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4동성당

[사순 제3주일] 회개 (루카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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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업 [rlawhddjq] 쪽지 캡슐

2019-03-24 ㅣ No.153

 

 [사순 제3주일] 회개 (루카13,1-9)


주님께서는 떨기나무 불꽃 속에서 모세에게 나타나시어, “나는 있는 나다.” 하시고, 이스라엘을 이집트인들의 손에서 구하겠다고 하신다. (탈출 3,1-8ㄱㄷ.13-15)
그 무렵 1 모세는 미디안의 사제인 장인 이트로의 양 떼를 치고 있었다. 그는 양 떼를 몰고 광야를 지나 하느님의 산 호렙으로 갔다.
2 주님의 천사가 떨기나무 한가운데로부터 솟아오르는 불꽃 속에서 그에게 나타났다. 그가 보니 떨기가 불에 타는데도, 그 떨기는 타서 없어지지 않았다.
3 모세는 ‘내가 가서 이 놀라운 광경을 보아야겠다. 저 떨기가 왜 타 버리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였다.
4 모세가 보러 오는 것을 주님께서 보시고, 떨기 한가운데에서 “모세야, 모세야!” 하고 그를 부르셨다. 그가 “예, 여기 있습니다.” 하고 대답하자,
5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이리 가까이 오지 마라. 네가 서 있는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네 발에서 신을 벗어라.”
6 그분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나는 네 아버지의 하느님, 곧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이다.” 그러자 모세는 하느님을 뵙기가 두려워 얼굴을 가렸다.
7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이집트에 있는 내 백성이 겪는 고난을 똑똑히 보았고, 작업 감독들 때문에 울부짖는 그들의 소리를 들었다. 정녕 나는 그들의 고통을 알고 있다.
8 그래서 내가 그들을 이집트인들의 손에서 구하여, 그 땅에서 저 좋고 넓은 땅,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데리고 올라가려고 내려왔다.”
13 모세가 하느님께 아뢰었다. “제가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가서, ‘너희 조상들의 하느님께서 나를 너희에게 보내셨다.’ 하고 말하면, 그들이 저에게 ‘그분 이름이 무엇이오?’ 하고 물을 터인데, 제가 그들에게 무엇이라고 대답해야 하겠습니까?”
14 하느님께서 모세에게 “나는 있는 나다.” 하고 대답하시고, 이어서 말씀하셨다. “너는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있는 나′께서 나를 너희에게 보내셨다.’ 하여라.”
15 하느님께서 다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너희 조상들의 하느님, 곧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이신 야훼께서 나를 너희에게 보내셨다.’ 하여라. 이것이 영원히 불릴 나의 이름이며, 이것이 대대로 기릴 나의 칭호이다.”


바오로 사도는, 우리 조상들이 광야에서 죽은 일들은 우리를 위한 본보기라고 한다. (1코린  10,1-6.10-12)
1 형제 여러분, 나는 여러분이 이 사실도 알기를 바랍니다. 우리 조상들은 모두 구름 아래 있었으며 모두 바다를 건넜습니다.
2 모두 구름과 바다 속에서 세례를 받아 모세와 하나가 되었습니다.
3 모두 똑같은 영적 양식을 먹고, 4 모두 똑같은 영적 음료를 마셨습니다. 그들은 자기들을 따라오는 영적 바위에서 솟는 물을 마셨는데, 그 바위가 곧 그리스도이셨습니다.
5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그들 대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으셨습니다. 사실 그들은 광야에서 죽어 널브러졌습니다.
6 이 일들은 우리를 위한 본보기로 일어났습니다. 그들이 악을 탐냈던 것처럼 우리는 악을 탐내지 말라는 것입니다.
10 그들 가운데 어떤 자들이 투덜거린 것처럼 여러분은 투덜거리지 마십시오. 그들은 파괴자의 손에 죽었습니다.
11 이 일들은 본보기로 그들에게 일어난 것인데, 세상 종말에 다다른 우리에게 경고가 되라고 기록되었습니다.
12 그러므로 서 있다고 생각하는 이는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하십시오.


