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동성당 게시판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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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신 [natanael] 쪽지 캡슐

2001-04-21 ㅣ No.571

행복해지는 비결을 묻는 이에게

 

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은 누구일까요?

모든 사람이 한결 같이 바라는 행복, 인생의 만족은 어디에 있을까요?

사람들은 모두 사람 수만큼이나 많은 희망과 비결을 가지고 행복을 얻기 위해 각자의 길을 가지고 있지만 이 세상 누구에게도 참으로 오랫동안한결같이"난행복해!"라고 고백하는 이들을 만나보지 못했다것은 참 이상한일입니다.

세상의 누구나 알아주는 아주은 괜찮은자리에앉은사람도, 열 대 여섯 평 연립에 살다가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몇 층 짜리 빌딩을 지어 이사를 한 사람도,실업자로어렵게

지내다가 내 사업체를 가진 사람도, 아이가 없어 십년을 넘게 애를 태우다 드디어 아이를 둘이나 갖게 된 사람도, 대학에 들어간 사람도, 취업이 된 사람도…. 결혼만 하면, 이사만 하면, 집만 사면, 공부만 잘하면, 날씬해지기만 하면 등등 서로 다른 조건을 가지고 그 한 가지만채워지면 내 인생이 행복으로 가득 차 넘칠 것처럼 줄기차게 바랬던 사람들이 그 소원이 이뤄지고 그 조건이 채워지고 나서 얼마 못 가 다시 새롭게 자라난 조건을 만나게 되어인생은 또 하나를 이뤄야 행복이 찾아오는 조건부가 되고 맙니다.

하나를 채우고 나면 둘이 더 아쉬워지는 이상한공식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 사람들은 한결같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순간보다 모르지만불행하다고 느끼고 딱 꼬집어 말하지는 못하지만 뭔가   부족하다고결핍을 호소합니다.  그 불행감과 결핍된

마음을 다른 것으로 채워보기 위해 좀더 자극적인 것을 먹어보고, 새로운 일에 도전해 보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보고, 새로운 게임에 빠져보고, 유행에 몰입해 보지만 허전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평생을 이 회전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살다 가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소수의 사람들은 압니다.  그토록 끊임없이 윤회되는 불행과 결핍에서 벗어나는 쉬운 방법이 있다는 것을. 우리가 그토록 간절하게 원하는 행복에 이르는 빠르고 쉬운 길이있다는 것을.

행복은 간절히 원하는 것을 얻는데서 오는 것보다 그것을 주는 데서 오며, 소유하는 데서오기보다는 내것을포기하고 남에게 베풀 때 그 자리에서 싹이 트며 남을 섬기기시작할

때 열매를 맺기 시작한다는 것을.

 

행복은 아주 단순한 삶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저는행복하게 살다 세상을 떠난 분들의 삶을 통해서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 분들 역시 사는 동안 어려움과 일을 포기하고 싶은순간

을 만나고,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순간까지도 있었지만 그 분들에게 계속해서 열심히 그 길을 가게 했던 힘은 그 분들의 삶이 단순히 나에게 제한되지 않고 나 아닌 남을 위해 기꺼이 시간과 물질과 관심과 열정을 쏟고 있었기 때문에 끊임없이 생에 대한 경외감과 자신의 삶에 대한 사명감으로 인생의 순간 순간을채워갔다는것을알았습니다.

 

타인의 고통을 덜어주는 일, 타인의 행복을 더해주는 일에 내 시간과 물질 사용에 우선 순위를 두고, 내 삶의 목표가 되면 나의 고통 역시 덜어지며 나의 행복 역시배가됩니다. 내가 오늘 꿈꾸고 바라는 것이 고작 내 욕심과 만족에 제한된 것이라면 그것은 성취되는 순간새로운 욕구와 갈등이 자리하게 되어 있으며 그것을 이뤄 가는 과정은 힘들고 제한될 수밖에 없습니다.

 

마흔 다섯 해를살아오면서나름대로열심히일했고공부했지만 제가 행복한 시간들이었다고 느끼는 순간은 쪽지를 만들기 시작하면서부터입니다.  지난 십칠년 동안은 제 인생의 어

느 순간보다 가난했고 육체적으로 힘들었고,

물질이 부족했고, 마음고생 몸 고생이 많았던  순간들이었지만 그래도인생의 어느 순간보다 행복을 만끽하며 살아왔던 시간입니다.

그것 은 아마도 이 작은 일이 십대를 도울 수 있다는 확신 속에서 일을 해왔기 때문에 가능했을것 입니다.

남을 돕는 일은 도와도, 도와도 끊임없이 일이 있습니다. 저 역시 모자라는 제작비 때문에 고민을 하고, 피곤한 육체 때문에 힘들어하는 순간이 누구보다 많습니다. 그러나 그 고민과 피곤이 나 혼자만을 위해서 살다가 생기는 것이 아니기에 피곤하고 힘들지만 행복합니다.

나 혼자만을 위한 일이라면 내가 힘들지 않은 선에서 그만 할 수 있고, 쉴 수 있지만 나 아닌 그들을 위한 일이기에 적당한 휴식이나 타협이 있을 수 없습니다. 나의 수고가 오늘 힘들어 지쳐있는 한 사람에게 인생을 새롭게하고 싶은 용기를 주고, 현실을 털고 일어설수 있는 힘을 준다고 생각하면 사는 것이 얼마나 즐겁고 행복한 지모름니다. 오늘배프고 힘든 상황이 감사되고 행복의 조건이 됩니다. 행복은 그런 것 같습니다. 행복의 그림자

를 쫓아가며 잡기 위해 달려갈수록 달아나지만 남을 위한 일을 바라보며 그 일을 하다보면 어느새 멀리 있던 행복이 내 곁에 와서 다소곳이 앉아있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65%이상의 미국국민들이 한 달에 한 번 이상의 자원봉사를 기꺼이 하는 것은 도움이 필요한 남에게 나의 도움을 주는 것이 바로 행복해지는 지름길이라는것을알기때문일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도 이 순간부터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남의 내 사는 이유가 되고, 아니 남에게 작은 관심과 사랑을 베풀고 도움을 주는 일에 나의 시간과 돈과 힘을 나눠보십시오. 이것이 가장 간단하면서도 확실한 행복의 비결입니다.

내가 살아가는 그 마지막 순간까지 이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면 여러분은 참 행복한 인생을 살다간 소수의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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