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4동성당

[설]준비하고 있어라 (루카12,3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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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업 [rlawhddjq] 쪽지 캡슐

2019-02-05 ㅣ No.143

 

[2019년 2월 5일 화요일 설]준비하고 있어라 (루카12,35-40)

 

 

제1독서주님께서는 모세에게, 아론과 그의 자손들이 이스라엘 자손들 위로 당신 이름을 부르면, 그들에게 복을 내리시겠다고 하신다. (민수 6,22-27)
22 주님께서 모세에게 이르셨다.
23 “아론과 그의 아들들에게 일러라.
‘너희는 이렇게 말하면서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축복하여라.
24 ′주님께서 그대에게 복을 내리시고 그대를 지켜 주시리라.
25 주님께서 그대에게 당신 얼굴을 비추시고 그대에게 은혜를 베푸시리라.
26 주님께서 그대에게 당신 얼굴을 들어 보이시고 그대에게 평화를 베푸시리라.′’
27 그들이 이렇게 이스라엘 자손들 위로 나의 이름을 부르면, 내가 그들에게 복을 내리겠다.”


화답송시편 90(89),2와 4.5-6.12-13.14와 16(◎ 17ㄱ)
◎ 주 하느님의 어지심을 저희 위에 내리소서.
○ 산들이 솟기 전에, 땅이며 누리가 생기기 전에, 영원에서 영원까지 당신은 하느님이시옵니다. 천 년도 당신 눈에는 지나간 어제 같고, 한 토막 밤과도 같사옵니다. ◎
○ 당신이 그들을 쓸어 내시니, 그들은 아침에 든 선잠 같고, 사라져 가는 풀과 같사옵니다. 아침에 돋아나 푸르렀다가, 저녁에 시들어 말라 버리나이다. ◎
○ 저희 날수를 헤아리도록 가르치소서. 저희 마음이 슬기를 얻으리이다. 돌아오소서, 주님, 언제까지리이까? 당신 종들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
○ 아침에 당신 자애로 저희를 채워 주소서. 저희는 날마다 기뻐하고 즐거워하리이다. 당신 하신 일을 당신 종들에게, 당신 영광을 그 자손들 위에 드러내소서. ◎


제2독서야고보 사도는, 우리가 내일 일을 알지 못하며,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져 버리는 한 줄기 연기일 따름이라고 한다. (야고 4,13-15)
사랑하는 여러분, 13 자 이제, “오늘이나 내일 어느 어느 고을에 가서  일 년 동안 그곳에서 지내며 장사를 하여 돈을 벌겠다.” 하고 말하는 여러분!
14 그렇지만 여러분은 내일 일을 알지 못합니다. 여러분의 생명이 무엇입니까? 여러분은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져 버리는 한 줄기 연기일 따름입니다.
15 도리어 여러분은 “주님께서 원하시면  우리가 살아서 이런저런 일을 할 것이다.” 하고 말해야 합니다.


복음예수님께서는, 생각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니, 준비하고 있으라고 하신다. (루카12,35-40)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35 “너희는 허리에 띠를 매고 등불을 켜 놓고 있어라.
36 혼인 잔치에서 돌아오는 주인이 도착하여 문을 두드리면  곧바로 열어 주려고 기다리는 사람처럼 되어라.
37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 있는 종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 주인은 띠를 매고 그들을 식탁에 앉게 한 다음, 그들 곁으로 가서 시중을 들 것이다.
38 주인이 밤중에 오든 새벽에 오든  종들의 그러한 모습을 보게 되면, 그 종들은 행복하다!
39 이것을 명심하여라. 도둑이 몇 시에 올지 집주인이 알면, 자기 집을 뚫고 들어오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40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다.”


 

 

 

 

 음력설 제1독서 (민수 6,22-27)


◀구약의 사제(제사장)의 임무▶

① 사제는 <(번)제단>에서 자신과 이스라엘 백성의 죄를 속죄하고 성결케 하는 일을 행했다. (레위16,18-19)    (번)제단은 영적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갈바리아산 십자가 제단을 의미한다.

② 사제는 <물두멍>에서 수족을 닦는 일을 행했다. (탈출30,19-21)  <물두멍>의 씻음은 영적으로 회개와 성령을 의미한다.   날마다 자신을 씻어야 하고, 씻어야만 <성소>에 들어가 봉사를 할 수 있고 씻지 않으면 죽었다.

