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들의 영성

안티오키아의 성이냐시오 주교 순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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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숙 [hsryu] 쪽지 캡슐

2001-02-21 ㅣ No.5

                 안티오키아의 성이냐시오 주교 순교자

   

                                                                                    (축일 10월  17일)

옛전설에 의하면 성이냐시오는 성 폴리카르보와 성 파피아와 같이 사도 성 요한의 제자였다고 한다.

 

그리고 어려서부터 이미 간선된 자라고 전해진다. 즉 성서에, 예수께서 어느날 제자들에게 말씀하셨고, 또한 한 아이를 불러 이를 품에 안고 “하늘 나라에서 가장 위대한 사람은 자신을 낮추어 이 어린이와 같이 되는 사람입니다.” (마태 18, 4)하고 말씀하셨는데, 이 행복된 아이가 바로 어린 이냐시오였다고 한다.

 

그는 24년경에 태어났으니 그때는 6.7세 가량 되었다고 생각된다. 이냐시오는 주님의 이 말씀을 정결한 마음에 깊이 간직하여 일평생 잊지 않았다고 한다.

 

그가 베드로 사도에 이어 안티오키아의 제2대 주교가 된 것은 69년으로 그가 45세 때의 일이다. 그후로 오래지 않아 사방에서 그리스도교 신자의 박해가 시작되었지만 이냐시오 주교는 한참동안 체포되지 않고 있었다. 이는 참으로 고마운 일로써

 

박해시에는 아무래도 신자들을 지도하고 위로하는 사람이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냐시오는 모든 신자들을 격려하여 그들에게 아버지와 같이 공경을 받았다. 안티오키아는 최초로 교회가 설립된 곳 중의 하나로, 성바르나바 사도가 온 적도 있었고 성바오로 사도가 강론한 적도 있었다.

 

그러므로 이곳은 여러모로 특별히 중요한 장소라 할 수 있다. 또 성 이냐시오는 이러한 사도들의 후계자로서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연유로 그는 38년 동안이나 안티오키아의 교회를 다스릴 수가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결국은 107년(가트라야누스 황제 치하) 83세에 이르러서 성인도 감금당하고 곧 법관앞에 끌려 나왔다. 재판관이 “그대의 이름은 무엇인가?” “하고 묻자, 주교는 “테오포로라고 합니다.” 하고 대답했다. “그게 무슨 의미인가? “ “하느님을 공경하라는 뜻입니다. 그 이유는 나의 하느님의 성지인 예수 그리스도를 공경하기 때문이고 그분의 나라는 영구히 계속되고 번영하는 것입니다.” 이냐시오 주교는 사형선고를 받고 맹수의 밥이 될 예정이었다. 이 형벌은 극히 잔혹한 것이므로 로마의 시민권을 가진 이에게는 적용시키지 못하도록 되어있었다.

 

그의 사형은 안티오키아에서가 아니라 로마에서 집행하기로 되어 있었다. 그러므로 그는 10여명의 포졸에게 끌려 배로 로마까지 호송되었는데, 그 바다의 여행에서 겪은 고통은 이루 표현 할 수 없고, 또 포졸들의 학대가 얼마나 심했던지, 온화한 주교가 늑대라고 별명을 지을정도였다. 그러나 인내심 많은 성 이냐시오는 티끌만큼도 불평스런 말을 한 때는 없었다. 배는 도중에서 여러 군데에 머물렀으므로 그 기회를 이용해 총 7통의 편지를 썼고, 방문하러 온 신자에 의해 사방의 신자들에게 보내졌다. 그 중 이 편지는 로마인들에게 보낸것이다.  

 

편지 내용안에 그리스도를 위해 수난당하는 것을 진심으로 열망하여, 이 선고에서 자신을 구하려고 애쓰지 말라는 성인의 호소는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그의 마음은 그리스도와 그분의 왕국으로만 가득 채워져 있다. 또한 로마에 도착했을 때의 자신을 믿지 말고 이 글을 믿으라는 말씀에서 인간의 나약함을 인정하고 염려하는 성인의 겸손이 순교를 열망하는 모습보다 더 큰 감동을 내게 안겨준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마음은 무엇으로 채워져 있을까? 그리스도의 수난을 사랑하는가?  인간의 나약함을 받아들이고, 하느님 앞에서나 사람들 앞에서, 또한 자신에게서 낮아질 수 있는가?  어떤 숭고한 열망이라도 하느님의 뜻만을 위해 열망하는 순결한 의향이 있는가?  우리의 오염된 마음들을 주님께서 씻어 주시길 간절히!! 청한다.  오!  주님 성인을 가득 채웠던 마음이 이제는 저희의 마음이 되게 하소서.    아멘

