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관동성당 자유게시판

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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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섭 [TMansano] 쪽지 캡슐

2001-06-20 ㅣ No.1398

내 영혼아 주님을 찬양하여라...

 

어제 오후의 '맑음'은 그림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청명한 날이었습니다.  간만에 씻겨진 서울 거리는 환하였습니다만...

연이은 장례미사때문에 왠지 날씨를 즐기기에는 부끄러웠습니다.

 

초등부 주일학교 교사의 외 할머니가 돌아가셔서 장례미사를 드렸고,  또 초등부 주일학교 학생이었던 정석균 베드로 어린이가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단순한 뇌수막염이었는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나 봅니다.  

저는 사실 석균이를 기억하지는 못했지만 영정사진을 보고 어렴풋이나마 그 아이의 흔적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어제 석균이 어머니가 전화를 하셨습니다.  꼭 와서 장례미사를 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었습니다.  석균이는 전문의료진이 있는 안산에 있는 병원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병문안도 가보질 못해서 미안했었는데,  어제 내내 장례미사를 드리러 가는 저의 모습이 제 스스로 탐탁치 못했습니다.

참척의 슬픔을 당한 부모님은 연이어 우셨고,  장례미사도 숙연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선한 사람에게 왜 불행이 오는 것인가?"에 대한 대답없는 질문을 또하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어제 복음의 말씀처럼 하느님은 누구에게나 햇볕과 바람과 비를 주지만 그 정도의 차이는 분명히 있다는 생각을 해 보지만 그것으로 해답을 찾기에는 너무도 부족한 듯 싶습니다.

아무쪼록 정석균 베드로 어린이가 하늘나라에서  접혀진 날개를 펴서 못다 이룬 꿈을 이룰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

 

정 베드로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돌곶이 마을 사제관에서 안사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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