③ 사제는 <제사상>에 <제사빵>을 놓아 두어야 했다. (탈출 25,30 : 레위24,6-8)    사제는 성소안에 있는 제사상에 매 안식일마다 12개(이스라엘 12지파를 상징)를 올려 놓아야 한다.   <제사빵>은 영적으로 생명의 빵(성체)이요, 말씀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한다.

④ 사제는 <등잔대>(탈출25,31-40)에 불이 꺼지지 않게 점검하고, 정리하는 일을 했다.(탈출30,7-8)  올리브유의 순결한 기름으로 등불을 켜고, 저녁부터 아침가지 사이 사이 점검하고,   불이 꺼지지 않도록 하는 사명이 있었다. 이 빛은 세상의 빛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하고, 일곱 등불은 칠성사를 상징한다.

⑤ 사제는 <분향 제단>에 향을 피워야 했다. (탈출30,7-8) 사제는 아침마다 향기로운 향을,<등>을 정리(손질)할 때와 저녁(해거름)에 등을 켤 때도 피워야 한다. 사제는 분향 제단에서 향이 끊이지 않고 타오르도록 해야 할 책임이 있는데,  향을 피우는 것은 하느님께 드리는 기도를 의미한다.

 

◀구약의 대사제(대제사장)의 임무▶

① 지성소에서 속죄하는 일을 행했다. 1년에 한 번 대 속죄일 7월 10일에 지성소에 들어가서 자신과 온 백성들의 지은 죄를 속죄하는 의식의 임무를 담당했다. (레위16,17 : 히브9,7)

② 판결하는 일을 했다. (신명21,5)

③ 만남의 천막안의 모든 일을 총지휘했다. (민수3,21-37 : 4,46-48)

④ 하느님의 말씀(율법)을 가르치는 일을 했다. (2역대15,3 :신명6,6-7 : 8,3) 대사제는 이스라엘 백성들로 하여금 하느님의 말씀을 주야로 묵상하고 하느님의 말씀을 실천하여 살 수 있도록,가르치는 임무를 담당했다. 

⑤ 대사제는 대를 이어 종신토록 직무를 담당했다. 

⑥ 대사제는 축복하는 일을 하였다.   "주 너희 하느님께서 그들을(레위의 자손 사제들) 선택하시어 당신을 섬기고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하게 하셨으며, 그들의 판결에 따라 모든 송사와 폭력 사건이 해결될 것이기 때문이다." (신명21,5)

 

 대사제는 모든 백성들에게 하느님의 축복을 빌어 주어야 한다. 주님께서 대사제 아론과 그의 아들들 사제들에게 일러, 너희는 이스라엘 자손들을 위해 축복을 빌라고 하셨다.  그 축복이 바로 유명한 사제의 축복이다. (민수6,24-26)

 

 "주님께서 그대(이스라엘 자손)에게 복을 내리시고, 그대를 지켜 주시리라.

주님께서 그대에게 당신 얼굴을 비추시고, 그대에게 은혜를 베푸시리라.

주님께서 그대에게 당신 얼굴을 들어 보이시고, 그대에게 평화를 베푸시리라." (민수6,22-26)

 주님께서는 사제가 백성들을 행해 비는 복을 그대로 이루어 주시겠다고 말씀하셨다.  

  "그들이 이렇게 이스라엘 자손들 위로 나의 이름을 부르면, 내가 그들에게 복을 내리겠다." (민수6,27)

 

주님께서는 사제들에게 축복권을 주셨다. (신명21,5) 축복은 사제가 하지만, 축복을 보장하시고, 이루어 주시는 분은 주님이시다. 그러므로 사제는 계속 축복해야 한다. 주님의 종 모세도 백성들을 위해 하느님 앞에서 마음껏 축복했다.

 

 바로 유명한 축복장이 있는 곳이 신명기 28장 1-6절이다. 

 "너희가 주 너희 하느님의 말씀을 잘 듣고, 내가 오늘 너희에게 명령하는 그분의 모든 계명을 명심하여 실천하면, 주 너희 하느님께서 땅의 모든 민족들 위해 너희를 높이 세우실 것이다.

 너희가 주 너희 하느님의 말씀을 잘 들으면, 이 모든 복이 내려 너희 위에 머무를 것이다.

