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세계 병자의 날 담화문

제14차 세계 병자의 날 담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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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뉴스 [goodnews] 쪽지 캡슐

2007-01-29 ㅣ No.11

교황 베네딕토 16세 성하의
제14차 세계 병자의 날 담화
<2006년 2월 11일, 호주 애들레이드>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제14차 세계 병자의 날은 루르드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전례 기념일인 2006년 2월 11일에 거행될 것입니다. 야운데의 사도들의 모후 마리아 순례지에서 열린 지난 해 세계 병자의 날에는, 신자들과 목자들이 아프리카 전 대륙의 이름으로 그들의 병자 사목 임무를 재확인하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올해 세계 병자의 날은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거행되는데, 지칠 줄 모르던 동방의 선교사인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성인에게 봉헌된 주교좌 성당에서 드리는 성찬례 거행으로 행사는 절정에 이를 것입니다. 이 기회에, 교회는 정신 장애와 관련된 문제에 여론의 관심을 촉구하며 고통 받는 이들에게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자 합니다. 현재 세계 인구의 1/5이 정신 장애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는 사회 보건 분야에서 실제로 시급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저의 존경하는 선임자이신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께서 이 연례행사에 기울이셨던 관심을 기억하며, 저 역시 이 세계 병자의 날에 동참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참석자 여러분과 한마음으로 전 세계 정신 질환자들의 상황에 관하여 잠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고자 하며, 교회 공동체들에게는 정신 질환자들을 향한 주님의 너그러운 자비를 증언하도록 노력해 줄 것을 권유합니다.

 

많은 나라들에서는 아직도 이 분야에 대한 법률이 존재하지 않거나 정신 건강에 대한 명확한 정책이 결여되어 있습니다. 세계 도처에서 무력 분쟁이 장기화되고, 끔찍한 자연 재해가 잇달아 발생하며 테러가 만연하여 엄청난 인명 피해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생존자들 가운데에서도 적지 않은 이들이 때로는 회복되기 힘든 정신적 충격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에도 주목하여야 합니다. 또한 높은 경제 성장을 이룬 나라들에서 볼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정신 장애는 도덕 가치들의 위기가 초래한 부정적인 영향에서 기인한다는 것을 전문가들이 알아냈습니다. 그로 말미암아 고독감이 증대되고, 가족 제도부터 시작해서 전통적인 사회적 결속의 형태가 약화되고 심지어 와해될 지경에 이르렀으며, 병자들, 특히 정신 질환자들은 흔히 가정과 공동체의 짐으로 간주되면서 소외당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저는, 연대 의식이 결여되지 않으면서 사람들이 인간적 복음적 이상과 원리에 따라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우리의 형제자매들을 지속적으로 돌보도록 다양한 차원에서 여러 모로 애쓰시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리고자 합니다.

 

또한 모든 정신 질환자가 필요한 보살핌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애쓰시는 분들의 노고를 치하합니다. 안타깝게도, 전 세계 많은 지역에서 이들 정신 질환자들을 위한 봉사가 부족하거나, 불충분하거나 쇠퇴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사회의 상황이 정신 질환자들과 그들의 한계를 언제나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며, 그렇기 때문에 필요한 인적 재정적 자원을 확보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정신 질환자들과 그들을 적절히 돌볼 수 없는 그 가족들에게 더욱 효과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정신 장애를 적절히 치료하면서 그와 병행하여 이 병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불러일으켜야 할 필요성이 있음이 인정되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세계 병자의 날은 가족 중에 정신 질환자가 있는 가정들에게 연대감을 표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저는 이제 질병으로 고통 받는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에게 당부하고자 합니다. 여러분의 고통을 그리스도와 함께 아버지 하느님께 봉헌하십시오. 어떠한 시련도 인내하며 받아들이면 가치가 있고 온 인류에 대한 하느님의 자비를 얻게 된다는 확신을 가지십시오. 저는 또한 수용 시설과 주간 병원, 진료실과 병실에서 여러분을 보살펴 주고 도와주는 분들에게 감사드리며, 그들이 모든 인간의 고유한 존엄성을 존중하는 가운데 가난한 이들에 대한 의료 지원과 사회적 사목적 지원이 결코 부족하지 않도록 힘써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교회는 고통 받는 이들과 그들을 돌보는 이들에 대한 그리스도의 사랑과 관심을 나타내도록 부름 받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특히 원목 사제들의 활동을 통하여 여러분에게 반드시 도움을 줄 것입니다. 저는 사목 종사자들과 자원 봉사 단체들과 기구들에게 구체적인 형태와 실질적인 활동으로 정신 질환자 가족들을 지원하도록 권유합니다. 또한 저는 실질적 적용을 위한 충분한 자원을 고려한 적절한 법과 보건 계획들을 통하여 정신 질환자 가족들에 대한 환대와 나눔의 문화가 성장하고 확산되기를 바랍니다. 그와 같이 사회의 지극히 힘든 영역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양성과 쇄신 또한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합니다. 모든 그리스도인은 각자 고유한 임무와 책임에 따라 이들 형제자매들의 존엄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촉진하는 데에 이바지하도록 부름 받고 있습니다.

 

깊은 데로 가라(Duc in altum)! 저는 그리스도께서 베드로와 사도들에게 당부하신 이 말씀을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교회 공동체들에게, 그리고 특별히 병자들을 위하여 봉사하는 이들에게 드리며, 그들이 ‘병자의 나음’(Salus Infirmorum)이신 성모 마리아의 도움으로 하느님의 선하심과 부성애를 증언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거룩한 동정 성모님께서 질병으로 고통 받는 이들을 위로하시고 착한 사마리아 사람처럼 그들의 육체적 정신적 상처를 돌보는 사람들에게 힘을 주시기를 바랍니다.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을 기도 속에서 기억할 것을 약속드리며 모든 분께 진심으로 축복을 보냅니다.

 

바티칸에서
2005년 12월 8일 
교황 베네딕토 16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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