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동성당 게시판
자꾸만 눈물이 납니다. |
---|
- 회장을 물러나며 여러분께 드립니다. -
여러분.. 죄송하다는 말씀밖에는 드릴 말씀이 없네요. 여러분들의 기대를 저버린 채 임기를 반도 마치지 못 하고 이런 글을 여러분께 남기려니 정말 여러분께 죄 송하기만 합니다. 7월에는 멀리 일산으로 이사까지 가기로 되어 있어서 이미 문정동과의 연은 다 한 것만 같아 너무 아쉽습니다.
그동안 능력 없는 저를 믿고 많은 도움을 주셨음에 다 시 한번 감사 드립니다. 이제 새 회장과 부회장이 우 리 문정동을 이끌어 가게 되겠지요. 정말 그 분들을 위해 많은 기도를 드릴께요.
요새 우리 성당의 모습은 작년과는 정말 많이 달라졌 구나 하는 걸 느낍니다. 불과 얼마 전 까지만 하더 라도 다른 단체에서 열심히 활동하던 청년은 이름은 고사하고 얼굴도 잘 모를 뿐더러 아예 자기와는 상관 없는 사람인 양 대하던 그런 부끄러운 모습들이 거의 없어진 것만 같습니다. 이렇게 좋은 때 멀어져야 한 다는 사실이 정말 억울하고 화나고 또 눈물이 나오려 합니다.
9년 전 1학년 때 처음으로 젊은이들이 모여 참으로 즐 거운 시간을 보냈을 때가 생각 납니다. 그 때는 아무 것도 몰랐고 또 그랬기에 어려웠고 힘들었을 때도 그 게 무언지 잘 몰랐습니다. 그러나 그런 어려움에 대해 점점 깨닫게 되고 한계에 부딪힘을 느끼게 되고.. 그런 것 들이 없었다면 우리 지금 좋은 모습은 볼 수 없었을 겁니다. 이제 떠나는 사람이 이런 말을 지껄이는 게 좋아 보이지는 않지만 저.. 문정동을 너무나 사랑하기에.. 저.. 여러분들 을 너무나 사랑하기에 지금 아주 기쁜 마음으로 쓸 수 있습니다.
조건 없는 사랑을 하십시오. 자기와는 많이 틀리다거나 자기의 바람대로 어떤 사람 이 해 주지 않는다고 해서 미워하거나 멀리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조건 있는 사랑은 결코 사랑 이 아니며 하느님 앞에서 통할 수 있는 변명의 여지는 되지 못할 것입니다.
선후배, 동기, 어른 분 들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십시오. 우리는 이 곳에서 참으로 소중한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그냥 젊은 날 잠시 알다 잊혀질 사이로 만날 거라면 지금부터 서로 존대말을 하며 존칭을 붙이십시오. 우리 성당에서 만난 사람들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면 하느님께서 주신 소중한 선물을 필요 없다며 버리는 것일 겁니다.
자기가 왜 성당에 나오는가 고민하십시오. 어떤 재미거리나 행사만을 목적으로 나오는 사람은 언 젠가 어떤 사건이나 계기로 크게 후회 할 수 있으며 바로 교회를 떠나게 될 수 있습니다. 어려운 일이 있으면 신부님, 수녀님이나 선배님들, 동기들과 스스 럼 없이 바로바로 얘기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좀 더 적극적이 되십시오. 항상 누군가가 십자가를 지어야 할 일이 있을 때 `나는 그런거 하는 사람이 아니야. 그런 거 하는 사람은 따 로 있어` 라고 자기 자신을 못박아 놓고 있는 사람들.. 분명 하느님께서는 각자에게 맞는 달란트를 주셨지만 희생과 봉사.. 그리고 노력에는 개인차가 존재하지 않 습니다. 좀 못하면 어떻습니까.. 그리고 좀 혼나거나 망치면 어떻습니까.. 하느님은 결코 행사 평가서를 보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자발적인 활동을 하십시오. 누구에게 전화가 와서 마지못해.. 누군가 시켜서 마지 못해.. 그런 행동들은 어느새인가 습관이 되어버려 자 신을 크게 망치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열심히 봉 사 하려는 마음을 가지십시오. 하지만 봉사와 희생을 즐기십시오. 자기가 학생들을 가르치거나 성가를 부 르거나 독서를 하는 동안 기쁨을 한 번도 느끼지 못했 다면 아직까지 봉사와 희생을 즐길 줄 모르는 것일 겁 니다.
