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연중 제17주간 토요일 ’24/08/03

인쇄

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4-07-18 ㅣ No.5836

연중 제17주간 토요일 ’24/08/03

 

가끔 설실하고 경건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짓궂은 농담을 주고받곤 합니다.

좋긴 한데, 같이 살기는 어려운 분

내지는

맞긴 맞는데, 따르기는 어려운 분

 

아마도 세례자 요한도 이런 평가를 받았나 봅니다. 예수님 역시 마찬가지의 평가를 받았고, 막시밀리언 마리아 콜베 신부님이나 많은 성인들이 당대 같이 사는 사람들에게 같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것은 사람들이 그의 말과 존재를 통해 무언이지 모르는 불편함, 물적 외적 손해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면서도 양심에 걸리는 자극, 회개의 요청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드러내 놓고 반대 의사를 말할 수는 없어도, 떳떳이 거절하거나 쫓아낼 수는 없기에, 정식 재판도 없이 사사로운 기회를 핑계 삼아 세례자 요한을 제거해 버립니다. 이 장면이 오늘날 우리 주변에서, 사회에서 받아들여지지 않는 사람, 어딘지 모르게 싫고 없애버리고 싶은 사람들을 제거해 버리는 대표적인 모습처럼 연출됩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몇 살인지도 밝히지는 않지만, 세례자 요한과 얼마나 큰 원수를 졌길래, 헤로디아의 딸 '소녀'가 어머니의 사악한 음모를 따라 세례자 요한의 머리를 쟁반에 담아 이리 가져다 주십시오.”(마태 14,8)라고 요청하기까지 했을까 싶습니다. 예수님 역시 당대 종교 지도자들에게서, 외극인 식민지배 정치가들에게서, 백성들에게서 허무하게, 억울하게, 그렇게 가 버리셨습니다. 그분을 따르는 이들은 현세적으로 아무 힘도 없이 그렇게 보내드려야만 했습니다.

 

오늘 세례자 요한의 죽음을 바라보면서, 오늘 우리 사회에서 특별한 죄없이 무시당하고, 버림받고 심지어는 무참하게 제거된 모든 분들을 주님께서 친히 위로해 주시고, 갚아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그리고 더 이상 이런 일들이 없기를 간구합니다.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마태 6,10)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7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