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대림 제1주간 목요일 ’24/1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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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 제1주간 목요일 ’24/12/05 가끔 텔레비전에서 ‘몰래찍는 카메라’ 이른바 몰카 프로그램 등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하느님은 몰카 없이도 하루 종일 나를 보고 계신다. 나는 하느님께 어떤 모습을 보이고 싶을까? 마트에서 계산하지 않고 하나 더 들고나오는 모습, 계산은 하고 나왔는데 돌아와 점검해 보니 계산할 때 하나가 빠진 것을 발견했는데도 되돌아가서 계산하지 않은 채 넘어가려고 하는 모습, 누군가가 나보다 잘되는 꼴을 보면서 같이 좋아하면서 칭찬하기는커녕 망하기를 바라는 그런 모습을 보이고 싶을까? 아니면 누군가를 위해 하나 더 찔러주고, 덮어주고, 감싸주고, 배려해 주는 모습을 보이고 싶을까?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되돌아보면, 내가 주 하느님께 보이고 싶은 장면과 보이고 싶지 않은 장면 중 어느 장면이 많을까? 그건 하느님이 어느 장면을 보시는가가 문제가 아니라 내 문제이겠죠. 내가 좋은 일을 많이 했으면 좋은 장면들이 많았을 것이고, 나쁜 일을 많이 했으면 나쁜 장면들이 많았겠죠. 오늘 하루, 이번 한 주간, 이번 한 달을 되돌아봅니다. 그리고 어딘지 모르게 아쉽고 부끄럽고 씁쓸한 감정을 안고 잠자리에 들지 않기 위해 매일 매일 그 날의 의무와 할 일을 악착같이 찾아 다 채우고자 하는 우리의 노력이 주님 안에서 결실을 맺게 되기를 빌며 뛸 뿐입니다. 오늘 화답송의 첫 구절을 읊으며 생각에 잠겨봅니다. “주님은 좋으신 분, 찬송하여라. 주님의 자애는 영원하시다. 사람을 믿기보다, 주님께 피신함이 훨씬 낫다네. 제후들을 믿기보다, 주님께 피신함이 훨씬 낫다네.”(시편 118[117],8-9) 우리를 사랑해 주시는 자비로우신 주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보여드리고 싶지 않은 장면은 아마 이미 보지 않으려고 고개를 돌리셨거나 못 본 체하고 넘어가 주셨겠죠. 우리의 수많은 과오에도 불구하고, 오늘 우리가 이렇게 멀쩡히 살아있는 것을 보면 말이죠. 더군다나 부모도 배우자도 자녀도 친구도 채워줄 수 없는 허전한 내 마음을 위로해 주실 분은 진정 주 하느님뿐이심을 고백합니다. 특별히 남보다 더 많은 것을 바라지도 않았는데, 그렇다고 내가 크게 뭘 잘못한 것도 없는데도 왠지 다가오는 아쉬움과 불안함. 채워지지 않는 안타까움 등을 위로해주시고 채워주실 분이 주 하느님이심을 겪어왔기에 더욱더 믿음으로 청합니다. 주님, 저희를 구원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