새로운 회장님 말씀 부디 잘 따라 주시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회장이랍시고 설치고 다녀도 별 말씀(?) 없 으셨던 여러분께 다시 한번 머리숙여 감사 드릴께요. 올해 할 많은 일들.. 얼마나 즐거울까요.. 그렇지요?
- 요한 보스꼬 올림..
정말 문정동에서 많은 일들을 겪었었지요.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노는거에 목을 매고 단체를 두개도 모 잘라서 세개까지 할려고 했었고 아주아주 유치한 이유로 냉담자가 될 뻔 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고, 또 수많은 사람들을 미워하기도 했었고, 교사를 할 때는 매번 캠프마다 어찌나 학생들이 마음을 찡 하게 하는지 한번도 빼 놓지 않고 캠프화이어 앞에서 울기도 했습니다.
군에 갈 때는 수많은 사람들이 보내 주었고 항상 관심 가져 주 었으며 제대 후에 고학년이라는 핑계로 성당에서 도망갈려고 할 때 도 모두들 저를 잡아 주었습니다.
제가 성당 일이 너무 힘들어 아무에게나 짜증을 내고 이리 저리 비 꼬면서 말을 해도 항상 여러분께서는 저에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또 기도할 수 있도록 도와 주셨습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이 명동성당 고해소에서 발길을 돌렸는지 모릅니다. 얼마나 많이 자신을 질책하며 안타까워 했는지 모릅니다. 얼마나 많이 스스로는 못났다고 생각하면서도 남 앞에서는 잘난 체 하고 뒤 돌아 후회했는 지 모릅니다. 얼마나 많이.. 지난 추억을 그리 워 하고 또 되씹었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하느님 께서는 또 어떤 일을 계획하고 계신지 모릅니다. 지금 저 에게 문정동을 떠나게끔 하신 것도 나중에 더 진한 인연을 이어 주시려고 하시는 것 같기도 합니다.
문정동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항상 기억할 겁니다.
그리고 밑에.. 는 낙서랍니다. 부활절에 뵙지요..
그리 되고 싶었던 스물을 넘길때 꽤 많은 꿈들 중에 어느 것을 이뤄야할지 몰랐네.. 사랑 알게 되면서 노래를 만들고 어느 새 그 노랠 매일 부르는 일을 하게 되었지
사람들은 다행히 내 노랠 좋아 해주었고 내 꿈을 택하게 해 줬지 난 서슴없이 예전 나의 얘기들을 즐기며 쓰기 시작했고 그렇게 잊으려고 했었던 지난 날은 이젠 기억해 내야 만 하는 비싼 시간이 되었네.. 가끔은 그럴 듯 해 보이는 얘기들을 밤을 지새우며 만들어 뿌듯한 듯 웃음 지었던 서글픈 나의 이십대..
스무살을 바로 접어들 때 한 친구 떠나가며 우정과 생명 깨닫게 해 줬고 몇해뒤 그제서야 사랑 알게 됐던 뭐든지 조금씩 늦었던 시절 유난히도 좋은 사람들이 함께 있어 든든해 했었던 운좋은 후회할 수 만은 없는 시간들.. 그저 노래가 좋아 부르다 남들보다 늦게 떠나기에 조금은 이르게 뒤돌아 보는 소중한 나의 이십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