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유치원공지사항
똥 먹는 아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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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너희를 사랑한단다." "아유 귀여워라," 하며 볼을 부빈다. "아빠는 말이야 너희들을 눈에 넣어도 하나도 아프지 않구, 너희들 똥도 하나도 더럽지 않다구."
술을 한잔해서 얼굴이 불그스레한 아빠가 달려 들며 말한다.
"에게 더러워라. 퉤! 똥이 더럽지 않다니."
어젯밤 텔레비전을 보니 붉은 머리 뱁새 아기새가 똥을 싸자마자 어미새가 얼른 먹어 치운다. 냄새가 나면 천적인 다른새가 채 갈까봐 그런다나.
아마도 우리를 누가 잡아가려 한다면 아빠도 우리 똥을 먹고 갈거야. 암 먹고 갈거야.
김영환 동시집 (똥먹는 아빠)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