너희는 성읍 안에서도 복을 받고, 들에서도 복을 받을 것이다.

너희 몸의 소생과 너희 땅의 소출도, 새끼 소와 새끼 양을 비롯한 너희 가축의 새끼들도 복을 받을 것이다.

 너희의 광주리와 반죽통도 복을 받을 것이다.

너희는 들어올 때에도 복을 받고,나갈 때에도 복을 받을 것이다."

 

한국 교회는 음력이든 양력이든 설에는 항상 새해 첫날이기 때문에, 미사를 통해 사제의 축복을 받을 수 있도록, 민수기 6장 22-27절의 말씀을 선포한다.


 구약을 통해 사제들의 변천사를 보면, 축복의 변천사도 함께 묵상할 수 있다.

아담으로부터 아벨, 에녹, 노아, 아브라함, 이사악, 야곱은 족장(가장) 사제들이었고, 그 다음 율법시대에는 아론과 그 아들들,  그 다음은 레위지파, 그 다음은 나지르인으로 넘어가다가 이제 신약의 시대에는 영원한 대사제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의 피로 말미암아, 만인 사제단이 탄생하였다.

 

 "여러분도 살아 있는 돌로서 영적 집을 짓는데에 쓰이도록 하십시오. 그리하여  하느님의 마음에 드는 영적 제물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바치는 거룩한 사제단이 되십시오." (1베드2,5)

 "여러분은 선택된 겨레고 임금의 사제단이며, 거룩한 민족이고, 그분의 소유가 된 백성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여러분을 어둠에서 불러내어 당신의 놀라운 빛 속으로 이끌어 주신 분의 위업을 선포하게 되었습니다." (1베드2,9)

 

 오늘 음력 설 미사를 통해 영원한 대사제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대리자이신 사제의 축복을 받은  우리들도, 이 세상 한 복판에서 삶의 노고와 희생을 통해 영적 제물을 바치는 사제이기에,  우리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을, 가깝게는 가족들, 친지, 친척, 친구들, 믿음의 형제 자매들을 한 사람 한 사람 축복하고 복을 빌어 주자.


 

  설 복음(루카12,35~40)

 

"너희는 허리에 띠를 매고 등불을 켜 놓고 있어라. 혼인 잔치에서 돌아오는 주인이 도착하여 문을 두드리면 곧바로 열어 주려고 기다리는 사람처럼 되어라." (35~36)

 

루카 복음 12장 35절에서부터 38절까지는 깨어 주인을 기다리는 종들의 비유인데, 루카 복음 12장 35절에는 주님의 재림을 준비하는 자세와 관련해서 두 가지 모습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로, 허리에 띠를 매고 있는 모습이다. 

'페리에조스메나이'(periezosmenai; girded about)'띠를 매다'는 뜻의 동사 '페리존뉘미'(perizonnymi)완료 수동태로서 '이미 허리에 띠가 매여져 있는 상태'를 말한다. 

다시 말해서 허리띠를 지금 당장 매는 것도 아니고 앞으로 맬 것도 아니며, 이미 허리띠를 맨 상태에서 현재 활동하고 있는 것이다.

 

당시 유대인들이 입었던 겉옷은 길고, 그 통이 넓은 것이었다.  

따라서 일을 할 때나 여행을 하거나 전쟁을 수행할 때에는 겉옷을 허리띠로 졸라 매야만 했다.

 

여기서 종들이 허리에 띠를 맨 이유는 문맥상 혼인 잔치에서 돌아오는 주인을 맞을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는 것을 말한다.

예수님께서 재림하실 때에 하느님의 백성들도 혹시라도 나태해져 방심하지 말고, 하느님 나라를 위해 열심히 일하며 깨어 있는 사람이 되도록 항상 준비하라는 의미인 것이다.

 

둘째로, 예수님께서 재림하실 때에 등불을 켜 놓은 상태로 있어야 함을 보여준다.

'켜 놓고'로 번역된 '카이오메노이'(kaiomenoi; burnning) '불을 켜다' 뜻의 동사 '카이오'(kaio)현재 분사 수동태로서 '계속적으로 불이 켜 있는 상태'를 가리킨다.

 

여기서 등불을 켜 놓고 있는 목적은 어두워진 이후에도 계속 일을 하며 기다리던 주인을 맞아들이기 위한 것이다(마태25,1~13).