예수님께서는, 회개하지 않으면 멸망할 것이라고 하시며 열매를 맺지 않는 무화과나무에 관한 비유를 드신다. (루카13,1-9)
1 바로 그때에 어떤 사람들이 와서, 빌라도가 갈릴래아 사람들을 죽여  그들이 바치려던 제물을 피로 물들게 한 일을 예수님께 알렸다.
2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너희는 그 갈릴래아 사람들이 그러한 변을 당하였다고 해서  다른 모든 갈릴래아 사람보다 더 큰 죄인이라고 생각하느냐?
3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처럼 멸망할 것이다.
4 또 실로암에 있던 탑이 무너지면서 깔려 죽은 그 열여덟 사람, 너희는 그들이 예루살렘에 사는 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큰 잘못을 하였다고 생각하느냐? 5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렇게 멸망할 것이다.”
6 예수님께서 이러한 비유를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이 자기 포도밭에 무화과나무 한 그루를 심어 놓았다. 그리고 나중에 가서 그 나무에 열매가 달렸나 하고 찾아보았지만  하나도 찾지 못하였다.
7 그래서 포도 재배인에게 일렀다. ‘보게, 내가 삼 년째 와서  이 무화과나무에 열매가 달렸나 하고 찾아보지만 하나도 찾지 못하네. 그러니 이것을 잘라 버리게. 땅만 버릴 이유가 없지 않은가?’
8 그러자 포도 재배인이 그에게 대답하였다. ‘주인님, 이 나무를 올해만 그냥 두시지요. 그동안에 제가 그 둘레를 파서 거름을 주겠습니다.
9 그러면 내년에는 열매를 맺겠지요. 그러지 않으면 잘라 버리십시오.’”

 

 

 

 

 

 

 사순 제3주일 제1독서(탈출3,1~8ㄱㄷ.13~15)

 

"이리 가까이 오지 마라. 네가 서 있는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네 발에서 신을 벗어라." (5)  

 

탈출기 2장 14절에는 자기 동포 히브리 사람을 때리는 이집트 사람을 죽이고 이제 히브리인들 끼리의 싸움을 말리는 모세에게 잘못한 자가 "누가 당신을 우리의 지도자와 판관으로 세우기라도 했소?"  하고 따지는 이야기가 나온다.

 

사실은 이 말속에 모세가 지금 자기 힘으로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 들어 있다. 어머니의 젖을 먹고 자랐고, 어머니 무릎에서 신앙과 민족 교육을 받은 모세는 이집트 궁중에서 40년을 보내며 입양된 공주의 아들로서 최고의 고등 교육을 받게 된다.

 

이집트의 어린이 궁중 교육이 6~7세에 시작된다고 했을 때 적어도 5년은 모세가 어머니의 무릎에서 젖을 먹어가면서 히브리인으로서의 역사와 민족관과 신앙교육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이집트 궁중의 고등 교육을 받았고 모세안에는 히브리인의 피가 흐르고 있기 때문에 인권이 무엇인지, 인간의 존엄성이 무엇인지, 애국과 독립, 해방과 자유가 무엇인지를 너무나 잘 알고 있어서  자기 힘으로 히브리인 동족의 지도자와 판관 노릇을 한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자기 힘과 능력으로 동족의 해방과 자유를 추구했을 때 실패하고 그것이 탄로나 미디안 지방 장인 이드로의 양떼를 치면서 40년을 보낸다.

 

자기식의 의와 혈기와 힘을 빼기 위해 광야대학 유배학부 고생학과를 오랜 시기 40년동안 다니게 하시며 양떼보다 못한 삶을 살게 하시고, 양떼들을 다루면서 목자로서의 소양을 키우게 하신다.

 

하느님은 이렇게 모세의 자기식의 의(義)와 혈기와 힘을 무장해제 시키고 소명의 시기가 오자 양 떼를 몰고 광야를 지나 하느님의 산 호렙으로 인도하셨다.

