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성모신심미사 9 예수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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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18-04-21 ㅣ No.3526

성모신심미사 9 예수라고 하였다

 

 

 

말씀  예수의 작명과 성전 봉헌 그리고 시메온과 한나(루카 2,21-39)

2 21여드레가 차서 아기에게 할례를 베풀게 되자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였다. 그것은 아기가 잉태되기 전에 천사가 일러 준 이름이었다. 

  22모세의 율법에 따라 정결례를 거행할 날이 되자, 그들은 아기를 예루살렘으로 데리고 올라가 주님께 바쳤다. 23주님의 율법에태를 열고 나온 사내아이는 모두 주님께 봉헌해야 한다.”고 기록된 대로 한 것이다. 24그들은 또한 주님의 율법에서산비둘기 한 쌍이나 어린 집비둘기 두 마리를바치라고 명령한 대로 제물을 바쳤다.

  25그런데 예루살렘에 시메온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이 사람은 의롭고 독실하며 이스라엘이 위로받을 때를 기다리는 이였는데, 성령께서 그 위에 머물러 계셨다. 26성령께서는 그에게 주님의 그리스도를 뵙기 전에는 죽지 않으리라고 알려 주셨다. 27그가 성령에 이끌려 성전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아기에 관한 율법의 관례를 준수하려고 부모가 아기 예수님을 데리고 들어오자, 28그는 아기를 두 팔에 받아 안고 이렇게 하느님을 찬미하였다. 

    29“주님, 이제야 말씀하신 대로

      당신 종을 평화로이 떠나게 해 주셨습니다. 

    30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본 것입니다. 

    31이는 당신께서 모든 민족들 앞에서 마련하신 것으로 

    32다른 민족들에게는 계시의 빛이며

      당신 백성 이스라엘에게는 영광입니다.” 

  33아기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아기를 두고 하는 이 말에 놀라워하였다. 34시메온은 그들을 축복하고 나서 아기 어머니 마리아에게 말하였다. “보십시오, 이 아기는 이스라엘에서 많은 사람을 쓰러지게도 하고 일어나게도 하며, 또 반대를 받는 표징이 되도록 정해졌습니다. 35그리하여 당신의 영혼이 칼에 꿰찔리는 가운데, 많은 사람의 마음속 생각이 드러날 것입니다.”

  36한나라는 예언자도 있었는데, 프누엘의 딸로서 아세르 지파 출신이었다. 나이가 매우 많은 이 여자는 혼인하여 남편과 일곱 해를 살고서는, 37여든네 살이 되도록 과부로 지냈다. 그리고 성전을 떠나는 일 없이 단식하고 기도하며 밤낮으로 하느님을 섬겼다. 38그런데 이 한나도 같은 때에 나아와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예루살렘의 속량을 기다리는 모든 이에게 그 아기에 대하여 이야기하였다. 39주님의 법에 따라 모든 일을 마치고 나서, 그들은 갈릴래아에 있는 고향 나자렛으로 돌아갔다. 

 

 

 

내 어머니

아버지는 제 이름을흥보라고 지어주셨습니다. 청송 심씨 대동보 37대라 그 돌림이자를 써야 했습니다. 그런데 왜 하필 그 앞에자를 놓으셨을까? 어릴 때 그 이름 때문에 놀림도 많이 받았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까 사람들이 한 번 제 이름을 들으면 쉽게 잊어버리지 않았습니다. ‘흥보가’(興甫歌) 때문이죠, 구전과 판소리로 전해지던 전래 소설흥보와 놀부 이야기.’

 

더 중요한 점은 바로 그 뜻에 있습니다. ‘자는도울()자입니다. 그 앞에 아버지는()자를 놓으셨습니다. 글자 그대로 단순하게 풀이하면일어나서 도와라라는 뜻이 됩니다. 나이가 들어서 그 의미를 되새기며, 아버지께 진심으로 감사드렸습니다. 개인적으로 부모님 살아생전에 충분히 효도하지 못했고, 후손 없이 가시게 해드려 송구스럽지만, 저에게 이러한 소명을 이름을 통해 새겨주신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아버지께서 작명해 주신 뜻대로 살지 못하는 제가 송구스러울 뿐입니다. 

 

여러분 이름의 뜻은 무엇입니까?

왜 그 이름을 지어주셨다고 하십니까?

여러분은 어떤 이름을 지어주십니까?

