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광동성당 게시판

[잔다르크] 그분의 징표! (spoi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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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 [agneskim] 쪽지 캡슐

2000-02-19 ㅣ No.250

 

† 찬미예수님

 

영화 잔다르크 시사회에 다녀왔습니다.

 

잔다르크!

 

뭐랄까??

제가 표현 할 수있는 능력에 비해 감동의 크기가 너무 커서 글로 옮길 수 없는 숨겨진 부분들이 그저 안타까울 뿐입니다.

 

2시간 30분이 넘는 영화를 보는 동안 지루하다는 생각은 없었지만 (종반부에는 영화가 왜 이렇게 긴 것이냐며 투덜대는 몇 몇 사람도 있었지만요...) 아직도 뭔가가 더 있는 듯한 아쉬움이 남는 그런 영화였습니다.

 

 

STORY를 보면 ♣♣♣♣♣♣♣♣♣♣♣♣

 

1339년부터 1453년까지 백여 년간 영토확장문제로 프랑스와 영국간의 전쟁이 일어난다.

 

그 당시 철의 군대라 불리는 강력한 영국의 군대에 꾸준히 맞서오던 프랑스는 굶주림과 페스트, 농민반란으로 국력이 극도로 쇠약해져 영토의 반 이상을 잃고 왕권마저 강탈당한 채, 국민들은 두려움과 고통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며 오직 기적만을 바랄 뿐이었다.

 

백년전쟁이 73년째 계속되던 1412년, 프랑스의 동메리에서 태어난 잔다르크는 13세가 되면서 하늘의 계시를 받게된다.  그러나 잔은 영국군에 의해 잔혹하게 죽어 가는 언니를 보면서 가슴속에 분노와 복수심을 키워간다.

 

프랑스의 운명이 풍전등화처럼 되어버린 이 무렵 신의 메신저라 불리는 로렌의 처녀 잔다르크에 대한 소문은 절망에 빠진 프랑스 국민들에게 빠른 속도로 확산되어 누구나 할 것 없이 그녀가 나타나 신의 뜻대로 자신들을 구해주기만을 기다린다.

 

그런 소문은 프랑스 왕가에서도 무성하게 오르내리고, 그녀가 진정한 신의 사자인지 아니면 정신병자인지 그 것도 아니라면 영국군의 자객인지에 대한 궁금증으로 술렁이게 된다.

 

마침내 잔은 샤를 왕세자를 직접 만나러 오겠다는 서신을 보내고 서신을 받은 왕가는 고심 끝에 그녀를 만나기로 결정하는데 그 때가 1429년 그녀가 17살 되던 해였다.

 

 "난 프랑스를 구하라는 하늘의 계시를 받았습니다. 제발 나를 오를레앙에 보내주십시오."

 

진정 그녀가 신의 사자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왕가에서는 그녀를 시험하고 샤를 왕세자는 그녀의 진지하고 끈질긴 간청과 그녀의 눈으로부터 나오는 알 수 없는 그 어떤 힘에 이끌려 영국군에게 포위되어 피와 절망으로 물든 오를레앙성으로 군대와 함께 그녀를 보내게 된다.

 

지칠 대로 지친 오를레앙의 성주이자 샤를 왕세자의 의붓형인 뒤느와 공 앞에 나타난 가녀린 여자 잔다르크...

 

  "전사들이여 나를 따르라!, 신이 우리를 지켜주실 것이다!

   오늘 밤 안에 반드시 오를레앙은 우리의 것이 된다!!"

 

작은 소녀의 가슴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고함은 프랑스군의 사기를 용솟음치게 했고, 잔은 그 기세를 몰아 영국군을 공격했다.

그리고 209일 동안 영국군에게 시달림을 받았던 오를레앙성은 잔이 온지 단 며칠만에 다시 자유를 누리게 되었다.

 

오를레앙을 점령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왕세자는 프랑스 국왕 샤를 7세로 즉위하였고, 잔다르크는 국왕의 적극적인 후원을 바탕으로 쉴 틈도 없이 영국군의 손에 넘어간 프랑스 땅을 되찾아 나갔다.

그러나, 그 용맹스런 신의 전사도 역사 앞에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잔다르크의 활약으로 자신의 프랑스 국토를 거의 되찾은 샤를 7세는 영국군과 협상을 시작했고, 전투 없이 협상만으로 영국과 땅을 분배하기 시작했다.

이에 불만을 느끼고 계속되는 전투를 원하는 잔다르크는 샤를 7세와 프랑스 왕가에 눈의 가시가 되버리고...

 

결국, 샤를 7세의 계모인 다라곤의 계략으로 콩피에뉴 전투에서 브루군드 군에게 잡히게 된다.

이 후 영국으로 팔려가 영국군의 포로가 된 잔다르크를 영국은 종교재판에 넘기고,  여러 차례 계속된 재판 끝에 결국 잔다르크를 마녀로 몰아 화형 선고를 하게된다.

