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대림 제2주간 목요일 ’24/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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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4-11-30 ㅣ No.5968

대림 제2주간 목요일 ’24/12/12

 

언젠가 어떤 분이 오셔서 왜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사람들만 사랑하십니까?” 하고 여쭈셨습니다. 왜 그러셨겠습니까? 이스라엘 사람들이 착하게 살아서? 다른 민족들을 잘 돌봐줘서? 남들보다 공부를 잘하고 기술적으로 월등해서? 아닙니다.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실제로 유목민족이었기에 그저 이곳에서 양을 치다가 풀이 다 떨어지면 천막을 거둬서 풀이 많은 곳으로 가서 또 양을 풀어 치고 살던 민족입니다. 그러니까 집도 없고 그러기에 문화도 없는 그야말로 다른 민족들이 볼 때 힘도 없고 보잘 것 없는 민족이었습니다. 그렇지만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을 선택하셨습니다. 그 이유는 그들이 힘이 있어서가 아니라 약하고 보잘 것 없는 민족도 하느님께서 선택하시면 힘있고 윤택하게 살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시기 위해서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이사야 예언자는 예언합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벌레 같은 야곱아 구더기 같은 이스라엘아! 내가 너를 도와주리라.”(이사 41,14) 이 표현을 보면 결코 그들의 삶이 주 하느님께서 보시기에 아름다웠거나 적절했다고 평가받지 못했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들의 삶은 정말 벌레 같고, 구더기 같은 인종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주 하느님께서는 그들을 도와주고 구원해주시겠다고 하십니다. 왜 그렇습니까? 이사야는 외칩니다. “이는 주님께서 그것을 손수 이루시고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분께서 그것을 창조하셨음을 모든 이가 보아 알고 살펴 깨닫게 하시려는 것이다.”(20)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에서 세례자 요한을 가리켜, “여자에게 태어난 이들 가운데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나오지 않았다.”(마태 11,11ㄱㄴ) 라고 치켜세우십니다. 그러시면서 그러나 하늘 나라에서는 가장 작은 이라도 그보다 더 크다.”(11) 라고 덧붙이십니다. 예수님께서 세례자 요한을 깎아내려고 하시는 말씀이 아니라, 우리 인간의 평가와 판단기준을 바로 세워주시고자 하신 말씀으로 보입니다. 인간의 됨됨이와 능력과 그가 땅에서 세운 업적 때문에 구원되는 것이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그저 주 하느님께서 선택하시고 구원하셨기에 하늘나라에 오를 수 있었고, 그러기에 세상 사람들의 눈에는 가장 작은 이처럼 보이더라도 그보다 더 크다고 하십니다.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과 공간 안에서 우리의 할 바를 다 합시다. 다 못했다고 탓하지도 않으시고 깎아내리시거나 벌을 내리시지 않으시는 주 하느님의 커다란 자비에 힘입어 그분의 안배와 섭리를 믿으며 오늘을 걸어 나갑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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