될 부분은 시간이 모자라니 그냥 옛날 것을 뜯어서 붙이기로 했는데,

구 대요를 집에다 두고 가면서 거기서 뜯어 붙여야 할 부분을 뜯어 붙이지 않았던 것이었다. 딱 한 장, 경험 한 가지 부분이었지만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긴 휴식시간에 미리 읽어 보려고 방으로 들어가지 않았더라면, 단상에서 그 사실을 알고 얼마나 당황하게 되었을까?

혼비백산하여 그때부터 그 부분을  쓰면서 신부님께 휴식시간을 10분만 더 늦춰 주시라고 부탁을 드렸다. 하늘이 도와 미리 대요를 읽어 보게 해 주셨으니 얼마나 고마운 일이었을까?

우리는 그 일을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게 무사히 넘기게 되는 것이 고마워서 발표 때 눈시울을 적셨고, 수강자들은 발표자가 우니 따라 눈물을 흘렸다.

팀들도 우리가 이야기 하지 않았으면 눈치 채지 못하고 지나갔을 일이었고, 수강 부부들은, 눈물 빼게 하는 감동적인 발표문에 대해서 두고두고 이야기 했지만 사실은 우리에게는 너무나 자존심 상하고 찜찜하고 마음먹은 대로 멋지고 매끄럽게 진행하지 못한 아쉬움의 마지막 주말이었다.

그 휴식시간 동안 땀을 빼고 가슴 졸이느라 십년은 감수했을 것 같다.


**갑자기 울린 경보음**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첫여름의 주말은 퍽이나 낭만적이다.

더구나 새로운 대화의 비법을 전수받은 한껏 신비로운 주말에, 대부분 부부들은 조금은 긴장되고 조금은 불안하고, 둘만이 나누는 서투른 느낌대화를 시도해보며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게 된다.

그런데 그 무제한 대화를 시도하는 깊은 밤중에 갑자기 시끄러운 경보음이 삐이-삐이 하고 울리는 것이었다.

깜짝 놀란 우리는 아래층 전기실로 달렸고 몸이 불편한 사회부부만 빼고 자신부부와 우리 부부는 도둑이 침입했나, 불이라도 난건가? 하여 너무나 당황했다.

대부분 깊은 잠에 들지 못한 수강 부부들도 놀라서 달려 나왔었다.

그런데 비가 와서 오래된 건물 벽에 물이 스며 전기가 어떤 반응을 일으킨 것이라고, 아론의 집에서는 더러 있는, 별일이 아니라는 관리인의 설명에 가슴을 쓸어 내렸다.

아침에 수강부부들에게 다시 설명하며 놀라게 해드려 죄송하다고 사과를 올려야 했는데, 그 불안한 와중에 신부님은 나타나시지 않으셨다.

깊이 잠드셔서 못 들으셨는지 여쭈어 보니, 알고 있었지만 어떻든 해결 될 일을, 당신까지 나가면 더욱 불안감만 가중될 테니 문제가 해결 될 때까지 기다리신 거라고 하셨다.

아침이 되면 궁금증은 다 풀리게 될 테니까...

정말로 신부님들의 범상한 생각을 헤아리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이 주말에도 100일 동안 매일 대화를 한 부부가 있어 신부님께서 가정 미사를 해 주셨고 나는 가죽에 예수님 얼굴을 조각하여 곱게 색을 입힌 가죽 공예 작품을 선물로 가져갔다.

“ 빛 속으로” 우리 부부의 작품집도 선물로 나눠 드렸다.

우리는 재재모임까지 하면서 신부님의 사제관에서 게임을 즐기면서 사랑을 나누었다.

새해에는 신부님께 세배도 가지 못해 죄송스럽다.


그 비오는 주말 영성체 후 묵상 시간에 읽은 묵상 자료를 옮겨 본다.


가문 땅에 촉촉이 비가 내리고 있는 나자로 마을,

아론의 집입니다

더 나은 인생의 여정을 걷기 위해

저희부부는 고요와 묵상 안에

2박 3일 동안 힘겨운 성찰을 거듭했습니다.

내가 옳다, 네가 그러다

따지고 분석하던 지난 시간들..

우리는 너무나 아까운 시간을 헛되이 낭비했습니다.


이제 손잡고 새로운 시작을 다짐하는

오늘은

참된 힘은 온유함에 있고

참된 지혜는 열린 마음에 있고

참된 위대함은 소박함에 있음을 알았나이다.


꽃은 나비에게, 꿀은 벌에게,

향기는 바람에게 다 주고서도

더 많은 씨앗으로 다시 피어나는 꽃처럼

우리의 희생으로 변화된 마음 안에

사랑은 결심,

듣기는 대화의 열쇠,

그리하여 치유의 은총을 얻게 됨이오니

매일 대화로 거듭나는

거룩한 삶이 자리를 잡게 될 것입니다.


이제 살아갈 날들에

나에게 있는 모든 것

배우자를 위한 사랑의 선물로 준비하오니

하느님, 저희를 이끌어 주시고 보살펴 주시옵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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