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2010년~2011년)

교회의 주인은 예수님~~(어느 신자의 질문에 답을 해놓으신 신부님의 글을 퍼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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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온균 [gsbs] 쪽지 캡슐

2010-01-22 ㅣ No.7176

먼저 그러한 상처를 준 사제를 대신해 한 명의 동료 사제로서 진심으로 사과를 드립니다.

교회의 주인은 예수님이십니다. 그리고 교회의 구성원이자 신앙의 주체자들은 세례를 받은 우리 모두입니다.말씀하신 대로, 주임 사제의 인사이동 때마다 여러 본당에서 겪게되는 부조리일 수도 있습니다. 또한 아직도 가리지 않고 신자들에게 반말을 하는 사제들도 있으리라 봅니다.두 가지 입장에서 반성해보았으면 합니다.

 <첫째, 사제의 입장입니다. >

부족하지 않은 사제는 없습니다. 또한 그 부족함을 그리스도께서는 선택하셨습니다.

부족함을 인정하고 기도 안에서 사목에 대한 식별을 구해야만 합니다.

주님께서는 높아지시고 자신은 한 없이 낮아져야 하는 입장입니다.

그리고 당연히 신자들을 위해 죽어야 하는 입장이고요.

그러면서 동시에, 어린양을 이끌어야 할 책임도 막대합니다.

양들이 목자를 이끌려고 한다면 잘못된 것이겠지요.

따라서 정당한 권위도 필요합니다. 

한국 교회가 특히 권위주의적인 교회가 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문화적 배경이 커다랗게 작용했습니다.처음 선교사들이 이 조선땅에 들어왔을 때, 당시의 정서는 사제들에게 존댓말을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그러한 모습이 저항감을 갖지도 않았고요. 또한 유교적인 사고방식이 사제들에게 어른이라는 의식을 강하게 만들었지요.물론 이 나라 저 나라 사제들을 접한 저의 개인적인 경험을 볼 때,

언어나 문화와는 상관 없이 권위적인 구석이 많은 것이 사제들의 일반적인 모습이기는 합니다.하지만, 오늘날 사제들도 많이 달라졌고 스스로도 무엇이 그리스도의 종인지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의 언어는 무척 복잡합니다. 존댓말과 반말이 있는 언어는 우리 말과 일본어 밖에는 없습니다.잘 쓰면 한없이 아름다운 언어가 되지만, 잘못 사용하면 가장 더러운 언어도 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앞으로 보다 좋아지리라 믿습니다. 

신자들도 무조건적인 순명은 거부할 수밖에 없는 세상이고 현실입니다. 

무엇보다도 그리스도가 중심이 된,

그리고 신자들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칠 수 있는,

그러면서도 무조건 신자들에게 끌려다니지도 않는 식별력을 가진 사제.

비굴하지 않은 권위와 겸손을 지닌 사제들이 될 수 있도록 하느님께 청해봅니다.

그분께서 쓰시겠다고 택하셨으니 잘 이끌어 주시리라 믿습니다.

중요한 것은 기도하는 사제입니다. 기도를 통한 하느님과의 일대일 관계가 무너진 사제라면 올바른 길을 걸을 수 없음은 당연한 일이 되겠지요.저 역시 어느 누가 저로 인해 상처를 받지 않았는지 반성해 봅니다.

< 두 번째 신자들 입장입니다.>

신자들은 사제를 신뢰 해야 하며, 올바른 권위에는 순명해야 합니다.

또한 사제를 위한 기도를 끊임없이 바쳐야 합니다.

요즘 세태를 보면 과연 신앙공동체인가 하는 의심이 가는 본당들이 적지 않습니다.

사제를 비방하고 심지어는 멱살잡이를 하고 쫓아내야 한다고 선동하는 이들도 보았습니다.

우리 선조들이 어떻게 지킨 신앙인데 이리도 망가질 수 있는지 마음이 너무 아프기도 합니다.

분명한 것은 건강한 사제는 신자들이 만듭니다. 특히 기도로써 만듭니다.

부족한 모습이 보이는 사제를 만나시게 되면, 한 번이라도 더 그 사제를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사제는 주님과 함께 신자들 안에서 삶의 의미를 찾습니다.

여러 유혹도 신자들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이겨나아갈 수 있습니다.

때로는 사제에게 직언도 필요합니다.

사목회나 여타 신앙 단체가 주임 사제의 눈치나 보면서 직언을 하지 못하고 듣기 좋은 소리만 하는 것은 절대 옳지 않습니다.

하느님의 대리자로서 올바르게 양들을 이끌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200년전 순교자들이 많이 배워서 순교를 한 것이 아닙니다.

40년전까지 뜻도 모르고 무조건 외워가며 라틴어 미사를 드렸던 신자들이,

지금처럼 많이 배우고 유식한 신자들보다 맹목적이고 얕은 신앙을 가졌다고 절대로 말할 수도 없습니다.

 제도 신자를 섬기고 신자도 사제를 섬기는 모습이 가장 아름답습니다.

높고 낮음의 관계가 아니라, 서로를 위해 살아가는 관계이어야 합니다.

 교황성하께서도 올 한 해를 '사제 성화의 해'로 정하신 데에는 그 이유가 있습니다.

너무 많은 사제들이 유혹에 넘어가고 있습니다.

그 이야기는 신자들이 사제를 위해 기도하지 않는다는 말과도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저 역시, 사제다운 사제가 될 수 있게 여러분의 기도를 청합니다.

                                                                                                                 김대열  (시베리오)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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