 

 

탈출기 3장 1-6절을 보면, 하느님께서 불타는 떨기속에서 모세에게 나타나신다. 떨기가 불에 타는데도 그 떨기가 타서 없어지지 않아 저 떨기가 왜 타버리지 않을까? 하고 모세가 생각하며 그것을 보러가는데 주님께서 그걸 보시고 떨기 한 가운데서 "모세야,모세야!" 부르신다.

 

"예, 여기 있습니다."하고 모세가 대답하자 "이리 가까이 오지 마라.  네가 서 있는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네 발에서 신을 벗어라." 하신다.

 

 

사실 하느님이 발현하셨다는 호렙산 자락의 떨기나무를 순례 가서 보면 별 볼 일이 없다.  그러나 그 별 볼 일 없는 곳이 별 볼일 있는 곳으로 되는 이유가 하느님께서 그곳에 역사(役事)하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느님께서 함께 하시면 모세의 막대기도 기적의 도구가 되듯이 불타는 떨기가 있는 그 장소도 거룩한 땅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왜 불꽃 속에서 하느님은 현현하실까? 불은 사랑,열정,심판,정화를 의미한다.

 

히브리서 12장 29절에는 "우리의 하느님은 다 태워 버리는 불이십니다."  라는 말씀이 있는데, 그런 의미일 것이다.

 

루카복음 12장 49절에는 예수님이 "나는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 그 불이 이미 타올랐으면 얼마나 좋으랴?" 라는 말씀을 하신다.

 

집회서 48장 1절에는 "엘리야 예언자가 불처럼 일어서는데 그의 말은 횃불처럼 타올랐다." 는 말씀이 있다.

여기서 <불>은 선포되는 <하느님의 말씀>을 의미한다.

 

 

불타는 가시덤불에서 이스라엘을 이집트에서 해방시키는 소명의 말씀을 전하시는 하느님께서는 불꽃속에서 모세를 부르시고 말씀을 건네신다.

거룩한 곳에서는 "신을 벗어라" 고 하느님께서 말씀하신다.

 

나이 40세에 자기 힘과 능력과 지혜로 이스라엘을 구제하려다 살인을 하고 미디안 땅으로 도망간 모세가 40년동안 광야에서 장인 이드로 밑에서 양떼를 돌보다 양보다 못한 인생을 살며~~

자기식의 의와 혈기를 다 뺀 나이 80세 먹은 노인네 보고 하느님께서는 이곳은 거룩한 땅이니 신발을 벗고 맨발로 오라고 하신다.

 

그나마 광야를 헤매며 양떼를 먹이고 돌보기 위해 신고 다니는 자신의 발을 지키는 마지막 보호 수단마저도 포기하고 내려 놓으라는 것이다.

 

 

<신발을 벗고 맨발로 오라>는 말씀은 기존의 모세가 가지고 있는 삶의 방식과 태도와 자세, 자기식의 의와 혈기를 완전히 100% 버리고 와서 당신이 주시는 새로운 말씀을 받으라는 것이다.

 

 

하느님은 이렇게 당신의 온전한 도구로 쓰시기 위해 모세로 하여금 40년 광야 생활 뒤에

또 한번 자신을 버리라고 말씀하시며 그동안의 삶을 정리하신다.

 

      

사순 제3주일 복음 (루카13,1-9)

"어떤 사람이 자기 포도밭에 무화과나무 한 그루를 심어 놓았다.  그리고 나중에 가서 그 나무에 열매가 달렸나 하고 찾아 보았지만  하나도 찾지 못하였다.  그래서 포도 재배인에게 일렀다.  "보게, 내가 삼 년째 와서 이 무화과나무에 열매가 달렸나 하고 찾아보지만   하나도 찾지 못하네. 그러니 이것을 잘라 버리게. 땅만 버릴 이유가 없지 않은가?"