 

1431년 5월 30일, 잔다르크는 루앙 시 광장에서 끝까지 자신의 행동이 정당했음을 굽히지 않고 불길에 휩싸여 죽어간다.

아직 소녀 티가 가시지 않은 열아홉의 나이였다.

 

그리고, 500년이 지난 후 그녀는 성인품에 오른다.

 

♣♣♣♣♣♣♣♣♣♣♣♣♣♣♣♣♣♣♣♣♣♣♣♣♣♣♣♣♣♣♣♣  

 

쟌다르크의 죽음으로 프랑스 인들은 하나로 뭉쳐 성난 파도와 같이 영국군을 물리쳤고, 1452년에 보르도에서 결정적인 승리를 이끌면서 기나긴 백년전쟁을 프랑스의 승리로 끝냈다고 역사는 전합니다.  

 

영화 내내 가슴속으로 퍼져 나가는 웅장한 음악은 이미 [그랑 블루]로 세자르 영화제 최우수 음악상을 수상했으며 [007 골든아이]의 음악을 맡았던 에릭 세라가 담당했습니다.

 

잔다르크 영화는 결코 무겁지만은 않았습니다.

이미 상영되었던 중세의 영화 [브레이브하트]나 [여왕 마고]처럼 로멘스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조연들의 탄탄한 연기력과 함께 너무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좋은 대사들...

 

어떤 사람들은 잔다르크 역의 밀라요보비치가 뤽베송의 아내이기 때문에 캐스팅 되었고 최악의 캐스팅이라고도 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밀라요보비치의 연기에 눈물을 흘렸고 감동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는 더스틴호프만의 소름끼치는 연기는 무섭기까지 했습니다.

 

또한, 뤽베송 감독은 급박한 상황 속에서도 관객을 위해 유머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 웃음 뒤에 묻어나는 진한 감동의 눈물은 우리 가톨릭인들은 누구나 공감할만한 그런 것이라 생각합니다.

 

판관들은 잔다르크에게 묻습니다.

 

 "그 분의 징표가 무엇이냐? 그 분의 계시는 무엇이냐?"

 "나는 오직 왕에게만 말할 뿐입니다. 그 분이 왕에게만 전하라 하셨습니다."

 

여자로선 견디기 힘든 구타와 고문에도 그 분의 명(오직 왕에게만 전하라)에 따라 판관들이 알고자 하는 계시에 대한 언급을 끝내 하지 않는 잔다르크를 보며 저는 순교자를 생각했습니다... 웃기죠??

 

처음부터 그녀는 전쟁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철저한 평화주의로 적군을 대했으며 영국군에게 서신을 보내 조용히 프랑스를 떠날 것을 권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는 언니를 죽인 영국군에 대한 불타는 복수심은 어느새 자신의 손을 피로 물들이게 되고 언제부터인가 신의 소리가 들리지 않게 됩니다.

 

승리 위에 뿌려지는 많은 피와 시체를 보며 과연 이런 식으로 프랑스를 주님 품에 안겨드리는 것이 주님의 뜻인지에 대한 끝없는 자기 질문에 빠지게 되고 결국 자신이 갖고 있었을지도 모를 복수심과 이기심과 자만심에 대한 후회를 하게 됩니다.

 

 "나는 육체의 자유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영혼의 자유를 원한다" 는 잔다르크의 말이 아직도 생각납니다.

 

잔다르크는 죽음 앞에서 끝없이 고해성사를 원합니다.

참으로 맑은 눈으로 주교에게 "제가 고해성사도 못하고 죽기를 원하시나요?"라고 물을 때...  참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하면서... 전 울고 말았습니다.

 

경우에 따라 검열에서 잘리고 시사회 후에 잘리고 비디오로 나오면서 또 잘려 결국 한 편의 영화를 약 75%만을 본다는 우리들...

영화가 너무 길어~ 비디오로 나오면 보지~ 라는 한 마디에 정말 좋은 영화 한편을 놓치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화면의 크기가 감동의 크기를 좌우한다는 말이 있잖아요...

 

SIGN!

 

이미 우리는 각자가 자신의 위치에서 해야할 그 어떤 일에 대해 그 분의 징표나 계시를 받았을지도 모릅니다.  

주님께서 저에게 뭐라고 말씀하시는지 그 말씀의 의미는 무엇인지 어쩌면 저에게 계속해서 말씀하고 계실지도 모를 주님께서 지치시는 일이 없도록 이제 제 마음을 깨끗이 하고 주님을 맞아야겠습니다.

 

그리고 이미 받았다면 제가 그분의 뜻을 올바르게 따르고는 있는지 혹시 엉뚱한 해석을 내려서 주님께서 쓰신 가시관을 더욱 깊숙이 누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제가 잘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내일은 몇 달에 한 번 열까 말까한 고해소 문을 열고 들어가 고해 해야겠습니다.

제 안에 있는 이기심, 자만심 그리고 분노와 거짓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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