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교회음악

이상철 신부의 성가 이야기: 141번 죽음을 이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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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04-17 ㅣ No.2454

[이상철 신부의 성가 이야기] (60) 141번 죽음을 이긴


주님 승천 대축일 성무일도에서 유래

 

 

- 미국의 교회 음악가 몬타니.

 

 

141번 성가 ‘죽음을 이긴’은 예수님 부활보다는 승천에 더 적합한 내용이다. 이 성가의 선율은 슬로바키아에서 온 것으로 알려졌으나 누가 지었는지는 모른다. 다만 입에서 입으로 전해오던 노래를 미국의 교회 음악가 몬타니(Nicola A. Montani, 1880~1948)가 발굴해 세상에 알렸다.

 

몬타니는 지휘자, 작곡가, 편곡자이면서 미국의 씨튼홀 대학교 음대 교수였다. 신학교에서 교회음악을 가르치고, 성가집을 출판하기도 했다. 그는 영국 제도에 로마 가톨릭교회의 음악을 보급하고 발전시켰다. 신자들이 전례 때 교회 가르침에 따라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이해하도록 돕고자 교회 음악을 가르쳐온 그는 1929년 ‘성 그레고리오회(Society of St. Gregory)’를 조직하기도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몬타니는 1920년 「성 그레고리오 찬미가와 가톨릭 합창곡집(St. Gregory Hymnal and Catholic Choir Book)」이라는 성가집 출판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줄여서 「성 그레고리오 성가집(St. Gregory Hymnal)」이라 불리는 이 성가집은 교회의 각종 전례력이나 축일에 따른 다양한 음악들, 찬미가와 모테트, 미사곡과 다양한 전례곡을 담고 있다. 영어 가사로 된 곡은 150곡이 넘으며, 라틴어 가사로 된 곡은 300곡가량 되는 방대한 분량의 성가를 수록한 책이다. 주로 그가 작곡한 곡과 편곡 및 편집한 곡들로 이뤄져 있다. 141번 성가는 그가 성가집에 편곡하며 수록해 알려졌다.

 

몬타니는 성음악에 대한 공헌을 인정받아 교황청으로부터 성 실베스테르 기사 훈장을 받았다. 우리나라에서는 4대 부통령과 7대 국무총리를 지낸 장면 박사가 이 훈장을 받은 바 있다.

 

141번 성가는 「성 그레고리오 성가집」에 영어 가사로 수록돼 있다. 작사가는 영국 성공회 사제이며 시인이었던 카스웰(Edward Caswall, 1814~1878?)이다. 

 

가사는 ‘Salutis Humanae Sator(인류의 구세주께 환호합니다)’라는 라틴어 찬미가를 영어로 번역한 것이다. 이는 주님 승천 대축일 성무일도 제2저녁기도 찬미가였는데, 성 암브로시오가 4세기 즈음 작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고, 혹은 6~7세기 사이 성 암브로시오학파가 지은 것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우리 성가책에는 승천이라는 같은 주제를 다루고 있으나 사실상 그 내용은 전혀 별개로 새로 가사를 만들어 주님 승천을 노래하고 있다. 예수님 부활과 승천은 인간적인 육체로서가 아니라 하느님으로서 복음을 전하는 모든 이들과 함께하신다는 것을 141번 성가는 가르쳐 준다.

 

[가톨릭평화신문, 2017년 4월 16일, 이상철 신부(가톨릭대 교회음악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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