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연중 제18주일(나해) 요한 6,24-35; ’24/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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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4-07-18 ㅣ No.5837

연중 제18주일(나해) 요한 6,24-35; ’24/08/04

 

문득 생각해 봅니다.

우리가 오고 싶어서 주님 대전에 나아왔지만, 주님께서 내가 주님께 나아올 수 있도록 나를 반응하도록 한 계기와 매력은 무엇입니까?

그리고 또, 주님께서 우리를 부르시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주님께서 우리를 천주교회를 통해 신앙을 갖도록 하셔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은 무엇입니까?

그런가 하면,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면서, 주님께 바라는 것은 무엇입니까?

이 두 가지가 내 안에서, 서로 어떤 면에서 다르고, 어떤 면에서 같습니까?

 

예수님께서는 빵의 기적을 통해 오천 명 이상의 유다인들을 배불리 먹이십니다. 그러자 백성들은 이분을 따르기만 하면, 먹고 사는 데는 지장이 없겠구나 싶어서 그런지예수님께 매달립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와서 당신을 억지로 모셔다가 임금으로 삼으려 한다는 것을 아시고, 혼자서 다시 산으로 물러가셨다.”(요한 6,15)

 

이렇게 산으로 피해가시는 주님의 마음은 어떠하시겠습니까? 얻어도 또 얻고 싶고, 얻어도 얻어도 모자라는 자신의 욕심을 채우려고 하거나, 주님께서 주신 사랑을 자신의 부귀영화와 일신의 영달을 추구하는 도구로 사용하려 한다면, 주님께서 얼마나 안타까워하시겠습니까? 주님께서는 자신을 쫓아다니는 백성들이 혹시 배고파할지 걱정스러워 빵의 기적을 베풀었는데, 정작 그 백성들은 자신들을 향한 주님의 애틋한 사랑을 기억하고 기리려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공짜로 맛있게 먹은 것만을 기억하고, 또 그렇게 배불리 먹고 싶은 마음으로 주님을 찾아옵니다. 어쩌면 예수님에게는 요새 청소년의 말대로라면 그 군중이 빈대나 거머리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이렇듯 군중이 포기하지 않고 계속 뒤쫓아 오자,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나를 찾는 것은 표징을 보았기 때문이 아니라 빵을 배불리 먹었기 때문이다.”(26) 그러시고는 먹고 마시는 것 외에, 그 이상의 것을 예수님을 통해 추구하라고 하십니다. “너희는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지 말고, 길이 남아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을 얻으려고 힘써라. 그 양식은 사람의 아들이 너희에게 줄 것이다. 하느님 아버지께서 사람의 아들을 인정하셨기 때문이다.”(27)

 

우리가 주님께 바라는 것은 무엇입니까? 지금 당장 먹을 것이 없어서 굶주리는 사람은 당연히, 모든 것의 주인이신 주님께 먹을 것을 달라고 청할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보다 더 높은 직장과 직책 그리고 더 좋은 음식과 더 나은 집과 경제적인 안정을 얻기 위해 기도한다면, 그것은 탐욕일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탐욕은, 한 곳에 그치지 않고 한 단계 한 단계 더 깊어지고 높아질 것입니다. 우리가 세상에서 추구하는 것은 시기와 질투와 오욕의 굴레요, 먹이사슬과도 같은 전쟁터요, 행복의 실체를 주지 못하는 허황된 것입니다. 그런 것들은 주님의 뜻과 관계없이, 우리의 의지와 노력으로도 얻을 수는 있겠지만, 우리에게 도움이 되지도 못하고, 결국 후회와 아픔만 가득 찬 최후를 맞이하게 할 것입니다. 그러기에 우리에게 선한 것과 좋은 것을 주시는 주님께서, 그런 청은 들어주시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면 주님의 기적의 뜻을 깨닫고 기리는 것은 무엇입니까?

그들이 묻습니다. “하느님의 일을 하려면 저희가 무엇을 해야 합니까?”(28)

우리가 오천 명을 먹이신 빵의 기적을 통해 깨달았듯이, 우리의 것을 주님께 봉헌하면서, 형제들에게 봉사하기 위해 필요한 것을 청한다면, 오늘 이 시대에도 기적이 재연될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대답하십니다. “하느님의 일은 그분께서 보내신 이를 너희가 믿는 것이다.”(29)

그것은 우리 그리스도교의 근본정신인, '나를 사랑해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는 보답으로, 형제들에게 봉사하려는 열망'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우리 신앙생활의 기본 자세입니다.

 

그들이 다시 묻습니다. “그러면 무슨 표징을 일으키시어 저희가 보고 선생님을 믿게 하시겠습니까? 무슨 일을 하시렵니까? ‘그분께서는 하늘에서 그들에게 빵을 내리시어 먹게 하셨다.’는 성경 말씀대로, 우리 조상들은 광야에서 만나를 먹었습니다.”(30-31)

주님의 사랑을 다시 한번 기려봅시다.

나에게 베풀어 주신 주님의 사랑은 어떤 것이었습니까?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십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하늘에서 너희에게 빵을 내려 준 이는 모세가 아니다. 하늘에서 너희에게 참된 빵을 내려 주시는 분은 내 아버지시다.”(32)

내가 진정 예수님을 나의 주님이라고 고백할 만큼, 주님께서 나를 사랑해 주셨다고 믿고 있습니까?

그리고 그 믿음의 바탕 아래, 주님의 사랑에 대해 응답하고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일고 있습니까?

아니면, 언제나 어린아이처럼, 주님 사랑만을 의지하고 받아먹기에만 급급하고 있습니까?

하느님의 빵은 하늘에서 내려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빵이다.”(33)

우리가 믿는 바는 단순히 예수님이 우리의 주님이라는 사실에 그치지 않고, 우리가 주님의 길을 걸을 때,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님의 길을 따라 걸을 수 있는 힘도 주시고 이끌어 주신다는 사실도 포함합니다.

 

그들이 다시 예수님께 청합니다. “선생님, 그 빵을 늘 저희에게 주십시오.”(34)

예수님께서는 허송세월을 하며 탐욕스럽게 먹을 것과 마실 것과 노는 것에 집착하고, 도깨비 방망이나 미신과도 같이 이기적이고 맹목적으로 매달리려는 이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바로 생명의 빵이다.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고 나를 믿는 사람은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35) 주님을 믿고 주님께서 가르쳐 주시고, 내주시는 생명의 말씀과 생명의 말씀을 현실에서 이룰 수 있는 원동력인 성체성사란 양식을 받아먹고 주님을 따른다면, 우리는 의사나 치료사의 기술만으로는 줄 수 없는 영원한 생명과 사상가나 운동가의 힘만으로는 줄 수 없는, 진정한 구원을 얻어 누리게 될 것입니다.

 

사도 성 바오로는 예수님 생명의 빵을 먹고 사는 신자생활에 대해서 이렇게 말합니다. “여러분은 예수님 안에 있는 진리대로, 그분에 관하여 듣고 또 가르침을 받았을 줄 압니다. 곧 지난날의 생활 방식에 젖어 사람을 속이는 욕망으로 멸망해 가는 옛 인간을 벗어 버리고, 여러분의 영과 마음이 새로워져, 진리의 의로움과 거룩함 속에서 하느님의 모습에 따라 창조된 새 인간을 입어야 한다는 것입니다.”(에페 4,21-24)

 

내가 바로 생명의 빵이다.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고 나를 믿는 사람은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35)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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