 

 

 

우리 어머니

아들 예수

아이들을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입학시킬 때 그 어머니의 마음은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내 아이, 나만의 아이, 무엇보다도 소중하고 자랑스러운 내 아이를 처음 등교시킬 때의 그 기분과 상황. 내 아이는 여러 아이들 가운데 한 아이로 서 있습니다. 여러 아이들 가운데 서 있어도 유별나게 돋보이는 아이. 그 아이가 내 아이입니다. 내가 열 달 뱃속에 담고 있다가 배 아파하며 낳은 아이이기 때문입니다.

 

그 아이를 바라보는 엄마의 마음은 어떻습니까? 다른 아이와 다르게 조금 크거나 작거나, 조금 잘 생겼거나 아니거나…… 어딘지 모르게 비교되기 시작하는 순간, 다른 아이보다 어떤 면에서 조금 못해 보인다 싶어도 그 아이의 어머니에게는 그것은 아무 문제도 안 되고, 다른 더 좋은 면이 있다는 것을 어머니는 알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하느님께서 한 사람 한 사람을 따로 만드시고, 각자에게 각기 다른 장점을 주셨다는 면에 감탄하며 주 하느님께 찬미를 올려드리고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물론 각자의 숨기고 싶은 단점도 같이 평생 극복해야할 숙제로 주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에게 어떤 장점과 단점을 주셨습니까?

여러분은 어떻게 그 장점을 개발시키셨습니까?

여러분은 어떻게 그 단점을 극복하고 계십니까?

하느님께서 여러분의 가족 하나하나에게 어떤 장점과 단점을 주셨습니까?

여러분의 가족들은 어떻게 그 장점을 개발시키셨습니까?

여러분의 가족들은 어떻게 그 단점을 극복하고 계십니까?

 

예수의 단점

예수에게도 단점이 있습니다. 출생의 비밀이라고나 할까요. 마리아의 남편인 요셉이 예수의 친 아버지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아니 그보다 더 조심스럽고 비밀스러운 사실은 이리 저리 둘러보아도 인간 세상에는 예수의 아버지라고 할 존재가 인류에게는 없다는 사실입니다. 그 사실이 마리아와 요셉에게는 조심스럽기만 합니다. 그 사실이 밝혀졌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요셉과 마리아는 이미 다시 돌이켜 생각하기조차 끔찍한 한 차례의 홍역을 치뤘습니다. 예수 아기의 탄생을 축하하러온 동방박사들이 예수의 탄생 사실과 위치를 헤로데에게 알리지 않고 돌아가버리자,

 

헤로데는 박사들에게 속은 것을 알고 크게 화를 내었다. 그리고 사람들을 보내어, 박사들에게서 정확히 알아낸 시간을 기준으로, 베들레헴과 그 온 일대에 사는 두 살 이하의 사내아이들을 모조리 죽여 버렸다. 그리하여 예레미야 예언자를 통하여 하신 말씀이 이루어졌다. ‘라마에서 소리가 들린다. 울음소리와 애끊는 통곡 소리. 라헬이 자식들을 잃고 운다. 자식들이 없으니 위로도 마다한다.’”(마태 2,16-18)

 

마리아와 요셉에게는 되새기고 싶지 않은 상처입니다.

 

드러나기 시작하는 비밀

그래서 성전에 첫 아들을 바치러 가는 순간이 그리 즐겁지만은 않았으리라 짐작합니다. 누군가가 자신들을 알아본다는 사실이, 자신들의 아기를 바라보는 눈길이 그렇게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성전을 들어서는 마리아와 요셉과 그 아기를 앞서 반기는 사람이 나타났습니다. 요셉과 마리아는 그야말로 긴장과 경계의 순간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세상에는 정녕 아픔만이 있는 것이 아닌지, 다행히 시메온은 기쁘게 그 가족을 맞이합니다. 성경은 시메온을 이렇게 묘사합니다.

 

이 사람은 의롭고 독실하며 이스라엘이 위로받을 때를 기다리는 이였는데, 성령께서 그 위에 머물러 계셨다. 성령께서는 그에게 주님의 그리스도를 뵙기 전에는 죽지 않으리라고 알려 주셨다.”(루카 2,25-26)

 

일이 되려고 그랬는지, 때마침 성령께서는 시메온을 성전으로 이끄셨습니다. 성령에 이끌려 성전으로 들어서는 시메온의 눈앞에 부모의 품에 안긴 예수 아기가 등장합니다. 시메온은 성령의 인도하심으로 그 아기를 알아보고 주 하느님께서 약속하신 그 예언이 드디어 이루어졌음에 감탄하며 주 하느님을 찬미합니다.

