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12월 20일 ’24/12/20 금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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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0일 ’24/12/20 금요일 가끔 성경기사를 읽으면서, 이게 정말 사실인가 하는 의구심을 가질 때가 있습니다. 어쩌면, 기적같이 일어난 사건 자체에 대한 의구심이라기보다는, 만일 이 성경 기사대로 ‘오늘, 이 시점에서 이 기적이 다시 이루어질 수 있을까?’ ‘성경에만 쓰인 설화가 아닐까?’ ‘예수님에게만 해당하고, 예수님만이 이룰 수 있는 기적이 아닐까?’라고 하는 부족한 믿음의 소치를 드러낼 때가 있습니다. 마리아는 천사로부터 처녀가 아이를 밴다는, 인간 세상에서는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는 안 되는 소식을 접합니다. 전혀 예상하지도 못했고 원하지도 않았던 일을 겪습니다. 마리아에게는 천사를 만나고 천사의 말을 듣는다는 것조차 이해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래서 인간의 육을 가진 마리아로서는 실현가능성도 없고, 어처구니조차 없는 이 사건에 대해 따지듯 반문합니다. “저는 남자를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루카 1,34) 천사가 마리아에게 알아듣기 쉽게 말합니다. “성령께서 너에게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너를 덮을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날 아기는 거룩하신 분, 하느님의 아드님이라고 불릴 것이다. 네 친척 엘리사벳을 보아라. 그 늙은 나이에도 아들을 잉태하였다. 아이를 못낳는 여자라고 불리던 그가 임신한 지 여섯 달이 되었다.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35-37절) 쉽사리 이해가 되지는 않지만, 마리아는 천사에게 대답합니다. "보십시오. 저는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38절) 마리아의 응답을 들으며 기도합니다. 주님, 겸손되이 저희를 바치오니, 저희를 주님 구원사업의 도구로 삼아, 주님의 일을 하소서. 주님, 주님을 믿고 주님의 말씀이 이 시대 이 자리에서 이루어지기를 기대하고 청하고 이들을 통해, 주님의 뜻을 이루소서. 주님, 주님께 청하는 이들의 기도를 들어 허락하시고, 주님의 영광을 드러내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