 그러자 포도 재배인이 그에게 대답하였다.  "주인님, 이 나무를 올해만 그냥 두시지요.   그동안에 제가 그 둘레를 파서 거름을 주겠습니다.   그러면 내년에는 열매를 맺겠지요. 그러지 않으면 잘라 버리십시오." (6ㄴ~9)

 

루카 복음 13장 6~9절'열매 맺지 못하는 무화과나무의 비유' 말씀이다. 루카 복음 13장 1~5절죄를 회개하지 않는 사람에게 오는 멸망에 대한 경고라면, 13장 6~9절지금이 하느님께서 인내하시는 때곧바로 회개가 이루어져야 함교훈하는 비유이다.

 

보통 구약에서 포도나무(시편80,9~12; 이사5,2)와 함께 무화과나무 (예레24,3; 호세9,10)는 이스라엘 민족을 상징한다.

 

여기서도 '무화과나무'에 해당하는 '쉬케'(syke; a fig tree)일차적으로 이스라엘 민족을 가리키지만, 넓게는 회개의 열매를 맺어야 할 모든 사람을 가리킨다고 볼 수 있다.

 

문맥상 '어떤 사람'에 해당하는 '티스'(tis; a man)'포도밭 주인'인 '하느님'을, '열매'는 '회개'를, 그리고 13장 7절'포도 재배인'은 '예수님'을 상징한다.

그리고 포도밭에 무화과나무를 심는다는 것은 포도밭 주인이 무화과나무에 대해 특별한 기대와 애정을 가지고 있음을 암시한다.

 

또한 '심어 놓았다'에 해당하는 '페튀튜메넨'(pephyteumenen; planted)'심다'는 뜻의 '퓌튜오'(phyteuo)의 수동태 완료 분사이다.

여기서 동사를 과거에 이미 완료된 동작을 가리키는 완료 시제로 표현한 것은 무화과나무가 심어 놓은 후 많은 시간이 지났고, 이제 완전히 자라 충분히 열매를 맺을 수 있는 나무가 되었음을 암시한다.

 

13장 6절 '열매가 달렸나 하고 찾아 보았지만'에 해당하는 '제톤 카르폰 엔 아우테' (zeton karpon en aute; and sought fruit on it)에서 '제톤'(zeton)의 기본형 '제테오'(zeteo) '집요하게 구하다', '열심히 찾다'는 뜻이고, '카르폰'(karpon)'열매'를 말한다.

 

여기서 '제톤'(zeton)'제테오'(zeteo)의 현재 분사형으로서 포도밭 주인이 그 무화과나무로부터 '열매'를 구하기를 계속적으로 해왔다는 것을 나타낸다.

말하자면 포도밭 주인이 무화과나무가 열매를 맺을 무렵부터 계속해서 그 무화과 열매를 기다리며 열심으로 찾았던 것이다.

 

루카 복음 13장 7절에는 구체적으로 삼년 동안 열매 얻기를 구했다고 말한다. '보게, 내가 삼 년째'에 해당하는 '이두 트리아 에테'(Idu tria ete;  Behold three years)에서 '보라'는 뜻의 감탄사 '이두'(Idu)문장 서두에 사용하여 '삼 년'(tria ete)을 강조해 주고 있다.

 

이러한 표현은 그 동안 열매 맺기를 기다린 포도밭 주인의 인내를 암시하는데, 바로 지금까지 심판을 유보하시어 회개의 열매를 맺기를 인내하며 기다리시는 하느님의 모습을 상징한다.

 

'삼 년'하느님께서 회개의 열매를 기다리시며 인내하신 오랜 기간을  상징하지만, 하느님께서 마냥 기다리시는 것이 아니라 그 기간을 '삼 년'이란 시간으로 한정했다는 점에서 회개할 시간이 무제한을 주어지지 않고 한정되어 있음을 나타낸다.

그래서 13장 7절'잘라 버리게'에 해당하는 '엑콥손'(ekkopson; cut down)이 등장한다.