 

  주님, 이제야 말씀하신 대로

  당신 종을 평화로이 떠나게 해 주셨습니다.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본 것입니다. 

  이는 당신께서 모든 민족들 앞에서 마련하신 것으로 

  다른 민족들에게는 계시의 빛이며

  당신 백성 이스라엘에게는 영광입니다.”(루카 2,29-32)

 

시메온이 얼마나 기뻤을까? 생전에 그리고 그리던 주님을 만나 뵈옵는 영광이 자신에게 주어졌을 때, 죽어도 여한이 없었으리라. 사람이 태어나 한 생을 살면서 생전에 자신이 꿈꾸던 이상이 이루어졌을 때 그보다 더 큰 기쁨이 어디 또 있을까? 그리고 그 꿈이 개인과 소수 아류의 입신양명과 관련된 야망이 아니라 온 인류의 구원이라는 하느님의 뜻과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꿈을 가진 시메온은 정말 복되었으리라. 나도 내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현실적이고 물질적인 것들을 향한 편협적인 욕망에서 벗어나 나에게 주어진 하느님의 은총과 사랑을 온전히 바라볼 수 있다면, 일상에서 신비를 발견하고 깨우칠 수 있다면, 나의 모든 것을 뒤로 하고 주님의 뜻만을 섬기게 된다면, 나도 시메온처럼 주님의 복된 이가 되리라.

 

감사와 감격 속에 솟구쳐 외치는 시메온의 찬미에 요셉과 마리아는 당혹해 하면서도 긴장의 고삐가 풀립니다. 시메온은 그 가족을 축복하며, 마리아에게 말해줍니다.

 

보십시오, 이 아기는 이스라엘에서 많은 사람을 쓰러지게도 하고 일어나게도 하며, 또 반대를 받는 표징이 되도록 정해졌습니다. 그리하여 당신의 영혼이 칼에 꿰찔리는 가운데, 많은 사람의 마음속 생각이 드러날 것입니다.”(루카 2,34-35)

 

(이 정도 되면, 예수 아기의 단점은 더 이상 감추거나 극복해야할 단점이 아닙니다. 어쩌면 단점은 상황과 조건 앞에서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이들의 시각에 따라 더 이상 단점이 아닐 수도 있나 봅니다.) 마리아와 요셉은 이 이야기를 들으며 무슨 말인지는 잘 못 알아들었어도, 칭찬의 소리로 알아들었습니다. 그리고 마리아는 예수 아기와 연관하여 들려주는 자신의 미래에 대한 슬픈 예언을 예수의 지상생애 마지막을 겪기 전까지는 결코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비전

시메온의 예언을 듣고 나오는 마리아와 요셉에게 또 다른 예언이 들려옵니다. 성경은 또 다른 예언을 들려줍니다.

 

한나라는 예언자도 있었는데, 프누엘의 딸로서 아세르 지파 출신이었다. 나이가 매우 많은 이 여자는 혼인하여 남편과 일곱 해를 살고서는, 여든네 살이 되도록 과부로 지냈다. 그리고 성전을 떠나는 일 없이 단식하고 기도하며 밤낮으로 하느님을 섬겼다. 그런데 이 한나도 같은 때에 나아와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예루살렘의 속량을 기다리는 모든 이에게 그 아기에 대하여 이야기하였다.”(루카 2,36-38)

 

주님의 집을 방문한 마리아와 요셉에게는 너무나도 위로가 되는 날이었습니다. 오늘을 지난 내일이 더 조심스럽겠지만, 그래도 오늘만은 좋았습니다. 자신들 앞에 펼쳐질 하느님 나라의 구원에 대한 비전이 부부를 설레게 하고 평안케 해주었습니다.

 

 

 

기도

우리 각자를 소중하게 하나하나 만드시고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장점과 단점을 주면서 공동체의 미래를 위한 비전을 심어주신 주님, 찬미와 영광을 받으소서. 아멘.’

 

우리에게 성령을 보내주시어 하느님 나라와 선과 평화를 향한 눈을 뜨게 해주시는 주님, 찬미와 영광을 받으소서. 아멘.’

 

우리에게 심어주신 장점을 통하여 하느님 나라를 이루는 도구가 되게 해주시는 주님, 찬미와 영광을 받으소서. 아멘.’

 

우리가 기쁠 때 함께 기뻐해주시고, 우리가 슬플 때 함께 아파해주시면서 우리를 보호해주시고 주님께 전구해주시는 성모 마리아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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