따라서 본문은 주님이 언제 오실지라도, 주님께서 맡기신 일을 성실히 감당하고, 항상 깨어 주님의 오심을 준비하는 사람이 될 것을 교훈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있어라'에 해당하는 '에스토산'(estosan; let be)'에이미'(eimi; be) 동사의 현재 명령형 3인칭 단수로서 '계속적으로 있어라'는 뜻이다.

여기서 '에이미'(eimi)동사는 '있다' 또는 '존재하다'는 의미로 사용되어 허리에 띠를 매고 등불을 켜 놓고 있는 상태를 계속 유지하라는 뜻으로 사용되었다.

 

동사가 여기서 현재형으로 사용된 것은 이러한 상태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지속적이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예수님께서 언제 다시 오실 지는 아무도 모르므로, 하느님의 백성은 늘 주님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혼인 잔치'로 번역된 '가몬'(gamon; wedding banquet)의 기본형 '가모스'(gamos)혼인 잔치 자체를 가리킨다.

당시 유대인들의 혼인 잔치는 주로 밤중에 이루어졌기에, 그 주인이 혼인 잔치로부터 돌아올 때는 모든 사람이 잠든 시간이 되므로, 그 종들은 잠들지 말고 깨어 있어라는 교훈을 주기에 적절한 배경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이러한 배경 설정의 이유만이 아니라, '혼인 잔치'천상에서의 기쁨과 영광의 혼인 잔치를(묵시19,9), '그 주인' 재림하시는 예수 그리스도, '혼인 잔치의 집'하늘 옥좌를 암시함으로써, 종말론적인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본다. 

 

그리고 '돌아오는'으로 번역된 '아날뤼세'(analyse; he will return)의 기본형 '아날뤼오'(analyo)'풀다'는 뜻에서 발전하여 '떠나기 위해 천막을 걷거나 배의 닻줄을 푼다'는 점에서 '떠나다','출발하다'는 뜻도 갖는다.

 

여기서는 혼인 잔치 집을 떠난 것을 가리키며, 이것은 앞으로 예수님께서 재림하시는 주님으로 오셔서, 온 세상을 심판하시기 위해서 하늘 옥좌를 떠나 내려오실 것을 상징하고 있다.  

  

 

오늘은 민족 최대의 명절이라고 부르는 설입니다.

교회 달력인 전례력으로는 이미 새로운 한 해가 시작하였지만, 많은 사람이 설을 맞이하면서 새해를 시작합니다.

세월에 마디가 있는 것도 아니고, 오늘 떠오른 해가 어제 떠오른 해와 다르지 않지만, 출발선에 선다는 것은 늘 새로운 활력과 새로운 희망을 품게 합니다.

새해에는 지난해보다 좀 더 나아지리라는 희망으로 여러 가지 다짐을 하며 설을 맞이하면서, 우리는 그동안 떨어져 살았던 가족들을 서로 찾아보고, 돌아가신 조상들과 가족들을 기억하며, 그분들을 위하여 기도합니다.

가족의 소중함과 따뜻함을 확인하는 명절인 오늘, 그동안 바쁘게 살던 것을 잠시 멈추고 우리의 가정과 가족들을 되돌아보아야 하겠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주인이 몇 시에 오든지 잘 맞이할 수 있도록 깨어 준비하고 있으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렇게 새해를 맞이하면서 종말에 대한 가르침을 듣는 것이 조금 어색할 수도 있지만, 우리가 기다리는 대상이 기쁨과 행복을 주는 것이어야 그 깨어 있음이 무거운 짐이 되지 않고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될 것은 당연합니다.

그렇게 주님의 오심을 기쁘게 기다릴 때 주님께서는 우리의 희망을 저버리지 않으실 것입니다.


사람들은 한 해를 나누고, 한 달을 나누고, 한 주를 나누지만 하느님께서는 그 영원의 시간 안에서 우리에게 변함없는 사랑의 메시지를 주십니다.

 손을 맞잡고 하느님 앞으로 나아갑시다.

우리에게 좋은 모든 것을 주시려고 준비하고 계시는 하느님 앞에 합당하게 나아갈 수 있는 삶을 살아간다면, 우리가 이 설에 서로에게 빌어 주는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라는 인사는 형식적인 것이 아니라 우리의 현실이 될 것입니다.

(이성근 사바 신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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