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방

나를 위한 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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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규환 [qhwan111] 쪽지 캡슐

2018-02-03 ㅣ No.620






나를 위한 한 시간

바위 위에 고요히 눈을 감고 앉아 있습니다.
고요 속에서 나도 없고

생각도 없이 앉아 있습니다.
내가 멈추자 시간도

 멈추어 있는 것 같습니다.
나도 그냥 바위의 일부가 되어 있습니다.

바람이 골짜기를 따라 내려와

남쪽 언덕을 넘어갑니다.
바람이 지나가는 길을 따라

나뭇잎이 흔들리듯
나도 머리칼을 바람에 맡기고

 앉아 있습니다.
바람이 아무런 막힘이나

걸림 없이 나를 지나갑니다.

내가 있다는 걸 어디에서도 느끼지 못하고
그냥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나뭇가지 사이를 지나가듯
내 몸의 사이 사이를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나는 빈 밭처럼 있습니다.

갈지도 않고 일구지도 않고

씨를 뿌리거나 농사를 짓지도 않습니다.
몇 해에 한번씩은 밭을 그냥 그대로

놓아두어야 할 때가
있는 것처럼 나도나를 그냥 빈 밭처럼

 놓아두고 있습니다.

이 흙의 몸 속에서

계속 무언가를 수확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강박에서도 밭을 풀어 주고

 잠시도 멈추지 말고
거두어들이고 거둔 것을 나누어주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의무감에서도 나를 놓아줍니다.

마음이 평와로워지고

깨끗하고 아름다워지게 하기 위해
하루에 한 시간씩만 투자할 수 있다면

때묻은 영혼의 껍질을

한 꺼풀씩 벗길 수 있을 겁니다
정신적으로 풍요로워지고

 넉넉해진 사람이 되어 하루를

 살 수 있을 겁니다.
지금보다 내적으로 충만하고

 값진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나는 그 길을 택하고자 합니다 



 -좋은 생각 에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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