 

이 동사의 기본형 '엑콥토'(ekkopto)'나무를 잘라내다' 또는 '완전히 제거하다'는 뜻이다.

여기서는 부정(不定) 과거 명령형으로 사용되었는데, 부정과거는 완료적 결과를 나타낸다는 점에서 더 이상 회복할 수 없는 완전한 제거, 즉 영원한 멸망을 가리킨다.

 

이제 루카 복음 13장 8절은 비록 포도밭 주인이 열매 맺지 못하는 무화과나무를 잘라 버리라고 명령했음에도 불구하고, 포도 재배인이 끝까지 열매 맺게 하기 위해 노력하는 장면을 보여 준다.

여기서 포도 재배인은 하느님의 백성들로 하여금 하느님 나라의 진정한 의로움의 열매를 맺도록 도와주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한다.

 

또한 이 구절은 하느님의 심판이 예수 그리스도의 중재로 말미암아 유보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여기서 포도 재배인의 노력'둘레를 파서 거름을 주는 것'인데, 이것은 별개의 행동이 아니라 무화과나무에 거름을 주기 위한 한 가지 행동을 중복하여 표현한 것이다.

 

여기서 하느님의 백성들로 하여금 하느님 나라의 의로움의 열매를 맺도록 거름을 주는 것 말씀을 가르치고, 보호자 성령님을 통해  은총을 주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그리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중재로 하느님의 심판이 유보되었는데, 유보된 시간도 거름을 주어 열매를 기다리는 '한 해'라는 한정된 시간이다.

 

따라서 '거름'에 해당하는 '코프리아'(kopria; dung)로 비유된 예수님의 말씀이 전해지는 바로 이때가 '구원의 시기'이며, 예수님의 말씀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회개의 열매를 맺지 못한다면, 결국 영원한 멸망을 받을 수 밖에 없음을 비유해 주고 있다.

 

 

 

회개하지 않으면 종말에 심판받을 것임을 경고하는 복음 말씀을 듣고 있자면 조금 섬뜩한 느낌이 듭니다.

그러나 우리는 오늘 화답송이 노래하듯이 주님께서 자비롭고 너그러운 분이심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오늘 제1독서는 우리에게 자비로우신 주님의 모습을 잘 보여 줍니다.
하느님께서는 떨기나무 가운데서 불꽃 모양으로 모세를 찾아오십니다. 여기서 떨기나무로 번역된 히브리 말은 ‘서네’입니다.

이 ‘서네’는 광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물로 작은 잎이 무성하며, 가지가 매우 얇아 불꽃이 닿기만 해도 금방 타 버릴 것 같은 모습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는 꼭 이스라엘의 모습을 상징하는 듯합니다.
서네, 곧 덤불 속에 사시는 주님께서는 바로 이러한 이스라엘과 함께하시는 분, 광야에 사시면서 불모지에서 약한 존재들 사이에 머무시는 분이십니다.

 ‘시나이’라는 말도 이 낱말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는데, 신명 33,16도 주님을 직접 ‘서네 속에 사시는 분’이라고 표현합니다.


사실, 이스라엘 민족은 주님께서 자신들과 함께하시지 않는다고 여기곤 하였습니다.

 그래서 자신들을 덤불처럼 살도록 내버려 두시는 하느님을 원망하곤 하였습니다.

 이런 이스라엘에게 하느님께서는 당신이야말로 백성들의 고통을 직접 보고, 들어, 알고 계신 분, 그들 속에 사시는 분이심을 밝히십니다.

그 하느님 이름이 바로 “야훼”, 곧 “있는 나”이십니다.

계시지 않는 어떤 분이 아니라 언제나 그들과 함께 계시는 분이십니다.

늘 우리에게 다가와서 “나다.”라고 말씀해 주시는 분이십니다.

그래서 우리가 진정으로 회개하고 하느님께 돌아간다면 즉시 그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그런 하느님이십니다.

 (염철호 요한 신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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