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12월 19일 ’24/12/19 목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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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9일 ’24/12/19 목요일 가끔 오랜 기간 정성을 기울여 간절히 청해 보았지만, 쉽사리 현실에서 잘 이루어지지 않을 때, 내 기도가 응답을 받지 못했다고 여겨 실망하거나 더 이상 청하기를 포기하고 마는 경우가 있습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세례자 요한의 부모인 즈카르야와 엘리사벳은 의로운 이들이었지만 자녀가 없었습니다. 젊은 시절부터 노력도 했고, 주님께 간절히 청해왔지만 자식을 가질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엘리사벳은 여인으로서 아이를 가질 나이도 훌쩍 넘겨버렸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주님의 천사가 주님의 성소에서 분향하는 사제 즈카르야에게 나타나 말을 저합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즈카르야야. 너의 청원이 받아들여졌다. 네 아내 엘리사벳이 너에게 아들을 낳아 줄 터이니, 그 이름을 요한이라 하여라. 너도 기뻐하고 즐거워할 터이지만 많은 이가 그의 출생을 기뻐할 것이다. 그가 주님 앞에서 큰 인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포도주도 독주도 마시지 않고 어머니 태중에서부터 성령으로 가득 찰 것이다. 그리고 이스라엘 자손들 가운데에서 많은 사람을 그들의 하느님이신 주님께 돌아오게 할 것이다. 그는 또 엘리야의 영과 힘을 지니고 그분보다 먼저 와서, 부모의 마음을 자녀에게 돌리고, 순종하지 않는 자들은 의인들의 생각을 받아들이게 하여, 백성이 주님을 맞이할 준비를 갖추게 할 것이다.”(루카 1,13-17) 이 거창한 예언을 듣고는 즈카르야는 자신의 처지를 토로하며 호소합니다. “제가 그것을 어떻게 알 수 있겠습니까? 저는 늙은이고 제 아내도 나이가 많습니다.”(18절) 천사는 이렇게 자신의 처지 때문에 쉽사리 믿지 못하고 주저하는 즈카르야에게 답합니다. “나는 하느님을 모시는 가브리엘인데, 너에게 이야기하여 이 기쁜 소식을 전하라고 파견되었다. 보라, 때가 되면 이루어질 내 말을 믿지 않았으니, 이 일이 일어나는 날까지 너는 벙어리가 되어 말을 못하게 될 것이다.”(19-20절) 즈카르야의 아내 엘리사벳은 잉태하게 되었고, 한평생 아이를 가지지 못해 무시당하고 떳떳하지 못했던 자신의 처지를 돌보신 하느님께 찬미의 기도를 올립니다. “내가 사람들 사이에서 겪어야 했던 치욕을 없애 주시려고 주님께서 굽어보시어 나에게 이 일을 해 주셨구나.”(25절) 인간의 꾸준하고 간절한 청을 귀담아들으시고 마치 마음에 담아 두셨다가, 주 하느님께서 이루시고자 하시는 일이 있을 때, 인간의 청을 들어주시고 그 일을 통해 주님의 일을 하시는 주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을 올려드립니다. 오늘 주님께 올리는 우리의 청이 주님의 뜻 안에 있기를, 그리고 우리가 청하는 기도를 통해 주님의 뜻을 이루시기를 간구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