 

[ 로마인들에게 보낸 편지 ]

 

                             - 성무일도서 발췌 -

 

 

나는 모든 교회에 편지를 쓰면서 여러분이 방해만 하지않으면 내가 하느님을 위해 기꺼이 죽으러 간다고 모두에게 알렸습니다.  나의 간청입니다.  불필요한 호의를 나에게 베풀지 마십시오.  나를 맹수의 먹이가 되게 버려두십시오.  나는 그것을 통해서 하느님께 갈 수 있는 것입니다.  나는 하느님의 밀알 입니다.  나는 맹수의 이에 갈려서 그리스도의 깨끗한 빵이 될 것 입니다.  이 맹수라는 도구를 통해서 내가 하느님께 봉헌된 희생제물이 될 수 있도록 그리스께 기도하십시오.

 

이 세상의 모든 쾌락도 지상의 모든 왕국도 나에게는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이 세상 극변까지를 다스리는 것보다 그리스도예수와 일치하기 위해 죽는 것이 나에게는 더 좋습니다.  내가 찾고 있는 것은 우리를 위해서 죽으신 바로 그분이며 내가 원하는 것은 우리를 위해 부활하신 바로 그분입니다.  다시 태어나는 내 출생의 때가 가까웠습니다.  형제들이여, 나를 잊어버리십시오. 내가 이 생명을 얻는데 방해 하지 마십시오..  나를 죽음의 상태에 놔두려 하지 마십시오.  하느님께 가고자 하는 사람을 세상에다 던지지 마십시오.  물질로써 유혹하지 마십시오.  나에게 깨끗한 빛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아무라도 하느님을 자기 안에 간직한 사람이라면 내가 원하는 바를 들을 것이며 나를 재촉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동정 할 것 입니다.

 

이 세상의 통치자가 나를 잡아가서 하느님을 향한 이 내 마음을 돌려 놓으려 합니다. 거기 있는 여러분들은 그 누구라도 이것을 거들지 마십시오. 그것보다는 나를 위해 아니 하느님을 위해 도움이 되도록 하십시오. 입으로는 예수 그리스도를 말하고 마음으로는 세속을 원하는 일이 없도록 하십시오. 나쁜  마음이 여러분 안에 자리 잡지 않도록 하십시오. 내가 여러분에게 도착했을 때는 나를 믿지 말아야 할 것 입니다.  이것은 내가 부탁하는 것입니다.  내가 지금 여러분에게 쓰는 말을 믿으십시오.  지금은 내가 살아서 이 글을 쓰고 있지만 죽음을 열망하고 있습니다.  나의 지상적인 모든 욕망은 십자가에 못박혔고 세상 물질을 사랑하기 위한 불은 내 안에 더 없습니다..  다만 내 안에 있는 것은 샘솟는 물이고 이 샘물이 “ 성부께 오라”고 내 안에 속삭이고 있습니다.  이제 썩어 없어질 음식이나 인생의 쾌락이 내 마음을 기쁘게 할 수 없습니다.  다윗의 자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살인 하느님의 빵을 먹고 영원한 사랑이신 그분의 피를 마실것만 나는 바라고 있습니다.

 

나는 인생을 더 살고 싶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여기에 동의하면 내 원의는 이루어질  것입니다.  동의하십시오.  그러면 여러분의 원의도 하느님께서 이루어 주실 것입니다. 이 짤막한 편지로써 내가 여러분에게 나타내 보이실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거짓말을 모르는 입이며 이 입을 통해서 성부께서 진실을 말씀하셨습니다.  나의 원의가 채워지도록 나를 위해 기도 하십시오. 내가 육의 원의를 따라 이 편지를 쓰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따라 쓰는 것입니다.  내가 수난을 당한다면 여러분이 나에게 호의를 보인 것이고 수난에서 제외 된다면 여러분이 나를 미워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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