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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홍용호 주교 사망 공식 인정: 시복 추진 길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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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3-08-30 ㅣ No.2

교황청, 홍용호 주교 사망 공식 인정

시복 추진 · 새 평양교구장 임명 가능성 열려

 

 - 전 평양교구장 홍용호 주교.


교황청은 최근 한국교회가 시복을 추진 중인 전 평양교구장 홍용호 프란치스코 보르지아 주교를 ‘사망’한 것으로 공식 인정했다. 이로써 시복 추진이 가능해졌을 뿐만 아니라, 추후 평양교구에 새로운 교구장을 임명할 수 있게 됐다.
 
교황청 국무원은 매월 2번씩 수정 발행하는 교황청 인물연감 7월 1일자에 이전까지와는 달리 평양교구장을 공석으로 비워둠으로써 홍용호 주교의 사망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인물연감은 홍용호 주교의 행방을 찾을 수 없었던 지난 60년 동안 공식적으로 ‘실종’된 것으로만 간주, 사망을 인정하지 않았다.
 
평양교구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홍 주교는 1906년 평안남도에서 출생, 1933년 5월 24일 사제로 서품됐고, 1943년 3월 9일 평양대목구장에 임명됐으며, 1943년 6월 29일 주교로 서품됐고, 1949년 5월 14일 피랍됐다.
 
이처럼 교황청이 홍 주교를 사망했다고 인정하고, 평양교구를 ‘주교가 공석인 교구’로 간주한 이유는, 한국교회가 근현대 신앙의 증인인 홍 주교와 동료 순교자 80위에 대한 시복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과 관련된다.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 총무 류한영 신부는 “한국교회가 교황청 시성성에 홍 주교 등에 대한 시복 청원 교령을 신청하고 시성성이 그에 대해 시복 통합추진을 승인하는 교령(4월 26일자)을 내렸기 때문에 시복 절차에 따라 교황청이 홍 주교의 사망을 인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성절차법상 원칙적으로 사망이 확인되지 않으면 시복 후보자가 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홍 주교의 사망이 인정돼 교구장이 공석이 된 평양교구는 새로 교구장 주교를 임명할 수 있는 법적 조건을 갖추게 된 것으로 보인다.
 
평양교구 순교자들의 시복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장긍선 신부(서울대교구 이콘연구소장)는 “홍용호 주교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아 1980년대 말 홍 주교의 시복 사업이 더 이상 진행되지 못했던 전례가 있어 교황청의 이번 홍 주교 선종 인정은 큰 의미를 지닌다”며 “나아가, 교회법적 검토가 필요하지만 평양교구에 새로운 교구장을 임명하는 것도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홍 주교는 1940년대 말 북한에 공산주의 정권이 세워지면서 사망하거나 납치된 성직자 중 한 명으로 지난 60년 이상 그의 생사에 대해 알려진 바가 없었다. 교황청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60여 년간 홍 주교의 이름을 공식적인 인물연감에 지속적으로 등재, 사망을 공식 인정하지 않았다. 또한 교황 요한 23세는 1962년 3월 10일 한국에 교계제도를 설정하면서 평양대목구를 평양교구로 승격시키는 과정에서 첫 교구장으로 ‘실종된’ 홍 주교를 임명한 바 있다.

[가톨릭신문, 2013년 8월 25일, 박지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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